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자신문, 어디까지 읽어보셨나요?
양승진 코리아헤럴드 기자 (부장)·주니어헤럴드 에디터
필자가 대학교를 다니던 시기에는 영어학습 자료가 매우 부족했습니다. 일단 스마트폰이 없었습니다! 인터넷이 있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자료의 양이나 질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적었죠. 그래서 당시에는 <코리아헤럴드>와 같은 종이로 된 국내 영자신문이나 <Time>, <Newsweek>, <Economist> 같은 해외 시사주간지를 가지고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의 주요 영자신문 사이트를 방문해 온라인 기사를 쉽게 읽을 수 있는데요, 학습자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해외 영자신문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소속된 대학생, 직장인을 위한 <코리아헤럴드>, 초중등 학생을 위한 <주니어헤럴드>는 칼럼에 종종 등장하니 오늘은 소개를 생략하고, 주요 해외 영자신문을 몇 개만 소개하겠습니다. 특히 영어학습과 관련해서 많이 방문하는 곳을 위주로 설명드릴께요.
1) 뉴욕타임스 www.nytimes.com
너무나도 유명한 <뉴욕타임스> 입니다. 원래 뉴욕 중심의 지역신문이었지만 지금은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전역에서 읽히고 있는 신문입니다. 유료화가 되어 있어 모든 기사를 자유롭게 읽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일정 수의 기사는 읽을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사실 매우 큰 사이트입니다. 하루에 업데이트되는 기사의 양도 엄청날뿐더러 각각의 기사의 수준도 높습니다. 영어적인 측면에서 봐도 아주 간혹 실수가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네, <뉴욕타임스> 기사에서도 문법적인 오류나 실수가 있습니다. 100% 완벽한 것은 없어요), 다른 신문들에 비해서는 매우 우수한 영어 품질을 자랑합니다. 단점은 청소년 학습자가 읽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일단 미국에 관련된 기사가 많은 편이고, 문화적인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합니다. 중고급 이상의 학습자의 경우 국제정치, 경제, 테크, 문화 등의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의 칼럼과 베테랑 기자들의 분석을 접할 수 있어 영어를 통한 지식 확장의 거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뉴욕타임스>의 사설을 가끔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너무 미국 국내 이슈는 피하고 되도록 국제이슈에 관련된 사설을 읽어보세요. 아주 어려운 단어는 거의 없지만 격조 높은 문장을 구사합니다. 게다가 논리도 정연해서 영어의 논리구조를 배우기도 좋습니다.
2) 이코노미스트 www.economist.com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입니다. 1843년에 창간된 <이코노미스트>는 주간지 형태를 하고 있지만 기자와 에디터들은 ‘신문’ (newspaper)이라고 규정합니다. 한국에서 영향력도 상당합니다. 한국 관련 기사나 일반적으로 흥미를 끄는 기사가 나오면 국내 언론에서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서 보도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교 시절부터 열심히 읽었는데, 가장 큰 매력은 ‘흥미로운 글쓰기’ 입니다. 일단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문장도 다른 신문이나 잡지에 비해 짧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논리적으로 전개하며 설득력도 상당합니다. 분석력도 뛰어나죠. 영어적인 측면에서는 간혹 영국에서만 쓰이는 표현이 보이기는 하지만 대다수는 표준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영어교재로 많이 쓰입니다. 특히 고급 독해나 영작을 공부하는 동시통역대학원생 지망생이나 현재 통역대학원 재학생들이 많이 보는 잡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비교해서 어떻게 보면 <이코노미스트>는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아무래도 신문이라서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스트레이트 뉴스가 많아 이해하는 것이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이코노미스트>는 분석이 많고 영어문장 속에 소위 ‘말장난’을 섞어서 재미있게 쓰는 경우가 있어 뉘앙스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두 매체 모두 영어교재로 사용 가능하지만, 초중급 학습자에게는 많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BBC www.bbc.com/news
영국을 대표하는 방송뉴스인 BBC 입니다. 영자신문을 소개하는데 왜 방송이 나올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온라인에서 신문, 잡지, 방송의 경계는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CNN 같은 방송도 웹사이트에 가보면 비디오뿐만 아니라 텍스트로 된 기사를 게재합니다. 일반적인 신문의 웹사이트와 기사를 올리는 형태를 보면 크게 구별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BBC는 영국의 공영방송인데, 저는 좋은 영자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기사의 맨 앞에 볼드체로 기사의 핵심을 요약해 주는 것이 편리하고, 영어 문장도 전반적으로 간결합니다. 또 방송 뉴스를 기반으로 텍스트 기사가 써진 경우가 많아서 구어체 영어학습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고 봅니다.
영어학습을 하려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매체를 계속 보면 약간 미국중심의 사고를 하게 될 수 있는데, BBC는 영국과 유럽 쪽의 시각을 제공해주는 기능도 해서 이슈와 관련된 기사의 균형감각을 갖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4) 구글 뉴스 news.google.com
대표적인 신문, 잡지, 방송 뉴스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뉴스를 통합해서 검색 위주로 볼 수 있는 구글뉴스가 있습니다. 특정한 키워드에 관련된 기사를 한번에 보여주기 때문에 기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이기도 합니다. 구글뉴스, 야후뉴스 모두 포털 뉴스사이트입니다. 구글이 자체적으로 기사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의 링크를 검색해서 볼 수 있는 온라인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영어학습 차원에서 이런 포털 뉴스사이트는 매우 유용합니다. 쉽게 하나의 주제나 사건과 관련된 기사를 검색해서 한번에 볼 수 있으니까요.
프린스 사망과 관련된 기사를 찾기 위해 ‘Prince’만 검색창에 치니 일목요연하게 관련 기사들이 토픽별, 시간별로 그룹화 되어 보여집니다. 이렇게 검색으로 기사를 찾을 수도 있고, 영작을 하면서 자신이 쓰는 표현이 실제 원어민이 쓰는 표현인지를 검색할 때도 구글뉴스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영작 용례 사이트이기도 하지요. 사실 영자신문 사이트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제가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해외 영자신문 사이트만 해도 상당히 많습니다. 일단 이름이 많이 알려진 사이트 위주로 방문한 뒤에 전체적인 분위기, 구조 등을 살펴보고 영어의 수준이 본인과 맞는지 확인한 뒤에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PC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자신문 사이트가 모바일 앱을 제공하니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초중급 단계의 청소년 독자분들은 영어실력을 차근차근 쌓으셔서 대학생이 되었을 때 위에 소개 드린 해외 영자신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세요.
다독다독 독자 여러분은 어떤 영자신문 사이트에 자주 방문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