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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접근으로 방송사 메인 뉴스 경쟁이 시작됐다!


출처_ etorrent 



2014년 9월 시사저널의 언론 매체 영향력 및 신뢰도 열독률 조사에서 JTBC는 영향력 6위, 신뢰도 3위, 열독률 8위를 기록했고,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은 10년째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에 올랐습니다. 비록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기는 하지만 ‘진격의 JTBC’로 표현될 만큼 상당한 약진입니다. 무엇보다 세월호 국면에서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노력했던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음으로써 JTBC는 주류 언론의 반열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종편이 됐습니다.




 JTBC, 정치 뉴스 더 많고 더 길게


JTBC는 9월 22일 개편과 더불어 메인 뉴스 프로그램 시작 시간을 9시에서 8시로 옮기고 방영시간도 60분에서 100분으로 확대했죠. ‘뉴스룸’ 티저 광고(‘진실이 뉴스가 됩니다’)는 공개 이틀 만에 10만 클릭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주목을 받았지만, 일부에서는 기대했던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첫 방송을 시작한 9월 22일부터 2주일 동안 평일에 방영된 JTBC와 지상파3사 메인 뉴스 편성의 특징을 살펴봤습니다. JTBC는 방영시간이 100분인 만큼 하루 평균 보도 건수는 35.8건으로 가장 많았고 KBS(34.0건), MBC(22.8건), SBS(20.1건)의 순이었죠. 방영순서 다섯 번째 이내의 뉴스를 그날의 주요 뉴스로 정의하고 각 방송사별로 방영시간 및 형식을 살펴봤는데요. 방영시간 합계는 평균 8.9분(535.5초)이었습니다. JTBC가 11.4분(686.2초)으로 가장 길었고 KBS(8.4분, 502.9초), SBS(8.3분, 499.4초), MBC(7.4분, 446.5초)의 순이었죠. 주요 뉴스 한 건당 평균 방영시간은 JTBC(137.2초), KBS(100.6초), SBS(99.9초), MBC(89.3초)의 순이었는데요. 열흘 치 주요 뉴스 50건 가운데 JTBC는 33건(66.0%)을 전형적인 형식(앵커 소개 후 기자가 보도하는 형식)으로 보도했으며 앵커와 취재기자(15건, 30.0%), 앵커와 취재원(2건, 4.0%) 간 대화식 진행도 채택했습니다. SBS는 전형적인 형식(34건, 68.0%)과 앵커와 취재기자의 대화식 진행(16건, 32.0%) 두 가지만을 취했고, KBS와 MBC는 모든 뉴스를 전형적인 형식으로 보도했습니다.


 

출처_ 신문과 방송 11월호(이하 출처동일)



[표1]은 평일 열흘 동안 JTBC와 지상파방송의 저녁종합뉴스에서 주요 뉴스(방영순서 다섯 번째 이내)로 다루어진 사건 혹은 주제 빈도를 정리한 것입니다. 제17회 아시안게임 개최 기간(9월 19일부터 10월 4일 까지)과 겹쳐서인지 스포츠 뉴스가 가장 많았죠. 방송사별로는 KBS(34건, 68.0%)와 MBC(31건, 62.0%)가 30건을 넘었고 SBS는 28건(56.0%)이었습니다. JTBC의 경우 열흘 동안 아시안게임이 다섯 번째 이내에 방영된 적이 없었습니다. 아시안게임 대신 정치(26건, 52.0%), 사회(13건, 26.0%), 의료건강(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 2건, 4.0%) 이슈에 주목했죠. 지상파 방송과 비교했을 때 정치 관련기사는 3.7배 이상 그리고 사회 기사는 4.3배 이상 많았답니다. 지상파방송은 에볼라 바이러스 뉴스를 다섯 번째 이내의 주요 뉴스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표2]에 나타나듯이 JTBC 정치 뉴스는 대개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슈들 (김무성 대표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 국회와 여당·야당·유가족 중심의 세월호 특별법 협상, 박영선 원내대표 사퇴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 갈등, 세월호 인양 등)이었고, 청와대의 보은인사(김성주 회장 대한적십자사 총재 임명, 친박계 전의원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내정)와 국정감사도 다뤘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42.8%)과 이에 반대한다는 응답률(42.9%)이 거의 같다는 여론조사 결과(JTBC 9월 22일 보도)는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 뉴스와 사회적 차원의 토론을 더 원한다는 함의를 내포하고 있답니다.

지상파방송도 세월호 관련 의제를 주요 뉴스로 다루기는 했지만 보도 건수는 JTBC에 비해 턱없이 적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의 정치·사회적 갈등 대부분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이 있고, 종이신문과 인터넷 언론들이 유가족과 국회의원 김현의 대리기사 폭행을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JTBC의 정치 저널리즘 실천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지상파에선 아시안게임 주요 뉴스로


경제와 사회 관련 뉴스 내용도 지상파와 확연히 달랐습니다[표3]. JTBC는 대기업의 국민건강권 침해와 도덕성 부재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반면, MBC는 최경환 부총리의 기업인 사면 발언과 주식시장에 주목했고, SBS는 중소업체 세무조사 미실시와 60대 취업률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사회 영역의 경우 JTBC는 타 방송사에 비해 다양한 사건을 주요 뉴스로 처리했는데요. 특히 정부의 사이버 공간 모니터링 단속 강화 발표와 이로 인한 카카오톡 이용자 감소를 주요 뉴스로 다룬 반면, 지상파방송의 경우 이에 관한 뉴스를 다섯 번째 이내에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JTBC의 경우 다섯 건의 주요 뉴스 모두가 하나의 이슈를 다룬 날은 이틀이었는데, 10건의 뉴스 모두 세월호 특별법 타결과 타결과정에서의 당내 갈등, 그리고 이에 관한 국회 처리를 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같은 날 지상파방송은 세월호 특별법보다 아시안게임을 더 중요한 의제라 판단했죠. 특히 9월 24일 MBC 뉴스데스크는 “‘인천의 선녀들’ 시상식 도우미” “인도 사격 빈드라, 재벌 아들로 유명세”라는 제하의 연성 뉴스를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뉴스로 방영하기도 했습니다[표4 참조].


 



뉴스룸 확대 개편 후 평일 열흘 동안 첫 번째로 보도된 뉴스의 헤드라인은 [표5]와 같았는데요. JTBC는 세월호 관련 사안, 청와대의 보은인사, 복지정책 등 다양한 공적 이슈를 첫 번째 뉴스로 보도한 반면, 지상파방송은 9월 30일 세월호 특별법 타결만을 첫 뉴스로 전했을 뿐 여타의 톱뉴스는 아시안게임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JTBC 뉴스룸 첫 방영일인 9월 22일 가구시청률은 1부 1.6%, 2부는 2.12%였고 유료방송가입가구 시청률은 이보다 조금 높은 1.85%(1부)와 2.44%(2부)였습니다. 출범 이후 1부 시청률이 2부 시청률보다 높았는데 평균 시청률은 개편 전과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그림 참조].








 언론의 감시견 역할 충실해


JTBC와 지상파방송 메인 뉴스 프로그램에서 다섯 번째까지 방영된 주요 뉴스 분석을 통해 확인한 편성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지상파와 달리 JTBC는 공적 이슈를 주요 뉴스로 다뤘습니다. 정치 영역에서 방송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공적 책무 가운데 하나는 공동체 구성원들 간 정치 토론에 필요한 소재, 즉 정치에 관한 ‘이야기 거리’들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대화 상대의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열린 공간에서의 정치 이야기는 정치 정보 유통을 증가시키고 당파적 정향성을 자극하여 정치 참여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언론은 공공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를 분석하고 알려줌으로써 정치 토론을 촉진하고 정치 참여에 기여해야만 하는데요. 이러한 맥락에서 출범 초기의 JTBC 뉴스 편성은 지상파 방송과 비교했을 때 책임 있는 권력 만들기라는 방송의 공적 책무에 상대적으로 충실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출처_  'JTBC 뉴스룸' 티저 공개…손석희 "진실이 뉴스가 됩니다" / 2014.09.16. / JTBC



둘째, 주요 뉴스 분석을 통해 판단한 뉴스가치의 우선순위를 고려한다면 JTBC가 지상파 방송보다 적어도 뉴스가치 판단 측면에서 더 독립적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뉴스를 살펴보니 JTBC는 정치에서 사회에 이르기까지 언론 본연의 감시견 역할에 충실했고 권력보다는 시민의 관점에서 사안을 평가했습니다. 단순히 건수만 많은 게 아니었죠. 시청률에 집착하는 상업방송이 연성 뉴스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는 업계의 상식을 뒤집는 시도도 발견되는데요. 공영방송보다 다양한 포맷을 채택해 단순 사실전달에 그치지 않고 보도 사안을 둘러싼 맥락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애썼기 때문입니다.

재원 구조와 방송의 시민적 책무 수행 간 관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언론의 저널리즘 수준은 정부 규제 및 시장 압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독립되고 안정된 재원을 확보한 방송의 저널리즘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상업방송 JTBC가 공영방송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을 실천했다는 사실은 한국의 공영방송이 정치적 혹은 경제적으로 독립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출처_ JTBC 페이스북



셋째, 대개의 방송사들이 시청률에 목을 매는 관행을 고려한다면, JTBC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 확대 개편은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시청률과 언론의 기본 책무 수행이 비례의 관계에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취재와 토론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쇼 프로그램 같은 오락물보다 질적 수준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동 시간대 지상파 방송 뉴스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저조하다고 해서 지상파 방송 뉴스가 JTBC 뉴스보다 질적 수준이 더 높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상업방송이 지배하는 미국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방송으로 평가 받는 공영방송 PBS의 시청점유율은 2%에 불과합니다. 시장의 압력에 민감한 상업방송은 오락 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낮은 뉴스 프로그램 할당 시간을 줄이고 정책보다 시청률에 도움이 되는 연성 뉴스를 편성하는 추세인데요(Iyengar, 2007, 2011). 가령, 미국 네트워크 텔레비전의 경우 정책과 무관한 뉴스의 비율은 1980년에 1/3이었지만 2000년에는 절반을 차지했고, 선정적 내용의 뉴스는 1980년대에는 25%였지만 2003년에는 40%로 증가했습니다(Patterson, 2000). 이러한 추세와 비교했을 때 뉴스 방영시간을 100분으로 확대 개편하고 저널리즘 원칙에 보다 충실하겠다는 JTBC의 입장은 반 시장적 입장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앞서 비교한 저널리즘 실천 현황을 고려할 때 평균 시청률이 2%에도 못 미치는 상업방송 JTBC가 오히려 더 ‘공영스럽고’ 신뢰할 만합니다. 프로그램의 지향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가 내려질 수도 있는데요. JTBC는 시청률이라는 시장의 압력을 감내하는 회사 경영 차원의 지원이 타 종편 채널 및 보도전문채널의 보도국에 비해 인력 규모가 적음에도 불구하고(김춘식, 2013) 양질의 저널리즘 실천을 가능케 한 요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JTBC가 뉴스룸으로 개편한 일주일 동안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뉴스룸 동영상 조회수는 147만2,000회를 넘어 섰는데 이는 SBS(8시 뉴스)의 3.5배, MBC(뉴스데스크)의 2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중앙일보 10월 23일). JTBC 사이트 접속 또한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적어도 온라인에서 JTBC 뉴스룸은 동시간대의 지상파방송 뉴스보다 시청량이 많은 뉴스입니다.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은 도외시한 채 기존의 부적절한 뉴스생산을 되풀이한다면, 지상파 방송은 곧 오프라인에서조차 주류의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방송은 기본적 책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 다독다독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11월호>에 실린

김춘식 /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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