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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댓글'로 뉴스 가치 판단…댓글 교육도 중요

'가짜 뉴스'가 횡행하는 시대다. 청소년들의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당위성에 머물지 않고 실제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은 어떻게 뉴스를 접하고 있는지 뉴스 경험을 조사한 연구로부터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살펴본다. 



김아미(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근 들어 우리는 '가짜 뉴스'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고 있다. '가짜 뉴스'의 문제점 및 '가짜 뉴스'에 대응할 필요성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거나 투표 등 주요한 시민적 합의를 앞두고 있었던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하지만 '가짜 뉴스'새로이 등장한 현상이 아니다. 인터넷 지라시 등을 통해 오정보가 유포되는 위험성이 이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유난히 '가짜 뉴스'가 부각되었던 이유는 '가짜 뉴스'가 시민사회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이 가시화되고, 소셜 미디어를 기반 삼아 지속적으로 등장하게 될 현상으로 인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가짜 뉴스'의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성장하기 때문에 이에 잘 대응해야 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혹은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올해 여름 미국 워싱턴 주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학교 교육에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하였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나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것은 미디어 교육 교육자 및 연구자들에게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교육 현장에서 잘 이루어지기 위해 이제 당위성에 대한 주목보다 '어떤 내용의 교육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실제적인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청소년들이 실제 접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과 문화에 대한 이해이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가짜뉴스와 청소년: 청소년은 뉴스를 어떻게 경험하는가' 연구는 청소년이 어떻게 뉴스에 접하고 있고, 그 안에서 어떠한 뉴스 리터러시를 키워가고 있는지 탐색하기 위하여 진행되었다. 이 연구에서 조사된 청소년의 뉴스 경험이 뉴스 리터러시 교육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에서는 연구 결과 드러난 흥미로운 내용과 그것이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청소년의 뉴스 리터러시는, 어떤 모습?

연구 대상은 뉴스를 직접 만드는 경험을 하는 그룹(이하 A그룹, 고등학생 3, 중학생1)'저는 뉴스 안 보는데요?'로 말문을 연 그룹(이하 B그룹, 중학생 3)이다. 초점그룹 인터뷰를 통해 뉴스 관련 경험, 뉴스에 접할 때 다양한 판단을 하는 근거, 뉴스와 관련하여 바라는 점 등을 알아보았다.[각주:1] 이는 청소년들의 뉴스 리터러시(어떤 방식으로 뉴스에 접하고 소비, 생산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목적으로 인터뷰는 청소년들이 친구들을 위해 가짜 뉴스 판별을 위한 팁을 제시하는 '뉴스 설명서'를 직접 만드는 활동으로 마무리하였다.

 

첫째, 같은 플랫폼, 다른 뉴스 경험


인터뷰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뉴스에 접하는 출발지는 SNS(대부분의 경우 페이스북)이다. SNS에서 접한 뉴스에서 시작해 사용자의 의도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뉴스 경험을 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은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올라오는 여러 뉴스를 흘러가듯이 보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통해 다양한 뉴스에 접하고 이 중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기사는 네이버 등에서 검색하거나 텔레비전 뉴스에 보도될 때 신경 써서 듣는다고 설명했다. 중학생의 경우 페이스북 사용 권장 연령이 만 13세부터여서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친구들도 다수 있다고 했고, B그룹 학생들은 이미지와 짧은 글을 결합한 카드 뉴스를 제공하는 뉴스 큐레이션 앱(피키캐스트)을 선호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SNS 플랫폼을 통해 뉴스에 접한다고 하여 뉴스 경험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동일한 SNS 플랫폼상에서도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뉴스에 접하게 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래는 SNS를 통한 뉴스 소비 패턴에 대해 설명한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이다.


저는 주로 뉴스를 소비하는 매체가 페이스북과 네이버인데. 페이스북을 보면 뭐가 가장 이슈인지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방송사를 다 친구로 추가해 놓으면, 어떤 사안이 생기면 모든 방송사가 다 그 내용만 올려요. 그럼 그걸 보면서 아, 이게 이슈구나 라는 것도 알 수 있고. 방송국마다 그 사안에 대해 다 다른 의견을 나타내요. 모두 취재 방법도 다르고 내놓는 내용도 다르고. 어떤 방송사에서는 사안에 대한 분석을 내놓기도 하고. 이렇게 방송사마다 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다르거든요. 그런 점이 저는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보면서 좋았던 점이에요. 그리고 댓글을 보면 이 뉴스를 어떤 관점에서 읽을 수 있는지도 다양하게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A그룹, 고등학생, 남자)


위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학생은 동일한 사안에 대한 여러 언론이나 사용자들의 의견 및 접근법을 파악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방송사를 친구로 추가하고, 방송사의 의제 설정 양상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었다. 이는 청소년들이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뉴스에 접한다 하더라도, 개별화된 미디어라는 특성 때문에 자신이 의도하는 바에 따라 접하는 뉴스의 내용, 주제, 방식 모두 서로 다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SNS의 특성상 청소년들이 뉴스의 유통에 일조하기가 쉬워지고, 해당 기사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파악하는 게 용이함을 알 수 있었다. 청소년들은 실제로 뉴스 기사에 대해 '좋아요'를 누르는 소극적인 공유로부터 댓글을 쓰고 댓글을 단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거나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적극적인 공유까지 다양한 공유의 경험을 하고 있었다. 이는 청소년들이 뉴스를 일방적으로 소비하기보다 뉴스 기사를 둘러싼 다양한 소통의 경험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댓글이나 광고 수로 뉴스 신뢰도 판단


청소년에게 댓글은 뉴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뉴스 기사나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근거로 댓글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고, 댓글 창을 통해 다른 사용자 및 생산자와 소통하는 경험을 중시한다.


네이버 같은 경우는 정치적인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네이버 기사를 직접적으로 보지는 않고, 항상 페이스북만 봐요. 그런데 페이스북은 제목이 자극적인 것 같아요. 별거 아닌데 되게 자극적으로 해놓고, 사진도 자극적인 것을 해놓고, 막상 클릭해서 들어가면 짜증 나는 게 광고가 너무 많아요. 광고가 너무 선정적이에요. (A그룹, 고등학생, 여자)

 

인터뷰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SNS를 통해 쏟아지는 뉴스 및 정보 중에서 유효한 것을 판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흥미로운 기사인 것 같아서 클릭하면 선정적인 광고가 많이 뜨고, 자극적인 헤드라인의 뉴스에 자꾸 노출되는 등 불쾌한 경험이 많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SNS상의 정보나 뉴스 중 클릭할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를 분별하는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그중 가장 자주 언급된 것이 SNS 사용자들이 작성한 댓글과 기사 내 광고의 내용 및 수였다.

 

먼저 댓글의 경우, 두 그룹의 학생 모두 댓글을 뉴스의 일부로 인식하고 뉴스 정보의 진위 판단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페이스북 뉴스를 클릭하기 전에 댓글을 먼저 봐요. 댓글에 애들이 요약을 해서 써놓거나 자기 생각을 써놨으니까 이걸 먼저 보고, 아 볼 만하구나 생각이 들면 그걸 들어가서 보는 것 같아요. (A그룹, 고등학생, 여자)

 

저도 다른 사람 생각도 보고 원래 있는 기사 말고 댓글을 보면 사람들이 아는 또 다른 정보를 알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만 올릴 때는 그 댓글을 잘 안 믿는데 진짜 그게 사실이면 몇몇 사람들이 같은 댓글을 올리잖아요. 그러면 더 믿게 되는 것 같아요. (B그룹, 중학생, 여자)


뉴스 제작 활동을 하는 A그룹 청소년들의 경우 뉴스 댓글[각주:2] 작성자의 의견과 기자의 의견에 거의 동등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는 주류 언론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뉴스 생산으로부터 소외되었던 개인들도 정보의 생산 주체이자 전문가로서 인정받는 미디어 환경임을 시사한다.

 

페이스북에도 공중파 페이지들이 다 있어요. 그런데 그런 페이지 기자들을 저는 딱히 믿지 않아요. 차라리 댓글을 좀 더 신뢰하는 편이예요. 다양한 의견을 볼 수 있으니까 견문이 넓어진다고 해야 하나. 기자들이 무슨 의도로 글을 썼는지 약간 뻔히 보이는 그런 기사들이 많단 말이예요. 그래서 저는 기자를 댓글을 남긴 사람보다 더 신뢰하지는 않아요. (A그룹, 고등학생, 남자)

 

저는 댓글을 자주 보는 건 아닌데요. 가끔 볼 때 어떤 기사에 대해서 어떤 사람이 완전히 논리적으로 이건 아니다라고 쫙 써놔요. 그러면 사람들이 그 댓글에 '좋아요'를 달고 그러는 것을 보면 아 이 기사는 사실이 아니구나 이렇게 댓글을 봐요.(B그룹, 중학생, 여자)

 

이처럼 청소년들에게 댓글은 뉴스의 신뢰도 및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모든 댓글을 가치 있는 댓글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A그룹 청소년들은 댓글 작성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댓글 작성자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아가거나 그동안 작성한 댓글을 찾아보는 확인 과정을 거치기도 하였다. 이는 청소년들이 온라인상에서 개인이 전문가로서의 프로필을 쌓고 그 전문성에 대해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에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뉴스는 함께 만들어가는 정보

인터뷰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자신의 뉴스 경험을 통해 뉴스에 대해 나름대로 인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들에게 뉴스는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정보, 관심 있는 이슈에 대한 정보, 사실관계가 자주 틀리기도 하고 수정이 가능한 정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그룹 청소년들은 경험을 통해 뉴스를 장기적으로 보아야 함을 알게 되었다면서 보도된 당시의 뉴스 기사로 사안을 완벽하게 이해하려 하기보다 장기적으로 후속 보도를 지켜봐야 함을 강조한다.


청소년들이 제시하는 '가짜 뉴스' 분별 팁

이와 같은 논의를 거쳐 각 그룹과의 인터뷰는 '뉴스 설명서' 만들기 활동으로 마무리되었다. 인터뷰 대상인 두 그룹의 뉴스 경험이 뉴스에 접하는 빈도나 인식 등에서 차이를 보였음에도 가짜 뉴스를 분별하기 위한 팁이 유사하게 제시되어 흥미로웠다. 두 그룹 청소년들이 제시한 '가짜 뉴스' 분별 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인터뷰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제시한 '가짜 뉴스' 분별 팁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것이 가짜 뉴스의 유통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하며, 온라인상의 참여자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가짜 뉴스' 분별 팁을 만들면서 청소년들은 댓글을 다는 과정이 귀찮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뉴스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댓글을 적극적으로 달고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청소년의 뉴스 경험과 뉴스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플랫폼과 그 플랫폼 안에서 공유되는 콘텐츠는 기술의 발전과 문화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 연구에서 알아본 청소년들의 뉴스 경험 역시 몇 년 후에는 달라질 것이다. 또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실천할 교사와 청소년 사이에는 불가피하게 미디어 세대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이는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또래문화, 세대문화 등 자신이 주로 처해 있는 사회적 관계망 안의 문화가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의미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육 참여자들의 뉴스 문화와 경험을 이해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가 보여주었듯이, 청소년들은 뉴스의 진위를 판단하는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기준이 때로 합당하지 않을 수도 있고, 뉴스에 대한 경험과 지식의 차이에 따라 형성하는 기준의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교육적 대응, 다시 말해 청소년의 경험을 기반으로 뉴스에 대한 지식을 체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은 교육 참여자들이 서로의 뉴스 경험을 성찰하고 이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여야 한다. 인터뷰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나의 의견을 댓글로 표현하여 다른 사용자들의 판단을 돕기'라는 '가짜 뉴스' 분별 팁을 제시하였다. 이는 인터뷰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 아니라 서로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결과 이르게 된 결론이었다. 이처럼 서로의 뉴스 경험에 대해 성찰하고 소통하는 학습 경험은 뉴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시 '가짜 뉴스' 현상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서두에서 언급하였듯이, 인터넷상 오정보에 대한 문제가 이미 지속되고 있었음에도 '가짜 뉴스'가 사회적 문제로 강하게 부각된 요인 중 하나는 사용자들이 '가짜 뉴스' 유통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의 생산과 노출을 막기 위한 미디어 기관 차원의 다양한 규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뉴스 공유에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것은 '가짜 뉴스'의 성행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판적이고 참여적인 시민성 함양을 지향하는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은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과정에서 진실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비판적 뉴스 생비자(Prosumer)로 활동하는 것. 이것이 청소년의 실생활과 밀착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



  1.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발행한 <'가짜 뉴스'와 청소년: 청소년을 뉴스를 어떻게 경험하는가(김아미, 2017)> 참조 [본문으로]
  2.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이 언급한 댓글은 포털 사이트의 댓글보다 페이스북 등 자신이 쓴 글의 이력이 노출되는 SNS에서 사용자들이 작성한 댓글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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