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디어 교육

이제는 미디어 리터러시 의무 교육 시대

다독다독 (多讀多讀) 2021. 3. 24. 16:42

 

 

이제는 미디어 리터러시 의무 교육 시대

미국의 미디어교육 법제화 현황

국가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14개 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법제화했다.

최근에는 미주리주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주목을 받았다.

국가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살펴보고 미국의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발견하고자 한다.

글 윤혜경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미디어교육 강화를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진전은 법안 마련에 힘쓰는 정책 관계자, 시민 단체, 교육자, 언론학자, 미디어 리터러시/정신건강/기술 분야 전문가 등이 함께 한 심도 있는 토론과 연구, 즉 협력의 결과라는 점에서 한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법률 제정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지털 기술이 중심이 된 오늘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우리가 많은 정보를 얻는 미디어 환경은 가짜 정보, 폭력, 약물, 여성 혐오, 남성 혐오, 음란물 등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다. 또 우리가 상호작용을 하는 온라인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열린 공간이라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타인과의 소통에서 윤리적 태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차별이나 배제와 같은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진 가치 편향적 정보와 알고리즘의 개입은 다른 가치관을 지닌 타인과의 소통을 차단한다. 이것은 민주 시민으로서 사회에 참여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시대적 과제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다양한 불평등이 탄생했다. 디지털 경험, 자원, 능력의 차이가 디지털 시대 경제, 사회, 문화, 교육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불가피해지면서 교육 소외 현상도 나타났다. 거의 모든 산업군이 디지털로 전환 또는 ‘디지털 온리(digital only)’로 변화되면서 부의 불평등도 심화될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기기를 사용하는 능력은 비교적 쉽게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한 디지털 세계를 위한 ‘참여하는 시민’, ‘비판적인 정보 소비자’, ‘책임 있는 생산자’로서의 사고, 행동, 태도는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다. 또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인해 변화된 사회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직업에 관한 직업윤리도 학습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고, 미래에도 살아갈 일상은 추상적인 시공간이 아니다. 개인과 집단의 지성, 감성, 인격이 사회의 변화와 교차하며 생생하게 현상하는 세계이다. 그리하여 정보를 평가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 참여, 소통, 협업에 필요한 윤리적 태도 및 책임감,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4차 산업 직업윤리 등 이 모두를 포함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의무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것은 시대적 과제다.

 

활발한 미디어 리터러시 법제화 움직임

《2020 미국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 보고서(U.S. Media Literacy Policy Report 2020)》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미국 14개 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교육법을 제정하거나 통과시켰다. ‘미디어리터러시나우(Media Literacy Now, MLN)’라는 시민 단체가 출간한 이 보고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및 디지털 제품의 소비와 생산, 모든 종류의 통신 기술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간주돼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디지털 시민권과 인터넷 안전을 위해 적절하고, 책임감 있고, 윤리적이며, 건강한 행동과 사이버 괴롭힘을 예방할 수 있는 기초적인 기술을 포함한다.”

법제화가 이루어진 순서대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의무 교육과정에 편입한 14개 주의 구체적인 움직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플로리다

2008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교육법으로 처음 확립했다. 2013년, 공립학교의 모든 학년, 모든 교과목 안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합할 것을 요구하며 법안을 강화했다.

② 오하이오

2009년, 주 전체 학업 표준에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개발을 포함시킨 법안을 수립했다.

③ 텍사스

2019년, 디지털 시민권 교육을 학년별 교육과정에 통합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④ 뉴멕시코

2009년, 고등학교 졸업에 필요한 선택과목에 미디어 리터러시가 포함되도록 법제화했다. 2011년, 선택과목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제공을 요구하는 후속 노력은 실패했다. 2017년, 주 입법부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모범 사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2019년, 주 전역의 모든 교실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도입하기 위한 핵심 단계로서 교사 훈련 프로그램에 상당한 재원을 승인했다.

⑤ 워싱턴

2016년,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시민권, 인터넷 안전 법안을 최초로 통과시켰다. 주 교육감이 전문가 자문위원회와 협의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모범 사례와 권고안을 개발하도록 했다. 2017년, 주 입법부는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시민권, 인터넷 안전에 관한 교육 강화를 목표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교사/도서관 사서/교장/기술 책임자를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교과과정에 어떻게 포함할 것인가에 관한 연구를 실행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성공 사례를 담은 웹 사이트를 개설하여 교육에 적극 활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2019년, 워싱턴 의회는 교사 연수를 위한 상당한 규모의 기금을 승인했다.

⑥ 캘리포니아

2018년, 주 교육부가 각 학교 웹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료 목록 및 자원 목록을 작성하도록 요구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교사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 개발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⑦ 콜로라도

2019년, 미디어리터러시나우 자문위원회 법안을 제정하고 자문위원회를 소집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자문위원회가 개발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되며, 교육부는 이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보여 왔다.

⑧ 코네티컷

2015년, 학교에서 안전한 소셜 미디어 사용을 가르치도록 하는 법이 통과됐다. 2017년, 미디어리터러시나우 자문위원회법이 통과됐고, 주 교육부가 위원회를 소집했다. 2020년 1월, 자문위원회는 교육위원회의 검토가 필요한 보고서를 마련했다.

⑨ 일리노이

2009년, 인터넷 안전법을 제정했다. 인터넷 안전법은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안전에 대해 교육하고 이를 교과과정에 통합하도록 했다. 교육 내용에는 소셜 네트워킹 웹 사이트, 채팅방, 전자 메일, 게시판, 인스턴트 메시지 및 인터넷상의 기타 통신 수단에 대한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사용과 사이버 따돌림, 성적 약탈자에 의한 온라인 권유, 저작권법 등의 인지 등을 포함한다.

⑩ 매사추세츠

2019년, 개인 금융 리터러시 교육법과 시민 교육법에 초중등교육부에 의한 미디어 메시지 연구를 포함하도록 하는 두 개의 법이 통과됐다.

⑪ 미네소타

2006년,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전 교육과정에 걸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도록 정보 리터러시 기준을 마련했다. 주 교육부의 수장은 기술과 정보 리터러시 기준을 주의 학업 기준과 졸업 요건에 포함하고 최소한 10년마다 검토해야 한다. 교육부 수장은 학교 미디어 전문가로부터 학업 기준에 대한 자문을 받는다.

⑫ 뉴저지

2014년, 소셜 미디어를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학교에서 가르치도록 법제화했다.

⑬ 로드아일랜드

2017년, 미디어리터러시나우 자문위원회법을 통과시켰다. 자문위원회는 법률에 기초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⑭ 유타

2015년, 각 학교 학생들이 미디어와 온라인을 현명하고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시민권 교육 법안을 통과시켰다. 학교 공동체 협의회가 디지털 시민권 교육을 위해 주에서 제공하는 기금을 이용할 수 있다.

《2020 미국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 보고서》 표지. *출처: https://medialiteracynow.org/u-s-media-literacy-policy-report-2020/

 

또 하나의 움직임, 미주리주

2020년 미주리주는 공립학교 교육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Mo House Bill No. 74)을 작성했다. 이 법이 통과된다면 미주리주는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법률을 제정한 15번째 주가 된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미디어 리터러시 공동위원회(Joint Committee on Media Literacy)’가 설립될 전망이다. 학습자는 미디어를 소비하고 생산할 때 정보를 검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또 (교육자들은) 미디어가 학습자의 생각, 감정,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 교육자, 언론학 교수,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 어린이 정신 건강 전문가, 디지털 기술 전문가 등 14명으로 이루어진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법안은 명시하고 있다. 앞으로 위원회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공교육 안에 어떻게 포함할지 연구할 것이다. 즉, 모든 형식의 정보 및 미디어 환경을 비판적으로 평가, 분석, 생성,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해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할 예정이다. 미디어 정보 및 환경은 광고, 영화 및 텔레비전, 저널리즘, 음악과 라디오, 잡지 및 도서 출판, 웹 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모든 미디어를 포함한다.

위원회는 각 입법 회기 동안 최소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하며 2022년 2월 1일까지 법안에 명시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주 교육부는 위원회가 수행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2년 7월 1일 이전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각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미주리 하원법안 74번’ 법안의 일부. *출처: https://trackbill.com/bill/missouri-house-bill-74-establishes-the-joint-committee-on-media-literacy/1953065/ ​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미국은 50개 주 정부가 교육에 관한 권한을 지니고 교육 정책을 입안·시행한다. 따라서 주 정부 차원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정규 교육과정에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교육을 포함하는 법안을 발의, 채택하고 있다. 주마다 미디어교육의 주요 관심 분야, 법제화 노력의 강도에 차이는 있지만 미디어교육 강화를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진전은 법안 마련에 힘쓰는 정책 관계자, 법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시민 단체, 교육자, 언론학자, 미디어 리터러시/정신건강/기술 분야 전문가 등이 함께 한 심도 있는 토론과 연구, 즉 협력의 결과라는 점에서 한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법률 제정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미디어교육의 활성화는 좋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다. 그동안 미디어와 리터러시 관점에서의 논의는 활발했다. 이제는 교육적 관점에서 논의도 필요하다. 그것은 개인의 내외적 변화와 성장을 통해 ‘더 나은 인간을 형성’하고,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데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합의된 목표에 맞춰 교육 내용, 교수법, 평가 등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구체적 모습을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각 학습자의 입장에서 깊이 있게 살펴 내실 있는 법을 마련하고, 이를 근거로 한 구체적 정책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펼쳐지길 기대한다.

참고자료

41 KSHB Kansas City(2021), “Missouri lawmaker’s bill would add media literacy to school curriculum”, 2021.01.29,

https://www.kshb.com/news/local-news/missouri-lawmakers-bill-would-add-media-literacy-to-school-curriculum

Media Literacy Now(2020), U.S. Media Literacy Policy Report 2020 : A state-by-state survey of the status of media literacy education laws for K-12 schools,

https://medialiteracynow.org/wp-content/uploads/2020/01/U.S.-Media-Literacy-Policy-Report-2020.pdf

Media Literacy Now(2020), U.S. Media Literacy Report 2020, 2020.01.06,

https://medialiteracynow.org/u-s-media-literacy-policy-report-2020/

Media Literacy Now. Missouri Legislation, Current Legislation, House Bill 74- Establishes the “Joint Committee on Media Literacy”, https://medialiteracynow.org/your-state-legislation/missouri-legi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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