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을 통해 중학생이 본 사회의 불편한 진실
지난 7월 여름휴가를 맞아 할머니 댁에서 친척들을 뵙고 서울로 오던 길이었다. 늘 그래 왔듯이 기차에 타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 요깃거리를 사려던 참에 전에는 존재조차 잊고 있었던 신문 가판대가 난데없이 나타나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 바람에 아버지께서는 말없이 ‘한겨레’와 ‘조선일보’를 한 부씩 사 주셨다. 신문과 나는 그렇게 우연히 만났다. 운명적인 만남이란 게 으레 그렇듯이. 식구들이 기차 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동안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며 신문을 펼쳐 들었다. 순백의 세상에 마음을 빼앗겨 드넓은 벌판 속으로 조심스레 발을 내딛던 그 겨울의 첫눈 오던 날처럼 한창 무르익은 여름의 기차 속에서 난 신문에 빠져 회색빛 지면 위로 과감하게 형광펜을 그어 댔다. ‘사그락 사그락.’ 신문을 넘기는 ..
2013. 8. 30.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