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광우 철학자가 들려주는 독讀한 습관, “고전을 읽어라!”

2014. 9. 22.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세계적인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 빌게이츠가 한 강연에서 했던 말입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말로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죠. 이런 말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것은 그만큼 책을 읽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20대의 책 읽는 사람은 눈에 띄게 줄었죠. 취업, 스펙, 학점 등의 고민으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안타까움이 커져갑니다.


이런 20대의 젊은 청춘을 위해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읽기 문화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릴레이 강연을 열었습니다. 바로 ‘독讀한 습관’인데요. 그 첫 번째 시간으로 황광우 철학자의 강연이 9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답니다. 어떤 강연이었는지 다독다독에서 직접 현장을 방문했는데요. 여러분께 그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30년 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 날 행사는 오후 7시 30분부터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됐습니다. 강연이 진행되기에 앞서 온오프믹스를 통해서 강연 참가신청을 받았는데요. 많은 사람의 신청으로 인기가 높았답니다. 현장에서도 ‘독讀한 습관’ 강연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간단하게 ‘독讀한 습관’에 대한 소개와 강사 소개가 있은 후 사회자에게 마이크를 넘겼죠. 사회자는 정이현 소설가가 맡았답니다. 잔잔한 목소리로 시 낭송을 한 후 강연에 참석한 청중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감사를 전했죠. 이어 오늘의 강연자인 황광우 철학자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황광우 철학자는 강연석에 올라 행사장 입구에서 나눠준 프린트를 보고 함께 시 한편 읽는 시간을 갖자고 했습니다. '종로, 어느 분식점에서 아우와 점심을 하며'라는 황지우 시인의 시였는데요. 경제적으로 힘든 시절, 삶의 고난을 진한 수채화를 보고 있듯 생생하게 표현한 시였죠. 이 시를 모두 읽고 나서 황광우 철학자는 시의 배경이 되는 1960년대보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부유해졌고 앞으로 더 부유해질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그 예로 중국의 무서운 경제 성장 속도와 한국의 통일 후 모습을 들었죠. 우선 현재 미국과 중국의 경제 규모와 성장 속도를 비교 했습니다. 아직 미국이 앞서 있지만, 15년이 지나면 중국이 추월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그리고 2050년 한국이 통일됐다는 가정 속에서 KTX를 타고 유럽을 가게 될 수 있다는 즐거운 상상을 더했답니다. 





핵심은 경제가 아닌 문화


한동안 이어진 경제 이야기에 서서히 청중들은 ‘이런 경제 강의를 들으려고 온 것이 아닌데.’라는 표정이 하나 둘 늘어갔습니다. 이때 황광우 철학자는 “우리가 이 정도면 잘 먹고 살잖아요. 경제적으로는 많이 나아졌는데, 왜 우리 아이들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느라 얼굴 찡그리고, 대학 나와서도 얼굴 찡그릴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아무도 대답을 못하자 “경제를 따라갈 문화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라는 말로 화제를 전환했죠.


그러면서 문화적으로 풍부해지기 위한 교육, 의료, 노동에 대한 관점을 재미와 진지함의 경계를 오가며 청중들에게 전달했답니다. 중간 중간 “워매, 고등학교 때 다 나온 것 인디.”하는 전라도 사투리가 내용에 버무려지면서 청중들은 강연에 더 몰입했답니다.

 




이렇게 웃는 사이에 강연내용은 더욱 진지한 내용으로 바뀝니다. 하지만 설명은 매우 쉬워졌죠. “어떤 사람이 죽기 전에 자식에게 A4용지 한 장 만큼의 지혜를 남겼다고 합시다. 그러면서 자식에게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지 말고 자신처럼 죽기 전에 한 장의 지혜를 더해서 대대로 물려주라고 했다면, 계속해서 자식 대대로 그 지혜가 내려갔겠죠? 20대가 내려갔다고 하면 20장이 됐겠죠. 그렇게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고 내려왔던 그 지혜가 세상에 공개 된 것이 지금의 <논어>, <오딧세이아> 같은 고전입니다.”라는 강의가 이어졌죠.


강연의 마지막에는 백범일지에 나온 글귀를 모두 함께 읽었습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나라는 경제력이 강한 나라도 아니요, 군사력이 센 나라도 아니요, 다만 문화적 수준이 한없이 높은 나라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세요


강연을 마치고 정이현 소설가와 함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고전을 어떻게 읽으면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는지부터 어떤 소설을 주로 읽으셨는지에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황광우 철학자는 하나의 질문마다 자신의 생각을 정성껏 들려주셨습니다. 그중에는 고전을 조금 더 쉽게 읽는 방법이 가장 인상 깊었답니다.


“고전은 우리가 쉽게 갈 수 있는 집 뒤에 있는 동산이 아니에요. 시간을 가지고 계속 만나서 애착을 갖고, 인생에 대입해보고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에베레스트나 히말라야와 같은 거대한 산맥이죠. 그러니 쉽게 가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까워질 수는 있죠. 매일 책으로 점을 보는 것처럼 아무 페이지나 열어보고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읽으면 됩니다. 처음부터 고전을 본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에게 우선 잘 맞는 구절과 내용부터 이해하면 되죠. 그게 거대한 산맥을 알면서 오르는 일이니까요.“





이렇게 열정적인 강연은 끝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슴에 남는 말이 많았던 강연이었는데요. 다른 청중들께서도 하나씩 품고 가는 내용이 있었겠죠? 이렇게 명사가 들려주는 감동을 매주 열리는 독讀한 습관 강연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11월 20일까지 이어 매주 새로운 강사와 이야기로 찾아오죠. 자세한 강연 일정은 독讀한 습관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소개되어 있답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강사의 강연 날짜를 확인하고, 함께 읽기 문화에 빠져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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