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디어 교육

가짜뉴스를 찾아라! 청소년을 위한 허위정보 판별 교육

다독다독 (多讀多讀) 2022. 11. 1. 17:56

가짜뉴스를 찾아라! 청소년을 위한 허위정보 판별 교육

주한독일문화원 ‘페이크헌터 탐정단’ 프로젝트

 

‘페이크헌터 프로젝트’는

2018년 독일에서 탄생한 청소년 대상 가짜뉴스 판별 교육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독일 전역에서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주한독일문화원은 한국 실정에 맞게 ‘페이크헌터 탐정단’으로 재구성하여

올해 처음 한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의 주요 내용과 참가 학생들의 소감을 소개한다.

 

 

김의관 (주한독일문화원 교육협력부&PASCH 동아시아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주은혜 (주한독일문화원 정보&도서관 프로젝트 매니저)

이전까지는 가짜뉴스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판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페이크헌터 교육을 받고 여러 가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과정을 거치자

가짜뉴스가 더 정교하며 절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을 깨달았다.

(전북외고 A학생)

 

 


 

한국에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각자 다를 수 있지만, 한 가지 공통된 점은 스마트폰이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삶의 동반자와 같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매일 소셜 미디어에 접속해 사진, 비디오,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와 뉴스를 소비하고, 또 생산한다. 특정 정보를 얻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가, 목적과는 다르게 여기저기서 밀려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 몇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도 흔하다. 그러다 보니 일상 속에서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상황 또한 빈번하게 발생한다. 주한독일문화원에서는 가짜뉴스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이 이러한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22년도부터 ‘페이크헌터(FakeHunter) 탐정단’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 청소년에게 제공한다.

 

 

‘페이크헌터 탐정단’, 한국에 오다

독일에서는 2015년도에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고조됐는데 이때 특히 많은 가짜뉴스가 양산됐다. 이를 계기로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 공공도서관서비스센터 소속 미디어교육가이자 도서관 사서인 카트린 레클링프라이탁(Kathrin Reckling-Freitag)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 어린이청소년보호캠페인협회의 미디어교육가 안드레아스 랑어(Andreas Langer)와 함께 독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가짜뉴스 판별 교육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2018년에 페이크헌터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이 프로젝트는 가짜뉴스에 대한 청소년의 이해를 높이고 정보와 미디어 리서치 능력을 키우면서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 개발 과정에는 독일 에케른푀르데, 킬, 라우엔부르크, 노이뮌스터의 시립도서관 담당자와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 

‘페이크헌터(FakeHunter)’를 개발한 안드레아스 랑어(왼쪽), 카트린 레클링프라이탁(오른쪽). *출처:  https://dev.diefakehunter.de/
 

 

페이크헌터 프로젝트는 독일 전역의 학교와 도서관 곳곳에서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 카이로의 괴테 인스티투트에 이어 한국의 괴테 인스티투트(주한독일문화원)에서도 한국 현실에 맞게 페이크헌터 프로젝트를 재구성하여 올해 처음 ‘페이크헌터 탐정단’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만 15~18세의 청소년이라면 독일어 능력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연 2회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각국의 페이크헌터 로고(맨 왼쪽부터 독일, 이집트, 한국). *출처:  https://dev.diefakehunter.de/  이집트 괴테 인스티투트 / 주한독일문화원

 

해당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페이크헌터 탐정단원의 견습생이 되어 다섯 가지의 ‘가짜뉴스 판별 도구’를 익힌 뒤, 팀을 이뤄 거짓 정보를 찾아내는 연습을 한다. 

 

현직 기자의 도움을 받아 의도적으로 거짓된 정보를 포함하여 사전 제작해둔 뉴스포털 '남산뉴스'에서 기사들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가짜뉴스를 찾아내는 것이 페이크헌터 탐정단원의 임무다.

 

페이크헌터 탐정단 교육 프로그램에는 가짜뉴스 판별 활동의 흥미와 재미를 더하기 위해 탐정단의 스토리라인을 추가했다. 즉, 의심스러운 뉴스 포털의 기사를 수사하기 위해 독일에서 특수 교육을 받은 페이크헌터 탐정단원이 등장한다. 탐정단원은 수많은 기사를 함께 조사할 한국 청소년을 모집한다. 선발된 청소년은 한국의 페이크헌터 탐정단원이 되기 위해 견습생 신분으로서 기사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훈련을 받는다.

 

특별 제작한 한국형 페이크헌터

주한독일문화원은 한국 청소년에게 페이크헌터 프로그램을 더욱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해 ‘가짜뉴스 판별 도구’ 개수에 맞춰 총 5명의 캐릭터를 특별 제작했다. 각 캐릭터는 캐릭터별 특징에 걸맞은 ‘가짜뉴스 판별 도구’를 각각 하나씩 맡고 있고, 이들은 작명 공모전 ‘내 이름을 찾아줘’를 통해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 프로젝트를 위해 탄생한 5명의 캐릭터(왼쪽부터 김민겸, 정다인, 조신비, 이루다, 윤은서). *출처: 주한독일문화원

 

 

실전에 응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배우되, 가짜뉴스를 보다 안전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로 제작된 포털 사이트가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제작된 뉴스 포털 ‘남산뉴스’에는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문화, 연예, 스포츠 등 거짓 정보를 포함한 30여 개의 기사를 게시하고, 페이크헌터 탐정단 교육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주한독일문화원 도서관을 통해서만 등록 및 접속이 가능하도록 해두었다.

페이크헌터 탐정단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한 ‘남산뉴스’ 포털 사이트. <사진: 주한독일문화원 제공> ​

 

 

2022년 7월 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진행된 페이크헌터 탐정단 가짜뉴스 탐정 견습생 교육에는 이화외고, 전북외고, 서울사대부고, 이화여고 학생 및 고양시립대화도서관을 통해 선발된 학생 등 총 40명의 중고생이 한국의 첫 페이크헌터 탐정단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이들은 토요일 팀과 일요일 팀 등 두 개의 팀으로 나뉘어 8일간 총 3단계의 온라인 교육을 이수했다.

 

탐정단원 견습생 교육

온라인을 통해 첫 번째 만남을 가진 참가자들. <사진: 주한독일문화원 제공>

 

 

첫 번째 만남은 《미디어 리터러시 쫌 아는 10대-보이는 대로 보지 않는 법》의 저자인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의 워크숍으로 시작했다. ‘가짜 뉴스란?’, ‘변화한 미디어 환경과 가짜뉴스’, ‘가짜뉴스의 심각성’, ‘가짜뉴스 유통하면 처벌 받을까?’ 등의 주제로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겪은 가짜뉴스의 사례로 세월호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거짓 정보, ‘김정은 사망설’, ‘흔들바위 추락’ 등을 꼽았다. 워크숍 초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짜뉴스가 단순히 거짓을 내포하고 있는 뉴스라고 알고 있었지만, 금준경 기자의 강연을 통해 조작된 허위정보뿐 아니라 언론의 오보 또는 왜곡된 보도, 그리고 더 나아가 풍자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뉴스 또한 가짜뉴스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워크숍에 이어 학생들은 가짜뉴스 다루기 연습 교육을 통해 다섯 가지 가짜 판별 도구를 익혔고, 이를 활용하여 워크북에 제시된 예시 기사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발표하는 활동을 했다.

다섯 개의 가짜 판별 도구. *출처: 주한독일문화원

 

 

다음은 온라인 리서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참가 학생들은 일주일 동안 각자 ‘남산뉴스’ 포털에 실린 기사 하나를 선택한 뒤 다섯 개의 가짜 판별 도구를 이용해 샅샅이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검토 결과는 추후 평가를 위해 워크북에 기록했다.

온라인 리서치 결과를 기록하는 워크북. *출처: 주한독일문화원

 

 

두 번째 만남이자 마지막 단계에서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김경희 교수가 진행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의 뉴스 리터러시’ 강연에 이어 페이크헌터 탐정단 견습생들의 온라인 리서치 결과 발표 및 교류가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견습생은 새로운 페이크헌터 탐정단원으로 임명됐다.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페이크헌터 탐정단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와 피드백 시간이 있었다. 학생들은 아래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참가자 평가

 

Q1. 어떤 가짜 판별 도구가 일상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도구3 ‘날짜 정보 검토하기’와 도구4 ‘이미지 검토하기’가 가장 적합한 것 같다. 우리는 일상에서 매번 기사를 읽을 때마다 이 모든 것을 단계적으로 탐구하고 분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미지 검색과 날짜 정보는 쉽고 간단하고 편리하게 검색을 통해 그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외고 A학생)

∙도구4 ‘이미지 검토하기’는 일상생활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기사 사진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화외고 B학생)

∙도구1 ‘출처 검토하기’, 도구4 ‘이미지 검토하기’가 가장 적합한 것 같다. 기사의 신뢰도를 위해서 출처가 중요하고, 이미지 또한 기사가 믿을 만한지 판단하는 좋은 척도가 되는 것 같다. (이화외고 C학생)

 

Q2. 가짜뉴스에 대한 나의 관점이 어떻게 바뀌었나?

∙이전까지는 가짜뉴스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판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페이크헌터 교육을 받고 여러 가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과정을 거치자 가짜뉴스가 더 정교하며 절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럴듯한 정보로 진짜와 거짓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중을 속이는 것이 정말 악질이라고 생각한다. (전북외고 A학생)

∙단순히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했고 또 보게 되면 딱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짜뉴스가 어떻게 정보를 왜곡하는지 알고 나니 보다 체계적이고 비판적인 방식으로 뉴스를 검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진실이라 하더라도 잘못된 형태로 전달하는 기사들을 경계해야겠다고 깨달았다. (이화외고 B학생)

 

Q3. 앞으로 인터넷에서 보도나 뉴스를 찾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이번 활동을 통해 알게 된 가짜 판별 도구들로 이 기사가 신빙성이 있는지 또는 사실을 옳은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판단해야겠다. 이 뉴스가 진실을 전달하는지, 또 누군가를 상처 주는 등 잘못된 방식을 사용하지는 않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화외고 A학생)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하고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단순한 기사 공유로도 내가 터무니없는 정보를 퍼뜨리는 수단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화외고 B학생)

∙근거 없는 주장을 의심한다(출처 확인), 빠진 목소리를 생각한다(특히 요즘 연예인 학폭), 사진과 영상은 무조건 믿지 말고 합성과 조작을 의심한다, 저자와 발행 정보를 검토한다, 타임라인과 날짜 정보를 확인한다. (서울사대부고 C학생)

∙항상 페이크헌터에서 배운 도구들을 사용하여 뉴스를 분석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단히 간단한 절차지만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정보를 검색하고 찾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항상 어떤 것이 가짜이고 진짜인지를 구별할 수 있게 비판적으로 기사를 바라보는 자세와 기사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고 있겠다. (전북외고 D학생)

 

주한독일문화원은 2023년에도 페이크헌터 탐정단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실시 시기는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이며, 참가자 모집 공고와 기타 자세한 사항은 사전에 주한독일문화원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업로드될 예정이다. 

 

주한독일문화원 소개

독일문화원(괴테 인스티투트)은 전 세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독일연방공화국의 문화 기관으로, 독일어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국제 문화 협력을 장려하며 독일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전달한다. 전 세계 총 98개국에 159개 인스티투트가 있으며, 괴테 인스티투트는 해외에서 독일의 문화 및 교육 분야 협력을 위해 힘쓰는 가장 큰 기관이다. 주한독일문화원(괴테 인스티투트 코리아)은 1968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과 독일 간 문화 교류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주한독일문화원 홈페이지: www.goethe.de/korea

 

 

‘주한독일문화원ㅣ언어. 문화. 독일.‘

독일에서든 한국에서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사회 규범과 역할 모델, 그 사회가 기대하는 바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우리의 뜻에 맞지 않는 것은 무엇이며,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우리의

www.goethe.de

 

 

주한독일문화원 소셜 미디어: www.instagram.com/goetheinstitut_korea

 

 

 

본 원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

 

한국언론진흥재단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정도 만족하셨습니까? 관리자의 답변이 필요한 의견은 고객의 소리 게시판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www.kp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