수업 현장

비전문가를 위한 가짜뉴스 판별 도구

다독다독 (多讀多讀) 2021. 1. 22. 15:51

최종 완성된 ‘올체커’ 메인 화면. <사진 출처: 필자 제공>

 

비전문가를 위한 가짜뉴스 판별 도구

 

대학생이 만든 팩트체킹 웹 사이트 ‘올체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뉴스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아리송할 때 쉽게 팩트체킹 해볼 수 있는 웹 사이트가 있다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직접 해결에 나선 대학생들이 있다.

경인교대 컴퓨터교육과 전공 학생들이 개발한 일반 시민을 위한 팩트체크 사이트 ‘올체커’를 소개한다.

 

글 최유리 (경인교대 2학년)

 


 

 

우리는 가짜뉴스를 다룰 인력이 부족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이 보편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고,

시민이 가짜뉴스를 검증하는 팩트체킹 사이트를 고안했다.

 

 

 


 

 

한 손에 미디어를 담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누구나 정보를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상 이용자가 직접 자신이 본 모든 뉴스를 검증하고 팩트체크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이유로 현재까지는 기성 언론과 전문가가 모여 시민들이 제보한 가짜뉴스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팩트체킹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1)가짜뉴스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2)자극적으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기사를 날조하여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 3)이러한 가짜뉴스를 다룰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이 보편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고, 언론과 시민이 가짜뉴스를 검증하는 팩트체킹 웹 사이트를 고안하게 됐다. 더불어 이 프로젝트가 경인교대 컴퓨터교육과 전공 수업인 ‘디자인 씽킹’의 목적으로 기획된 만큼 ‘디자인 씽킹’ 절차에 따라 사용자 중심의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우리는 ‘맥락 질의 인터뷰-데이터 분석-시나리오 모델링-프로토타입 제작’의 총 4단계로 작업을 세분화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일반 시민을 위한 팩트체킹

‘맥락 질의 인터뷰’에서는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의 양소은 연구원, 팩트체크 전문 언론 <뉴스톱>의 송영훈 편집국장,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 정현선 경인교대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를 통해 현재 팩트체크 서비스 이용자의 대부분이 언론직 종사자이며 일반 시민이 팩트체크 전문 언론사나 기관 외에 가짜뉴스를 검증할 수단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팩트체크를 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미디어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능력이 필요함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팩트체크 연구 기관, 언론, 전문가 모두 시민의 활발한 참여가 팩트체크에 분명히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협업으로 팩트체크가 진행될 때 문제를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어 가장 효과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우리는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주로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팩트체킹 웹 사이트를 사용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 목록을 생성하고, 성별, 나이, 직업별 각각의 예비 사용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기능들을 구성했다. 이를 토대로 사용자의 웹 사이트 접속 배경, 사용 목적 등 검증 과정을 도식화했으며 단계별 작업이 완료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사용자가 팩트체킹 웹 사이트를 이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표현했다.

 

준비 과정-데이터 분석을 위한 질문 목록
준비 과정-사용자 리스트
준비 과정-검증 과정 도식화

 

준비 과정-시나리오 모델링

이후 우리는 상세 시나리오에 따라 웹 사이트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프로토타입 개발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종이에 연필로 직접 화면을 스케치하며 웹 사이트의 화면 구성을 짜 보았고, 세부 기능을 단계별로 제작하여 언론인, 교사, 대학생, 일반인 등 4명의 예비 사용자에게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해 보았다. 테스트 결과로부터 얻은 피드백을 토대로 최종 프로토타입, ‘올체커’ 웹 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었다.

 

초반에 종이에 그려본 ‘올체커’ 프로토타입. <사진 출처: 필자 제공>

 

교육과 검증을 동시에

‘올체커’는 세계 시민(ALL People)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가짜뉴스를 모두(ALL) 체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테스트’, ‘팩트체크 가이드라인’, ‘도전! 나도 팩트체커’, ‘언론인 팩트체크 자문’, ‘팩트체크 제보’ 등 6개의 카테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테스트’는 시민 팩트체커 활동을 위한 필수 절차로서 팩트체크의 기본적인 개념과 의미를 비롯해 가짜뉴스 판별하기 능력을 두루 검증하는 검사이다. 시민들은 ‘미디어 리터러시 테스트’를 통해 본인의 미디어 리터러시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 만약 시민체커 자격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웹 사이트 내의 ‘팩트체크 가이드라인’ 콘텐츠와 미디어교육 자료를 참고하여 다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팩트체크 가이드라인’에서는 팩트체크의 진행 과정, 기사 읽는 방법, 판정 지표, 일반 기사와 팩트체크 기사의 차이점을 상세히 알려주는 등 팩트체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시민체커 자격을 얻은 회원은 ‘도전! 나도 팩트체커’ 카테고리에서 가짜뉴스로 의심되는 뉴스를 직접 업로드하여 다른 회원들과 함께 팩트체킹을 진행할 수 있다. 검증 과정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는 기능을 추가해 팩트체크 할 때 명확한 근거와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그렇지만 언론인 수준의 전문적인 팩트체크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팩트체크의 기본 개념과 구조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의의를 두었다. ‘언론인 팩트체크 자문’에서 전문가 및 언론인과 협업하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팩트체크하는 과정에서 어렵거나 궁금한 사항을 질의할 수 있도록 했다.

 

귀를 열어 길을 열다

올체커 프로젝트를 기획해보고 직접 사이트를 제작하는 5개월의 시간동안 학부생 입장에서 팩트체크라는 주제를 다루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올체커를 통해 팩트체크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했다. 더불어 많은 분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 이렇게 올체커라는 사이트를 세상에 공개할 수 있게 됐다. 떨리면서도 가슴 벅차다.

 

그렇지만 아직 최종 목표를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남아있음을 느낀다. 팩트체크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시민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이 올바른 정보 선별 능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양질의 콘텐츠로 시민들이 건강하게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그 길 위에 올체커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 원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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