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를 넘어 사회 참여형 프로젝트로 성장! 청소년 팩트체크 대회 '체커톤' 알아보기
청소년 대상 팩트체크 대회 '체커톤' 알아보기
팩트체크를 넘어 사회 참여형 프로젝트로 성장
체커톤 -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새로운 교육
청소년 대상 팩트체크 대회 ‘체커톤’이 돌아왔다.
올해 체커톤의 가장 큰 특징은 하루 동안만 진행된 제1회 대회에 비해
올해는 온라인 교육과 예선, 본선을 거치며 무려 5개월간 진행되는 대장정이라는 점이다.
형식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돼 돌아온 제2회 체커톤을 소개한다.
글 이성철 (주감초 교사)
온라인 클래스에서는 팩트체크의 원칙 등 일반적인 방법론뿐 아니라
전문가의 강의, 학교 급별로 수준을 나눈 리서치 방법 특강 등이 진행됐다.
특히 미디어 프로젝트를 위해 5개 분과를 개설하여
청소년들이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제2회 청소년 체커톤의 막이 올랐다. 올해 체커톤은 ‘바이러스보다 위험한 가짜뉴스를 막아라!’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7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사상 초유의 감염병 확산 속에서 대부분의 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됐음에도, 전국에서 3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TBS가 공동 주최하고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필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 교사교육공동체를 통해 체커톤 행사를 제안하고 기획했다. 체커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진행해온 입장에서 지금까지 운영된 사례를 공유하고 언택트 중심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교육 사례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확 달라진 제2회 체커톤
지난해 개최된 제1회 체커톤1)은 학생들이 하루 동안 특정 공간에 모여 집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이 몇 가지 정보와 관련된 사실을 찾아보고 이를 통해 판정을 내리는 ‘팩트체크’ 중심이었다. 팩트체크를 주제로 한 대규모 미디어교육 행사로서 첫발을 떼었다는 점에서 1회 대회는 의미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예산이 행사 운영에 필요한 소모성 경비로 투입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미디어나 정보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넘어 사회적 실천이나 참여로 나아가지 못한 부분은 한계로 남았다.
제2회 대회는 이러한 반성을 통해 전혀 새로운 대회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사회적 실천과 참여를 목표로 한 미디어 프로젝트가 본선 과정에 추가됐다는 점이다. 미디어 프로젝트 실천을 위해 다양한 주제의 분과별 클래스를 개설하고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따라 집합 방식의 교육과 행사를 취소하고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했기에 팀별 프로젝트 실행과 지원 인력 운용에 대부분의 예산을 집행할 수 있었다. 참여 대상이 확대된 점도 매우 큰 변화이다. 지난해에는 중학생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올해는 초·중·고 청소년이 모두 참여했다.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초등, 중등 학생들의 참여도와 예선에서 보여준 과제의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올해 대회에서는 다양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전국에서 71팀(총 284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온라인 클래스에서는 팩트체크의 원칙이나 주제 선정 등 일반적인 방법론뿐 아니라 코로나19과 관련된 허위정보 사례, 팩트체크를 위한 의료 전문가의 강의, 학교 급별로 수준을 나눈 리서치 방법 특강 등이 진행됐다. 특히 미디어 프로젝트를 위해 온라인상에서 5개 분과를 개설하여 청소년들이 흥미와 관심에 따라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본격 대회 시작
예선 대회에서는 온라인 클래스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직접 허위정보(2)를 검증해보는 팩트체크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과제 제출 양식에 세 가지 팩트체크 원칙과 방법을 제시해 청소년들의 팩트체크 활동을 안내했다.
또한 예선 과제와 함께 프로젝트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계획서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많은 가짜뉴스가 생산 유포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가짜뉴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 본선 진출팀의 프로젝트 계획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표4]와 같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강화에 따라 체커톤의 모든 과정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대규모 학생 프로젝트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각 팀별 계획에 따라 비동시적으로 진행하면서도 체커톤 운영위원회와 재단 담당자의 소통이 용이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산출물로 제작하게 될 각종 문서와 발표자료(슬라이드) 제작과 공유가 원활해야 하므로 MS오피스365 계정을 모든 참여자에게 제공했다. 학생들은 MS팀즈(Teams) 내에 개설된 각 팀별 비공개 채널에서 화상회의, 파일 공유 및 게시, 채팅, 공유문서 제작 등을 할 수 있다. 매니저와 전문가 튜터는 별도 채널을 통해 재단 및 운영위원회와 소통할 수 있다. 학생들이 영상을 통해 간단한 발표와 공유를 할 수 있도록 MS의 소셜 플랫폼 플립그리드(Flipgrid)를 개설했다. 비록 랜선 만남이지만 학생들이 친구들, 경쟁자들의 얼굴을 보며 함께 한다고 느끼길 바랐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의미
이상으로 제2회 청소년 체커톤의 변화된 모습과 현재까지의 성과에 대해 살펴보았다. 종전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국어나 윤리 교과에서 부분적으로 다루어지고, 유관 기관의 강사 파견을 통해 차시별 강의, 단순 체험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체커톤은 수개월에 걸친 교육과 인적·물적 자원의 투입을 통한 프로젝트 중심의 학습이라는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습자 중심의 교육 방법으로서 교사가 주도하는 지식 전달 수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킬패트릭(Kilpatrick, 1918)은 일찍이 학교에서의 삶과 일상적 삶을 통합하기 위해 프로젝트식 교육 방법을 제안했다. 프로젝트 교육을 통해 학습자는 적극적·능동적으로 탐구하고, 교사·전문가와 상호 조정적 협력을 통해 흥미 있는 주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실제적인 지식과 고차원적 사고 역량을 형성할 수 있다.(3) 특히 허위정보와 같은 미디어교육 주제는 실제성이 강하고 바람직한 태도와 가치를 길러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학습 같은 교육이 바람직하다.
11월까지 청소년 팩트체커들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가운데 창의적이고 멋진 결과물을 하루 빨리 만나길 기대해본다.
1) 1회 대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를 참고할 것; 최연주. “제1회 체커톤 대회 개최기”. 《신문과방송》 2019년 11월 호. https://bit.ly/2QX2H6o
2) 코로나19와 관련된 인포데믹 사례를 제시했다. 사례는 다음 기사를 참고할 것; [팩트체크K] “‘춘해보건대 김희진 총장입니다’ 코로나19 예방법…진실은?”. <KBS>. 2020.2.24.
3) 박민정(2007).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통한 대학원 학생들의 학습경험에 관한 연구”. 교육과정연구, 25(3), 265-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