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디어 교육

자율 규제에서 적극 규제로!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침

다독다독 (多讀多讀) 2020. 12. 9. 17:12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자율 규제에서 적극 규제로’ 법·제도 정비 중

호주-인터넷 방송과 아동·청소년 출연자 보호

 

지난 6월 3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 개인 방송에 출연하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아동·청소년이 출연하는 콘텐츠가 늘면서 각종 인권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아동·청소년 출연자의 인권 보호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해외 동향을 살펴본다.

 

글 이지영 (호주 캔버라대 뉴스미디어연구센터 연구원)


 

 

호주의 온라인 콘텐츠 규제는 인터넷, 모바일, 기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접속 가능한 모든 형태의 온라인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어린이디지털안전위원회는 제재 처분을 받은 온라인 콘텐츠를

해당 사이트에서 삭제 조치할 권한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6월 인터넷 개인 방송에 출연하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최근 아동·청소년이 출연하는 인터넷 개인 방송 콘텐츠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아동 학대, 성희롱 논란 등 아동·청소년 출연자의 인권 보호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대두됐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인터넷 개인 방송 콘텐츠를 제작/배포하는 아동·청소년과 그 보호자, 기타 제작자들에게 지침서가 될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다. 방통위는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TV(Twitch TV) 등 대표 플랫폼 사업자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출연자와 보호자의 자발적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지침은 향후 인터넷에서 아동·청소년이 부당하게 이용되거나 성 착취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법·제도 개선 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방통위의 ‘아동·청소년 보호 지침’

이번에 발표된 지침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아동·청소년이 출연하는 콘텐츠 제작 시 지양해야 할 콘텐츠 유형을 포함하고 있다. 성적 유희 및 행위를 강제하거나 유도하는 콘텐츠, 신체적·정서적·심리적 학대 상황이 포함된 콘텐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신체 노출이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 행위를 포함하는 콘텐츠, 욕설 등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하거나 욕설 등을 의미하는 동작 등의 내용이 담긴 콘텐츠 등 열세 가지 콘텐츠 유형이 제시됐다.

 

두 번째로, 아동·청소년 출연 콘텐츠를 제작하는 자는 아동·청소년과 보호자에게 사전에 제작 취지와 성격, 유통 플랫폼, 수익 관련 사항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셋째, 아동·청소년, 보호자, 제작자 등은 아동·청소년 출연자가 심야(22시~06시), 장시간(휴게 시간 없이 3시간 이상), 1일 6시간 이상 생방송을 진행하거나 인터넷 개인 방송 콘텐츠에 출연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넷째,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신고 및 댓글·채팅 중지 등 기술적 조치를 운영하고, 보호자 동의를 전제로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며,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엄격한 자율 규제 등을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인터넷 개인 방송은 비교적 최근에 급부상한 디지털 트렌드다. 아프리카TV나 트위치TV 같은 라이브 방송 플랫폼에서 더 나아가 최근 들어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을 이용한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일찍이 2016년 미어켓(Meerkat)과 페리스코프(Periscope)가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는 전 세계 청소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 또한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전통적 방송 서비스의 경우 국가별 해당 규제 기관(예를 들어 한국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콘텐츠의 질적 규제를 받을 수 있으나, 인터넷 개인 방송의 경우 현재는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 규제 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또한 음란물이나 자극적인 내용, 테러리즘 관련 콘텐츠가 아니라면 강력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할 수 있는 현행 법제로는 청소년보호법 제7조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결정, 제8조 등급 구분, 제9조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 기준 조항이 있다.

 

호주-유해 콘텐츠 삭제 및 강력 처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율 규제 중심 체제는 다른 나라 또한 마찬가지다. 미국, 독일, 영국,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용자 신고를 통한 자율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1) 임한솔·정찬원(2020)의 해외 인터넷 개인 방송 규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개인 방송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를 주체로 한 자율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이들 국가는 모두 아동과 청소년 보호를 중요시 여기며, 아동과 청소년 유해 콘텐츠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다. 호주 또한 이용자 신고를 통한 자율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콘텐츠 규제에 관한 기존 법령을 개정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주에서 인터넷 개인 방송 콘텐츠는 온라인 콘텐츠 규제 범주에 속하며, 방송법 1992(Broadcasting Services Act 1992) 제5조, 7조와 온라인안전강화법 2015(Enhancing Online Safety Act 2015)에 근거해 규제받고 있다. 이 조항에 의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온라인 콘텐츠 유형에 대한 등급을 관리, 규제하고 있다. 호주의 온라인 콘텐츠 규제는 인터넷, 모바일, 기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접속 가능한 모든 형태의 온라인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최근 부상하고 있는 구독자 기반 인터넷 포털, 채팅방,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호주 어린이디지털안전위원회(Children’s eSafety Commissioner)는 제재 처분을 받은 온라인 콘텐츠를 해당 사이트에서 삭제 조치할 권한이 있다.

 

호주 정부는 기존의 온라인 유해 콘텐츠 관련 법·제도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각종 온라인 안전과 관련된 이슈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최근 몇 년간 기존 규제 방안에 대해 대대적인 검토를 해오고 있었다. 이에 따라 2018년 호주 커뮤니케이션·예술부(Australian Government’s Department of Communications and the Arts, DCA)는 기존의 온라인 안전법 및 방송법 조항 5조 및 7조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발간하고 법안 개정을 제안했다. 그런 가운데 2019년 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범행 장면이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된 사건을 계기로 규제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DCA가 제안한 새로운 법안인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Act, OSA)이 의회를 통과하게 됐다. 이 새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기존의 어린이 사이버불링 규제 범위를 전자기기, 소셜 미디어, 인터넷 서비스로 확대

· 기존의 방송법 5조, 7조를 근거로 온라인 콘텐츠에 자율 규제를 취해오던 인터넷 사업자에 적극적이며 광범위한 역할을 촉구

· 특히 어린이 보호 조치에 대한 인터넷 방송 사업자의 역할 강조

· 디지털안전위원회 권한 강화: 음란물, 테러리즘과 관련한 콘텐츠 즉각 접속 차단 및 삭제 조치 권한

· 기타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게임 등 유해 콘텐츠 배포 규제 강화

 

특히 이번 새 법안은 규제 대상의 범위를 기존의 인터넷 및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제공 사업자에서 게임 대화방, 메시징 앱, 앱스토어, 검색 엔진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온라인 서비스로 확대했다. 따라서 인터넷 개인 방송 또한 디지털안전위원회의 규제 관할 범위에 해당된다. 아울러 디지털안전위원회는 2019년 《온라인 콘텐츠 자율 규제 지침서(Safety by Design Principles)》를 마련하여 배포했다. 본 지침서는 호주 디지털안전위원회가 산업, 부모, 청소년 그룹의 자문 과정을 거쳐 마련한 지침서로 안전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 및 배포에 대한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과 의무에 관한 원칙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지침서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사업자의 강력한 온라인 안전장치 설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해당 방안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적극적 사전 예방 강조

호주는 미국, 영국 및 유럽권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표현의 자유와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이를 자율 규제의 근거로 삼아왔다. 하지만 최근에 호주의 온라인 서비스 관련 규제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자율 규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호주 정부는 문제가 되는 온라인 서비스와 콘텐츠를 언제나 삭제 또는 접속 차단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으며, 온라인 서비스 제공 사업자의 적극적인 협조도 요구하고 있다. 즉, 문제가 발생한 후 조치를 취하는 사후 규제 방식에서 보다 적극적인 사전 예방 조치를 사업자에게 요구하고,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유해 서비스 및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확대할 근거를 마련코자 하는 정부의 적극 개입을 시사하는 것이다.

 

인터넷 개인 방송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의해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인터넷 개인 방송의 이용자일 뿐 아니라 제작 과정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온라인 서비스와 콘텐츠의 이용자로만 간주하고 보호의 대상으로만 여겨왔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 참여 주체로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는 정부, 부모, 교육자, 산업 주체 모두에게 안겨진 과제이다.

 

 

 

 

참고 자료

 

1) 임한솔·정찬원 (2020). “국내외 인터넷 개인 방송 규제 현황 및 규제 방향성 제언”. 한국콘텐츠학회 논문지 20(2) [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