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도서관에서 선정한 다독왕 두명 만나보니

2012. 6. 27. 09:38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판사들이 힘들다고 하죠. 젊은이들은 책을 읽지 않고 책 판매 부수는 점점 떨어지고요. '책을 읽어야 한다, 책에는 지식이 있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당장 대학 등록금, 취업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쫓기고 있는 20대에겐  너무 먼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2명의 젊은 다독왕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지난 3년간 총 1560건의 책을 대출해 2년 연속 학교 다독왕에 뽑힌 서강대 이권복씨(경영학과 4년)와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 다독상을 수상한 윤성찬 씨(일본어학과 4년)인데요. <다독다독>이 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이 두 청년에게 책 많이 있는 이유를 한번 들어봤습니다. 다독왕의 책 읽는 방법과 추천 도서도 함께 살펴봐요~





서강대학교 다독왕 이권복 씨

“책을 읽으면 ‘누렁 소’가 아닌 남들과는 차별화된 ‘보랏빛 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 마포구 서강대 정문에서 만난 이권복 씨는 한 달에 73권의 책을 읽는 다독청년이었는데요. 한국인의 한 달 평균 독서량(1권)에 비하면 상상하기 힘든 독서량이죠?  경영, 정치, 철학, 사회학을 공부하는 이권복 씨는 학문에 대한 열정만큼 책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습니다. 서강대는 매년 11월에 책을 제일 많이 대출해 간 한 명에게 다독왕을 시상하는데 2010, 2011년 모두 이권복 씨가 영광의 수상자였다고 합니다. 학업도 독서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하는 진정한 ‘엄친아’ 이권복 씨의 독서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Q. 몇 권의 책을 대출하시고 다독왕에 선정된건가요? 

A. 대출 권수는 1년 기준인데, 제가 410권 정도 빌렸습니다. 다독상 시상도 제가 건의했습니다. 건의를 한 이래로 2년 연속 다독상을 수상했습니다. 3년간 총 대출한 건수는 1560권 정도 됩니다. 


Q. 우리나라 성인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은 1권이 겨우 넘는 수준인데 무려 70배에 가까운 독서량이네요. 어릴 적부터 이렇게 책을 많이 읽었나요?

A. 어릴 때도 읽었지만 고등학교 때는 입시로 손에서 책을 거의 놓다가 대학 입학 후 다시 읽기 시작한 거예요. 조금 재밌게 얘기해보면, 등록금이 비싸니 한 학기에 400권 정도 읽으면 등록금 버는 정도는 되겠구나 싶어서 열심히 빌려보았어요. 



Q. 좋아하는 장르는?

A.  많이 받은 질문인데요. 그럼 저는 보통 이렇게 말해요. ‘많이 읽다 보면 취향이란 게 의미가 없다’고. 어느 한 분야의 책을 읽다 보면, 다른 분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져요. 굳이 구분을 해보자면, 사회 과학 분야의 현실적이고 지식전달적인 비문학 장르가 좋더라고요.

  

Q.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A. 크게 3가지 루트를 통해 책을 골라요. 교보문고 북마스터가 추천하는 책,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시는 책, 언론의 북 섹션을 참고해서 고르죠.

  

Q. 책을 많이 읽는 이유가 ‘자극을 받기 위해서’라고 하셨는데요. 자극을 받았다면 행동이나 가치관에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A.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경영마케팅 책이 있어요. 거기에 “대관령의 초원에서 차를 타고 지나간다고 생각해 보라. 수많은 소를 보지만, 고개를 넘는 순간 소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다. 하지만, 그 중에 보라색 소가 있다면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전 이 대목을 보며 인생도 마찬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요즘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지만 기업인사자의 눈에는 다들 고만고만한 누렁소로만 보일 거예요. “나도 보랏빛 소가 돼야 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출처-인터넷 서점 알라딘] 

  

Q. 다른 20대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나요?

A. 책을 안 읽는 세태를 감안한다면,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추천하고 싶네요.

그 책을 읽으면 독서에 대한 욕구가 생겨요. 시카고 대학에서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자 졸업 전에 의무적으로 몇 권의 책을 읽게 하는 ‘시카고 플랜’제도를 시행했다고 해요. 그 후 삼류대학으로 치부되던 시카고 대학에서 무려 7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고 해요.

  

[출처-인터넷 서점 알라딘] 


Q. 많은 이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어요. 독서를 실천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A. 시골의사 박경철 씨가 <자기혁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법시험이나 변호사 시험을 보겠다는 등의 결심을 하게 되면, 계획을 짜거나 롤모델을 선정하고 미래에 자신이 변해있을 모습을 상상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음 날 5분 일찍 일어나는 것이라고요. 목표를 정하고 이미지를 상상하기 보다는 당장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라는 의미죠. 독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읽든 안 읽든 일단 책 한권을 가방에 넣으세요. 점점 독서량도 늘고 습관화될 것이에요.

  

[출처-인터넷 서점 알라딘] 


Q. 젊은이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 현 세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또래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그것은 개인의 가치관이라 제가 강요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이는 독서보다 연애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저는 독서를 우선순위에 둘 뿐이에요. 직설적으로 말해보면, 다들 책을 읽지 않으니 제가 책을 많이 읽으면 차별화가 되지 않겠어요?  결국 누렁 소 사이에서 눈에 띄는 보랏빛 소가 되어 남들과 다른 삶을 꿈꿀 수 있을 거라 생각돼요. 





경희대학교 다독왕 윤성찬 씨

“책은 세상의 모든 지혜로운 선인들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둔 이야기에요”


인터뷰를 요청하자 조심스레 상장 하나를 보내주신 윤성찬 씨. 바로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 다독상 상장인데요. 경희대학교는 매 학기 중앙도서관에서 대출을 가장 많이 한 학생들에게 다독상을 수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Q.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막연한 불안과 여러 가지 문제들. 대학생이라면 보통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보고 싶어 하지 않나요? 그렇다면 책과 대화를 나눠 보세요. 세상의 모든 똑똑하고 경험 많은 상담자들이 우리만을 위해 준비해둔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무엇이죠? 

A.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대학생 때 미래를 조언해주는  스승을 만나야한다’라는 말이 있죠. 투박하고 서툴지만 깊은 통찰을 담아 “바보니까 실패하는 게 당연하다”라는 교수님 충고가 귓가에 맴돌아 청강하고 싶어지는 신기한 수업 같은 책이랍니다. 


[출처-인터넷 서점 알라딘]


Q. 평소 독서습관이 있으신가요? 

A. 우리가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듯이 책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내용이나 감상 정리를 통해 잘 소화 시키려고 노력해요. 구체적으로 문학 1권에 비문학 1~2권씩 (문학은 소설, 수필, 평론 등으로 / 비문학은 사회, 과학, 종교, 역사, 예술 등)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서 간단히 기록해둬요. 


Q.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한 권을 소개해주세요 

A. ‘칼 뉴포트(Cal Newport)’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학생활백서>라는 책의 본문에 “내가 적극적으로 재미있는 일을 찾지 않는다면, 재미있는 일들도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재밌는 일들이 나를 마구 마구 찾아오게 만들고 싶지 않으세요?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대학생활의 특권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세요.


[출처-인터넷 서점 알라딘]





어때요? 다독왕의 인터뷰를 보니 <다독다독> 가족 여러분도 책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나도 책 좀 읽어야겠다’ 생각하시기 전에 이권복 씨의 말처럼 지금 당장 책 한 권을 집어보세요. 하루에 5분, 10분씩이라도 책을 읽다 보면 언젠가 차별화 될 수 있는 ‘나만의 경쟁력’이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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