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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신문 독파의 6가지 기술

다독다독 (多讀多讀) 2016. 9. 13. 12:00


양승진, 코리아헤럴드 기자·주니어헤럴드 에디터

 


[요약] 미국의 위키하우라는 사이트에서는 <두꺼운 신문을 짧은 시간에 독파하는 방법>6가지 원칙 중심으로 소개했는데, 내용을 요약하고 제 생각을 첨가해서 소개해 드립니다. 


처음에 영자신문을 사서 읽으려고 하면 부담을 많이 느낍니다. 일단 모국어로 된 신문을 읽는 것도 쉽지 않은데, 외국어로 쓰여진 신문이기 때문에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막막하지요. 무턱대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나가겠다고 하면 그 방대한 양에 금방 지치게 됩니다.

 

처음 영자신문을 가판대에서 샀을 때 투자한 돈의 가치를 뽑겠다고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정독하겠다는 무모한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1면을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영자신문은 하루 분량이라고 해도 전체적인 양이 상당합니다. 따라서 모두 읽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원래 신문의 목적 자체가 전체 기사를 모두 정독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기사만 전략적으로 읽는 것이 좋습니다.

 

 

 

1. 영자신문의 원리 이해하기

 

영자신문은 매우 구체적인 원칙과 원리를 가지고 만들어집니다. 신문기사의 형식을 보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라는 6하원칙을 따릅니다.

 

중요한 정보가 앞에 항상 위치하는 것도 주목해야 합니다. 배경지식, 관련 정보, 취재원의 발언 등 중요도가 떨어지는 내용은 뒤로 위치합니다. 기자들은 이 공식을 매우 엄격하게 지키기 때문에 이런 원칙을 이해하고 기사를 독파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2. 헤드라인에서 시작하기

 

전체적인 기사 내용을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헤드라인 읽기 입니다. 특히 자신이 관심을 가진 기사인지 판별하기 위해서 헤드라인을 주의 깊게 읽고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헤드라인을 읽는 것 자체가 영자신문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기사를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더라도, 짬을 내서 신문의 주요 헤드라인을 빠르게 읽어나가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죠.

 

물론 헤드라인은 나름의 원칙과 생략, 특수용법이 많아서 처음에는 어렵지만 계속 읽어나가면 점점 이해하는 속도가 올라갑니다. 헤드라인의 원칙에 대해서는 다독다독 칼럼에서 몇 번 다루었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들은 기존 칼럼을 보시면서 복습을 하면 좋겠습니다.

 

 

3. 첫 문단 읽기

 

읽고 싶은 기사를 찾았으면 일단 앞에 1-2 문단을 읽어봅니다. 본인이 원하면 나머지 내용도 빠르게 검토할 수 있지만, 영자신문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항상 앞에 위치하고 특히 첫 1-2문단에 내용이 요약되기 때문에 첫 문단을 읽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만약 앞에 문단들에서 흥미로운 정보가 발견되고 호기심이 자극되면 그 밑에 나오는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눈을 이동해서 읽으면 됩니다.하지만 첫 문단에 내용이 제대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거나 너무 뻔한 내용, 혹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용이라면 그 이후 문단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과감하게 그 기사는 포기하고 다른 기사를 읽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학습자가 영자신문을 읽으면서 기사를 일단 선택하면 끝까지 읽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되도록이면 흥미가 유지되는 부분까지만 읽는 것이 좋다는 입장입니다. 기사는 중요한 내용을 가장 위에 배치하고 뒤로 갈수록 보통 중요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읽어 내려가면 관련 배경지식이나 세부적인 사항이 나옵니다. 따라서 흥미도가 떨어지는 순간에 그만 읽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에는 기사 전문이 보통 실리지만 종이신문 포맷에서는 지면 구성에 따라서 공간이 모자라면 기사를 밑에서부터 자르기 때문에 어느 지점이던지 읽기를 멈추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4. 훑어 읽기(skimming)를 하자.

 

기사를 읽을 때 모든 단어를 다 읽고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읽기 자료와 마찬가지로 기사도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문맥과 아이디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파악을 하면서 만약 세부 사항이 흥미를 끌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그 때 관련 표현이나 단어를 사전을 찾으면서 꼼꼼하게 읽으면 됩니다.

 

훑어 읽기는 원래 글을 읽을 때 눈으로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각각의 단어를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문이 가진 속성상 전체 페이지를 가볍게 훑으면서 흥미를 끄는 기사를 읽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훑어 읽기를 평소에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5. 조급함을 버리자

 

신문을 읽을 때 급한 마음에 페이지를 너무 계속 이리저리 넘기고 다시 원래 페이지로 돌아오는 것은 집중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신문에는 다양한 섹션이 있습니다. 보통 신문이 오면 1면부터 넘기면서 헤드라인과 주요 내용을 파악하고 관심 가는 기사를 읽어나가는데, 이런 정방향 순서를 지키면서 한 페이지씩 차근차근 넘어가는 좋습니다. 관심 가는 기사를 순차적으로 읽는 것이 좋은데만약 읽지 않고 이후에 다시 생각이 나서 찾으려고 페이지를 되돌아 가면 비효율적이지요. 차라리 관심 가는 기사를 표시해 놓고 한꺼번에 해당 기사들만 나중에 몰아서 읽는 것도 좋습니다.

 

실시간 온라인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에 하루에 한번 업데이트 되는 신문을 차근차근 읽는 것은 너무 느리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실시간으로 꼭 업데이트 해야 할 내용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은 오히려 인터넷 실시간 뉴스를 보지 않고 하루 단위로 한번 신문을 통해서 전체적인 정보를 확인하고 습득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간을 정해 놓고 신문을 통해서 정보를 습득해도 실시간으로 계속 뉴스를 확인하는 것에 비해서 정보의 양이나 질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져서 업무 효율성이 향상되고 책을 읽을 시간이 생겼다고 합니다.

 

 

6. 집중하기

 

마지막으로 집중해서 읽기 입니다. 서두를 때면 사소한 것이라도 집중력을 쉽게 약화시킵니다. 특히 신문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것인데, 소위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기사를 읽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TV를 보면서 동시에 신문을 읽을 수 있을까요? 연속적으로 TV를 보다가 집중력을 신문으로 전환해서 기사를 읽다가 다시 TV로 관심을 돌려서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동시에 2가지 집중력이 필요한 행동은 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집중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신문을 읽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일정한 시간 신문기사를 읽거나, 출퇴근 지하철을 타는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신문을 읽을 때는 다른 행동을 동시에 하는 것을 피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영자신문 자체가 영어라는 외국어와 관련 배경지식이 결합되어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집중력과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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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영자신문 기사를 빠르게 읽는 6가지 요령을 살펴봤습니다. 원문은 사실 짧고 간단해서 제가 관련 내용을 확장하고 해설을 많이 넣었습니다. ^^

 

여담으로 두꺼운 신문의 경우 미국에서는 특히 일요일에 배달되는 신문이 정말 양이 많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에 뉴욕타임스 일요판을 사니까 하도 양이 많아서 한달 내내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의 경우 보통 24페이지 정도라서 그렇게 두껍지 않고 내용도 국내와 관련되어 이해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매일 읽어서 주요 기사의 배경지식을 쌓는 것입니다. 이렇게 영어로 축적된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좋은 기사를 선별해서 보는 힘도 길러지고 기사를 읽는 속도도 높아집니다. 다독다독 독자분들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영자신문 기사를 읽어서 영어와 시사상식을 같이 습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