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디어 교육

변화하는 세계 속 성인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

다독다독 (多讀多讀) 2022. 1. 27. 18:00

 

 

변화하는 세계 속 성인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

‘2021 저널리즘 주간’ 마이클 데주아니 교수 기조 강연 전문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2021년 저널리즘 주간> 기간에 열린

‘미디어교육, 세상을 비추다 (Re:flect)’ 콘퍼런스의 기조 강연자 마이클 데주아니 교수의 강연과

이어진 질의응답 내용 전문을 싣는다.

마이클 데주아니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 디지털미디어리서치센터 교수)

일부 미디어 리터러시를 보면 주로 잘못된 정보를 확인하고 방지하는 데, 즉 팩트체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시민들이 모든 형태의 미디어를 비평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저를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강연할 내용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입니다.

 

먼저 현재 퀸즐랜드 공과대학 캠퍼스가 된 호주 원주민의 땅에서 생활하시던 트루발족과 유가라족에게 감사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들 원로에게 존경을 보내며 설화와 풍습, 창의적 정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과거부터 그곳은 항상 가르침과 연구, 학습의 땅이었습니다. 퀸즐랜드 공과대학은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제도의 주민들이 우리 대학 공동체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심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를 초대해서 <2021 한국 저널리즘 주간>에서 발표할 기회를 주신 한국언론진흥재단 표완수 이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명망 높은 콘퍼런스에서 말씀을 나누게 돼 영광입니다. 그리고 동료이자 경인교대 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 소장님인 정현선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오늘 발표 내용의 상당 부분이 호주 다른 학자들과의 공동 작업에서 나온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특히 웨스턴시드니대학의 타냐 루트립 부교수님, 캔버라대학의 박소라 교수님께서 함께 작업해주셨습니다. 본 연구는 미국의 국립미디어리터러시교육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Media Literacy Education, NAMLE와 호주의 미디어리터러시연합(Australian Media Literacy Alliance, AMLA)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이루어졌습니다.

 

 

미디어의 급속한 변화와 문제점

여러분 모두가 느끼는 바와 같이 우리가 함께하는 오늘 이 순간에도 전례 없는 미디어와 정보통신의 변화를 겪는 중입니다. 물론 장점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렇게 제가 집에서 나가지 않고도 국제회의에 참석할 수 있지 않습니까? 가족과 친구들이 전 세계 어디에 가있더라도 우리는 안부를 전할 수 있습니다. 또 검색 엔진만 사용하면 세상의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고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디어 참여 관점에서는 단점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그런 문제점을 목도해 오기도 했으며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서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먼저 잘못된 정보 혹은 허위정보의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허위정보라는 것은 새로운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지난 10년 동안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부상하면서 전례 없는 규모의 잘못된 정보가 만들어졌습니다. 호주에서는 2019~2020년에 산불 시기가 있었는데 이때 오보를 많이 겪었습니다. 이로써 잘못되거나 위험하기까지 한 정보가 공동체를 휩쓸었습니다. 물론 코로나19에 대해서 디지털 플랫폼에 공유된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모두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여기에는 음모론, 대안적인 치료법 등에 관한 위험한 정보, 백신 반대 정보 등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관련된 걱정거리는 디지털 플랫폼과 나아가 문화 전체에 끼치는 알고리즘의 영향에 관한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알고리즘은 잠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사용자들의 이용을 제한할 수도 있고 인종 편향 등 여러 편향이 내재되어 있을 수 있으며, 또한 알고리즘의 분류로 인해서 사회경제적인 격차를 심화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노출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걱정되는 사항은 미디어 재현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는 미디어가 모든 종류의 개개인을 묘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런 미디어에는 뉴스, 영화, TV, 방송, SNS 등이 있습니다. 재현의 문제는 편향, 허위정보, 부당한 문제성 재현 등을 망라하고 있으며 이는 미디어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요즘에 와서 디지털 미디어와 SNS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저는 어떻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우리 공동체 내에서 강화하여 이러저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간단히 말씀드리면 미디어를 사용할 때나 제작할 때도 미디어를 비평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말합니다. 오늘 저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이해되는 주요한 측면을 호주 상황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공교육과 공동체 상황에서 그리고 성인 교육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보겠습니다. 다음으로 3,500명의 호주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발견된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에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태도와 응답자들이 직접 보고한 신뢰 수준에 따른 미디어 영향력에 대한 완수 능력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성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위한 개괄적인 권고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평생학습 및 시민 정신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호주 미디어 리터러시 현황

먼저 호주의 미디어 리터러시 현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역사적으로 호주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학교 교육을 통해서 증진시켜 왔습니다. 사실 호주는 학교 교과과정 개발 분야에서 국제적인 노력을 선도해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대부분 <미디어> 과목이 있습니다. 이런 발전은 1960년대부터 ‘호주미디어교사(Australian Teachers of Media)’라는 협회에서 노력한 결과입니다.

 

2010년대 초반에 호주의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증진하려는 노력이 정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호주 교과과정에 <미디어 아트>가 편입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국제적으로도 <미디어 아트>는 몇 안 되는 과목으로서 기초학년(5세)부터 10학년(15세)까지 순차적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제작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미디어 제작을 비평적으로 평가하고 자신이 소비하는 미디어 또한 비평적으로 분석하도록 합니다.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조하는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와 네덜란드 같은 나라와는 달리 호주는 아직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국가 전략이 없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호주에서는 2017년경부터 새로운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잘못된 정보에 관한 문제와 디지털 미디어의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이 인지되기 시작했습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 디지털 플랫폼 부서는 2018년과 2019년에 열린 청문회에서 호주 정부에 강력한 권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권고 내용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보다 넓은 지역으로 확대 제공해야 하며, 학교 교과과정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문회 대응 차원에서 그리고 또 호주 사회 전체에 대한 국가적 수준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호주미디어리터러시연합(AMLA)이 창설됐습니다. 화면으로 AMLA 회원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AMLA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서 비평적으로 미디어에 참여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합니다.

마이클 데주아니 교수의 온라인 강연 중 AML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AMLA의 첫 번째 과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위한 합의된 기본 틀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본 틀은 10개의 역량으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 미디어 사용이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 미디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것이며 세 번째는 미디어가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 다양한 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 미디어가 다양한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여섯 번째,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곱 번째, 다양한 형태에 대한 비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덟 번째,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통해서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입니다. 아홉 번째, 미디어와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개별적인 목표와 목적을 미디어를 통해서 이루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10개의 모든 목표를 가지고 학습을 하게 된다면 기본적인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역량을 키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AMLA이 정의한 10가지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이와 함께 다양한 핵심 개념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전체적으로 학습에 대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여기에 포함되는 것이 미디어 기술과 미디어 재현입니다. 그리고 또한 미디어 수용자가 있고 또 미디어 기관이 있으며 미디어 언어 그리고 미디어 관계 등이 포함됩니다.

 

 

AMLA가 제시하는 미디어교육의 핵심 개념 ​

 

 

호주 성인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2020년 AMLA는 호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논의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호주 성인의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AMLA는 호주 전국에서 3,5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여기에는 호주 원주민과 문화적, 언어적으로 다양한 호주 시민의 표본도 포함됐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중국어, 베트남어, 한국어, 아랍어로 설문지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언어들은 호주에서 영어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설문조사의 표본은 호주 인구 구조를 반영하기 위해서 인구 쿼터를 사용했으며 그 기준은 호주통계청이 설정한 연령, 성별, 지역, 그리고 교육 수준에 따라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서 데이터에 가중치를 두었습니다.

 

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호주인은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매일매일 사용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호주 성인의 미디어 생활을 살펴보면 두세 가지 형태의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주인이 매일 가장 많이 참여하는 미디어 유형으로는 SNS가 꼽혔습니다. TV, 디지털 뉴스, 웹 사이트 혹은 앱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였습니다. 성인 5명 중 4명 이상, 즉 80% 이상이 매일 SNS를 사용했고 호주 성인의 절반가량이 지난주에 3개 이상의 SNS 플랫폼을 사용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대부분의 호주인이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자신의 미디어 역량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개 미디어 역량 관련 질문 중 10개 질문에서 자신의 미디어 역량을 높게 평가한 응답자는 절반 이하였습니다. 이들의 역량은 응답자의 연령, 교육 수준, 가계 소득 수준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미디어 사용 능력이 검색 등 정보 활동에서는 높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동영상 촬영이나 사진 편집 등 제작 활동에서는 자신감이 훨씬 떨어졌습니다. 호주인은 또한 비판적 사고 영역에서도 낮은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정보가 믿을 만한 것인지 혹은 SNS와 개인 정보 설정을 어떻게 변경하는지 등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호주 국민 간에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균등하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주 성인 중 지방에 살거나 교육 수준이 낮거나, 연령대가 높거나, 장애가 있거나, 호주 원주민이거나, 소득이 낮은 경우 신기술 참여에 관심이 적었으며, 미디어 역량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은 호주 전역에 필요하며 이런 우선순위 집단의 수요를 충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응답자들에게 자신의 미디어 사용에 대해 생각해보고 우리가 제시한 14가지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물었습니다. 호주 성인 중 절반 이상이 14개 미디어 활동 중 9개에 대해 매우 중요하다거나 극도로 중요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의 안전한 활동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외에 친구 및 가족과의 연락 유지, 내가 소비하는 매체에 대해 비판적 사고하기, 잘못된 정보의 흐름을 인식하고 예방하기 등이 중요한 활동이었습니다.

 

 

계층별 미디어 리터러시 격차 확인

“나는 잘못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를 자체적으로 취할 수 있다”고 답변한 호주인은 39%에 불과했습니다. 동시에 74%는 SNS상의 잘못된 정보가 호주 내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68%가 개인 정보 수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으나, SNS 플랫폼의 약관을 이해하고 플랫폼이 사용자로부터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응답자의 4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인종 문제에 둔감한 TV 콘텐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응답한 이들은 호주 원주민 또는 다문화·다언어 인구로서 대부분 인종 차별을 겪었습니다. 청년과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도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응답한 이들에게 해당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물었습니다. 미디어 기업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정부, 미디어, 사용자, 학교 등으로 대답했습니다.

 

호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주로 정보 기반 미디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정보의 영향력에 대한 우리의 불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호주 성인은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응답자의 56%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세상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답했고, 48%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뉴스나 다큐멘터리만큼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는 호주 성인이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자신의 세계관과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며 세계를 배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런 결과는 뉴스와 정보 매체에만 초점을 맞춘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은 제한적이고,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사해줍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우리가 나열한 8가지 자원으로부터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여기에는 온라인 자원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학교, 도서관 및 커뮤니티 센터의 지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원을 받은 경우도 단 한 가지 자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가장 많은 지원을 제공한 자원으로는 ‘가족’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온라인 자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평생 8가지 자원으로부터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그룹은 바로 교육 수준이 낮은 이들이었습니다. 호주인 5명 중 4명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높은 수치로서 정규 교육이 미디어 리터러시 발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믿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주의 학교는 현재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주 성인 14%만이 초등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지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22%는 중등학교에서, 25%는 제3차 교육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지금까지 국가 차원의 설문조사 결과를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국가 전략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AMLA이 추진 중인 계획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올해 9월 AMLA는 6개 호주 도시를 중심으로 워크숍을 동반한 전국적 컨설팅을 시작했습니다. 71개 핵심 기관에 소속된 84명으로부터 자문을 받았습니다. 이 협의의 요점은 호주 미디어 리터러시를 위한 국가 전략의 핵심 요소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결과 보고서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오늘 여러분께 미리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호주 미디어 리터러시 국가 전략의 핵심 요소

1번. 디지털 플랫폼상의 잘못된 정보, 미디어 및 통신 기술의 급격한 변화, 주류 미디어에 대한 불신 증가 등 다양한 난제들로 인해 미디어 리터러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호주의 긴급한 우선 과제라는 데 조직 간 광범위한 합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호주가 사회 경제적으로 미디어 문맹에 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데 ALMA 차원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2번. 미디어 리터러시는 모든 호주인에게 필요하지만 위험이 가장 큰 우선 대상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합니다. 위험이 가장 큰 우선 대상자는 저소득층, 교육 수준이 낮은 이들, 장애인, 도서벽지 주민, 고령자, 호주 원주민 그리고 다문화·다언어 인구입니다.

 

3번. 미디어 리터러시는 조기 교육, 초중등교육, 고등교육, 성인 교육, 은퇴 후 교육 등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지원받는 평생 과정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인 문해 능력이 낮을 경우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4번.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이 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려면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익숙한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즉 지역사회 주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이로부터 미디어 리터러시를 배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사회 기반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 육성을 지원해야 합니다.

 

5번. 미디어 리터러시 계획이 성공하려면 정부 규제와 SNS 및 기타 미디어 기업의 책임 있는 관행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강력한 자율 규제도 포함됩니다. 정부는 SNS 활동 규제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고, 미디어 기업과 기술 기업들은 제품 개선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6번. 호주 내 다양한 기관과 커뮤니티를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를 제고함으로써 국민적 인식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 삶에 미디어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촉진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식이 강하게 존재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하나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이를 지역사회 기반 교육의 중심으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7번. 다양한 환경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일관성을 이루려면 통일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심 있는 이들이 공통의 틀과 이해를 사용해야만 국가 차원의 일관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데 모두 동의했습니다.

 

8번. 마지막으로 호주 내 유관 기관은 교육 자원, 도구, 그리고 네트워크 기회 등의 개발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지침이 제공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제언

마무리로 미디어 리터러시 평생 학습과 시민 의식을 중심으로 한국의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몇 가지 권고 사항을 제시하면서 강연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제가 한국의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 의견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거나, 적어도 여러분께서 이미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첫째, 미디어 리터러시의 광범위한 정의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팩트체크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지난 2, 3년 동안 국제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관심이 새로워졌는데 이는 주로 디지털 플랫폼의 잘못된 정보 증가에 기인합니다. 일부 미디어 리터러시를 보면 주로 잘못된 정보를 확인하고 방지하는 데, 즉 팩트체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장점이 있지만 미디어 리터러시는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말씀드렸듯이 미디어 리터러시는 시민들이 모든 형태의 미디어를 비평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둘째, 미디어 리터러시는 평생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어느 시점에 얻어지거나 숙달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우리가 숙달할 수 있는 일련의 완성된 지식과 기술이 있다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새로운 미디어 기술이 끊임없이 도래하고 있고 이를 계속 따라가면서 뒤처지지 않아야 합니다. 국가는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을 단기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미래에도 미디어로 포화된 세상 속에서 계속 살아갈 것이고 따라서 우리 사회는 항상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셋째, 한국의 맥락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증거 기반을 형성해야 합니다. 미디어와 또 대중의 미디어 소비에 관해서는 사람들마다 각자의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SNS의 경우 특히 그러합니다. 대중매체는 극단적인 사례를 근거로 추측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증거 기반 정책이 개발될 수 있도록 사람들의 미디어 사용과 미디어 능력에 대한 양질의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청년 및 지역사회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거 기반 형성의 개념을 확장하자면 양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질적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미디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해당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지역 주민이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방송국, 도서관, 학교, 박물관 및 대학에 위원회를 설치해 전국 단위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조율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력이 필요합니다. 호주의 경우 이런 접근 방식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진전을 이루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섯째, 미디어 리터러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미디어 리터러시를 옹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규제와 정책도 존재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하고 협업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미디어 환경은 정부-민간-시민의 파트너십이 이뤄진 환경입니다.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가 정부, 미디어 기업, 기술 기업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면 미디어 리터러시의 성공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제 발표를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리고 콘퍼런스에서 강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참으로 영광입니다. 이제 질문이 있으시다면 받겠습니다. 또한 화면에 보이는 트위터 주소(@dezuanni)를 통해서도 질문을 남겨주시면 제가 답변을 남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질의응답

 

 

1. 알고리즘이 혐오나 차별 편향을 내포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런 알고리즘의 문제점을 교육을 통해, 또는 정책적인 차원에서, 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알고리즘이라고 하는 것이 점점 더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어떻게 이 부분을 교육해서 젊은이들이 제대로 알도록 할 것인지 비평적인 측면에서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첫 번째로 교사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교사가 알아야만 합니다. 그다음에 또한 우리는 비평적으로 알고리즘의 영향을 분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을 비평적인 방식으로 어떻게 분석할지에 대해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즉 학교에서 그만큼 가르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술 회사들이 자신들의 알고리즘에 대해서 그다지 투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도 기술 회사들에 대한 법 규제를 적용하는 문제가 많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알고리즘을 보다 투명하게 만들도록 요구하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2. 대한민국에서는 정부와 시도 교육청 및 현재 개정 작업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 기초 연구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적 교육이 성인 및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강조되고 있습니다. 호주는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이제 인공지능에 대한 호주 미디어교육자와 연구자의 반응이나 입장을 설명해주십시오.

 

굉장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지금 현재 호주에서 AI는 보통 기술 커리큘럼을 통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보통 AI를 개념 차원에서 배웁니다. 중등교육에서는 조금 더 기술적 측면으로 들어가고,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구현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하지만 아직은 AI에 대한 비평적 사고를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AI에 대한 미디어교육의 대응이 조금 느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알고리즘과도 조금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알고리즘과 AI는 굉장히 중요한 주제이고 미디어 리터러시를 다룰 때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더 이상 예전의 방식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AI와 알고리즘을 비평적으로 사고하고 또 우리가 그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또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호주에서도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자동화된 의사 결정에 대한 센터가 있는데요. 현재 AI에 대한 비평적 분석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직 그 연구 결과가 학교에 반영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앞으로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호주에서는 미디어교육 교육자에 대한 연수를 어느 기관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빨리 업데이트가 필요한 교육과정이나 커리큘럼이 있을 텐데 그런 부분도 같이 설명해주십시오.

 

맞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교육자에 대한 교육과정의 업데이트가 정말로 중요하며 긴박합니다. 교사가 학습을 통해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죠. 호주에서는 각 대학교에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이 있습니다. 전국적 차원의 커리큘럼이 있고 지침서가 있습니다. 각국 기관에서 교사 교육과정에 대한 지침을 마련한 것이죠. 신기술과 관련한 커리큘럼이 아직까지 완벽히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노력을 많이 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교사가 기술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드는 문제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정말 어렵습니다.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4. 호주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디어 과목이 마련돼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미디어 과목이 생긴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알려주세요. 또 학교 미디어교육을 위한 어떤 법적인 근거가 마련돼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디어 과목이 굉장히 오래 전부터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6,70년대부터 미디어 과목이 존재했는데 당시는 영화와 TV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아동들이 영화와 TV에 대한 비평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됐습니다. 아시다시피 기술이 많이 발전했고 미디어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호주는 변화에 발맞추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미디어 아트>라는 교과를 통해서 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가 어느 정도의 교육 수준을 갖추고 있는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교육 내용이 약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호주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5.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만, 이것이 역기능으로 작용해서 어떤 권력의 도구로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주류의 정보만을 읽기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 미디어 리터러시가 나쁘게 이용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말 중요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연구자들끼리 하는 말이 있는데요. 어떤 의미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대의가 특정 집단에 의해서 포획되고 납치당했다. 그들의 목적에 이용되기 위해서 새로운 일이 생겼다”라고요. 미국이 그런 예가 되겠죠. 미디어를 통해서 또 미디어를 이용해서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진실이 아닌 것을 미디어 리터러시로 가르치는 것과 같은 미디어 리터러시의 오용이 실제로 발견됐습니다. 이런 것은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와 개방적인 민주주의의 관계 안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이렇게 남용되고 있다고 얘기하려면 그 이야기들을 공론화시켜야 합니다. 바로 시민의 권리, 인간의 권리, 인권에 대한 침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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