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게놈 해독!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요약]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한국인의 게놈 지도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서 “현존하는 인류 유전체 해독 결과 중 가장 완벽한 표준”이라는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성과로 기대할 수 있는 향후 활용방안을 알아봤습니다.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장팀과 국내 생명공학 기업의 연구진은 지난 5일 한국인의 게놈 지도를 최대 정밀도로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게놈 지도 해독의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표준 게놈 지도보다 정밀한 한국인 게놈 지도 구축
한국인의 유전체(게놈) 서열이 거의 완벽하게 해독됐습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분석한 인간 게놈 지도 중 가장 정밀한 버전입니다. 서정선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팀과 국내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의 연구진은 10월 5일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진 한국인의 게놈 지도를 최대 정밀도로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고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현존하는 인류 유전체 해독 결과 중에 가장 완벽한 ‘표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전체는 인간의 번식과 생존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유전 정보를 말합니다. 쌍꺼풀의 유무나 키 등의 신체 특징은 물론 질병도 유전자와 관련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연구진은 인간 유전체의 총합인 게놈을 해독해 지도로 만들기 위한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추진했고 2000년 첫 결실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초기에는 기술적인 한계로 지도에 공백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서정선 교수 연구팀은 2009년 한국인의 게놈을 최초로 해독했던 논문을 발표한 뒤, 이번 연구 과정에서 염기 서열을 기존의 100배 길이로 정확하게 읽어내는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공백으로 남아 있던 유전체 정보 190곳 중 105곳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고, 남은 공백 85곳 중 72곳은 일부를 읽어내기도 했습니다. 한 사람이 어머니와 아버지에게서 각각 어떤 유전자를 받았는지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지도의 정밀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정밀 의학’의 기술적 주도권을 한국이 선점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KBS뉴스, [앵커&리포트] 아시아인 비밀 밝힐 ‘유전체 지도’ 완성 2016.10.06
#인간 게놈 지도, 어떻게 활용될까?
이번 연구 성과로 그동안 서양인을 기준으로 게놈 지도의 표준이 마련돼 한국인 맞춤 연구가 어려웠던 연구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과학자들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서 제공하는 인간 유전체 표본을 질병 연구나 신약 개발에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고정밀 게놈 지도 작성으로 우리 체질에 맞는 맞춤형 신약 개발이 큰 탄력을 받을 예정입니다. 또한, 한 사람이 부모에게서 각각 어떤 유전자를 받았는지를 규명해 질병 예측의 정확도도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 소장 연구팀은 이번에 한국인의 유전체를 해독하며 암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HRASLS2와, 피부색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POU2F3 유전자 등 다양한 유전자에서 한국인만의 특성을 찾아냈습니다. 또 약물 대사 속도를 결정하는 CYP2D6 유전자의 유형을 정확히 규명하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향후 각 개인의 약물대사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해 약물 과용에 따른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