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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사람이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부끄러워하는 사연



해처럼 밝게 빛나는 아이들의 얼굴이 천사와 같지 않나요? 사진 속 주인공들은 필자가 방문하였던 인도의 남부 하이드라바드(Hydrabad) 주의 고아원인 왕의 아이들 고아원(King’s Kids school))의 아이들입니다. 어릴 적부터 학대를 받고 부모로부터 버림 받은 아이들의 집인 이 곳에서 아이들은 행복한 천사 같아 보였습니다. 


‘슬럼 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re)’는 대니 보일 감독의 작품으로서, 슬럼가의 아이들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의 아역들은 실제로 슬럼가의 아이들을 캐스팅한 것으로도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영화의 장면에는 조직이 아이들을 불구자로 만들어 구걸을 시키고, 폭력을 일삼는 듯 하는 장면들로 관람객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인도 재외국민인 필자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정말 인도에선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같은 일이 일어나?” 입니다. 슬프게도 가난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삶은 영화 속 삶과 일치합니다. 


그러나 인도인들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영화인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부끄러워합니다. 인도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지만, 그 화려함 이면에는 깊은 어둠이 자리잡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죠. 근사한 호텔 뒤에는 마치 그림자처럼 말로만 듣던 ‘슬럼 가’가 위치해 있습니다. 인도의 인구 중 상위 20%의 소득이 전체 소득의 41%이고, 하위 20%의 소득이 전체 소득의 8%이며 인구의 50%가 빈곤층에, 그리고 30%가 절대 빈곤층에 속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도의 전체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는 상류층 사회는 이러한 현실을 부인하며 숨기고 싶어하죠. 




 ‘왕의 아이들 고아원’의 믿기 힘든 이야기


이러한 아이들이 처한 위험한 여건을 보고 지어진 곳이 바로 하이드라바드 주 비제이 와다 (Vijewada)라는 지역에 위치한 왕의 아이들 고아원 (Kings Kids School)입니다. 왕의 아이들 고아원은 허허벌판에 위치한 작은 오두막 같아 보이는 기독교 기숙 학교였습니다. 지붕조차 없는 허름한 건물이 농장 한 가운데 위치하여서 마치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였는데요. 하루가 넘게 걸려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자마자 필자를 반겨 준 것은 30명이 넘는 아이들의 포옹이었습니다. 서로 먼저 안기려고 웃으며 달려오는 아이들은 정말 상처가 있다고는 믿을 수 없는 모습들이었죠.





왕의 아이들 고아원은 슬럼독인 아이들이 행복을 찾은 곳입니다. 인도 현지 목사님과 중국계 캐나다인 교사 두 분이 설립하기 시작한 기숙사 고아원으로서, 후원금으로 학교를 짓기 시작하여 지금은 현재 3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성장하고 있는 곳인데요. 순수한 아이들의 밝은 눈빛 깊은 곳에는 버림 받은 상처가 있습니다. 


아빠는 집을 나가서 안 본지 오래 되었고, 어느 날 엄마가 화장실에서 안 나왔어요. 마을 사람들이 엄마가 불타서 자살했대요.  – 9살 스리자냐-

아빠가 칼을 들고 엄마를 죽이려고 했어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 11살 살레자- 



 현지 교사와의 인터뷰, 그리고 인도 아이들의 지금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아무것도 모르는 눈으로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인도의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인도에서는 여성의 지위가 낮아 시골지역일수록 여성 학대 사건이 빈번합니다. 가정의 분열과 동시에 아이들도 오갈 데를 잃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왕의 아이들 고아원을 운영하는 캐나다인 교사인 아니타를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일반 교직에 있으셨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인도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나요?


 저에게는 인도인인 친구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 친구의 집을 방문하면서 현재 거주지를 알게 되었죠. 저도 인도에 연고가 없을뿐더러 정말 낯선 환경이었지만 처음부터 끌리는 땅이었어요. 하나님이 정하신 소명이 인도에 있다는 확신과 믿음이 생겼었죠.



 교사로서의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는 않으셨나요?


 저는 평소에 항상 하던 생각이 ‘이대로 살고 싶지 않다’였습니다. 삶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것만 같았고, ‘정말 이대로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왔었죠. 교사로서의 직업 만족도 또한 높았지만, 무언가 더 저를 필요로 하는 저의 삶의 목적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있을 것만 같았어요. 평소에 나의 소명을 알고 싶다고 기도해왔었죠. 그냥 맛있는 음식과 안락한 환경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어요.



 왕의 아이들 고아원은 어떻게 지어진 것이죠?


 정말 하나님의 도우심과 또 주변 사랑이 많은 분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어요. 지금도 건축 중이지만, 그래도 작은 돈이 모여서 아이들이 음식과 옷을 제공 받을 수 있었고, 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작은 ‘학교’가 형성된 것이죠. 정말 기적 같고 감사해요.



 인도의 아동 학대와 여성의 지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슬프게도 정말 심각해요. 아이들은 마을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정이 어려운 아이들, 아니면 고아인 아이들 위주로 도움을 주어서 공부도 하고 기숙 생활을 해요. 어머니들은 대개 아이들에게 무관심한 경우도 있었고, 남편의 폭력과 폭언에 눌려 있는 상태였죠. 그렇기에 아이들은 더욱 불안한 상황에서 성장할 수 밖에 없어요. 인도의 부자 계층은 그렇지 않지만, 아직도 빈곤층은 굉장히 보수적이고 남성 주위의 사회로 형성되어 있어서 여성과 아동의 지위가 짓밟히고는 해요. 교육 시스템이 더 발전되고 또 개선되어 많은 사람들이 인권에 대한 공부를 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꼭 들었으면 하는 얘기는 무엇인가요?


 정말 주변을 돌아보면 이 고아원이 아닌 누군가가 꼭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 무서운 것이 무관심과 무정함인 것 같아요. 몰라서가 아닌 관심이 없어서라는 이유가 많은 소외 계층을 만들고 공감대를 차단시키죠. 





왕의 아이들 학교의 모토는 ‘먼저 사랑하자’입니다. 아이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앞다투어 청소하고 음식 준비를 돕고, 또 수업을 가서도 양보 정신을 먼저 실천하는 모습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풍부한 음식과 옷가지는 없지만 무엇보다 평화와 사랑이 가득한 학교인 이 곳은 정말 작은 천국과 같았습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과 나누는 행복을 이미 알아버린 이 곳에서 필자는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한 평안과 사랑을 받고 떠났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손길들


필자의 지인 중 상류층인 인도인 친구들은 빈민촌의 사람들이 사는 삶을 ‘합당하다’라고 일컫곤 했습니다. 


“빈곤층은 슬럼가가 그들의 분수에 맞는 위치야.”

-어느 부잣집 아들의 이야기-



인도라는 나라에 발을 디딜 때 처음으로 눈의 띄는 광경은 아마도 구걸하는 사람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아이들과 죽어가는 사람들을 목격할 때만 인도의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타와 목사님이 말한 것처럼 진짜로 무서운 것은 ‘무관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이웃들이 우리 주변에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와는 먼 일이라 여겨 그냥 지나치고는 있지 않나요? 



ⓒ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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