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먼저 미디어 이용 모범을 보여주세요
특별 기획 : 유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전문가가 알려주는 ‘가정 내 유아 미디어교육 궁금증’
정리: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팀
《2020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만 3~9세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은 4시간 45분(284.6분)이다.
“식사하는 동안 유튜브를 계속 보여줘도 될까요?”,
“되도록이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 화면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을까요?” 등
우리 아이의 미디어 습관을 어떻게 만들어주어야 할지 고민인
부모님, 유아를 지도하는 선생님 들이 던진 질문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전문가가 직접 답을 들려준다.
일상 속에서 보호자와 어린이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미디어교육은 어린이와 함께 미디어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는 일입니다. 물론 대화 도중 섣불리 어린이의 미디어 행동을 제재하거나, 보호자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면 안 됩니다.
Q. 키즈 모드 사용이 언제까지 도움이 될까요? 필터 없이 접하게 되는 콘텐츠가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A: 김낙흥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
유튜브 등에서 설정할 수 있는 키즈 모드는 기본적으로 유해한 콘텐츠를 제한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실제로 키즈 모드를 통해 제한할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또한 유아라고 하더라도 미디어 이용에 능숙해지면 필터가 없는 콘텐츠를 스스로 검색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키즈 모드만으로 유아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한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비밀번호를 설정하거나 특정 콘텐츠만을 볼 수 있도록 제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필터 없이 콘텐츠를 접하게 되면 유아는 아직 스스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나,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서 미디어에서 재현하고 있는 내용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결국 유아의 정서나 사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왜곡된 또는 유해한 정보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에 유아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모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미디어 콘텐츠에 대해 좀 더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별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KPF미카(meca.or.kr)’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스마트쉼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부모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부모가 먼저 미디어 이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 조절력 키워주는 ‘부모의 미디어 중재’
Q. 전자 기기 사용에 있어서 자기조절 능력은 몇 살 때부터 생기나요? 저절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가이드를 주는 것이 좋을까요?
A: 김낙흥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
미디어 환경이 일상적인 삶의 공간이 되어버린 유아에게 처음부터 미디어 조절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유아기는 아직 충동적 경향이 강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행동, 정서를 조절하기 쉽지 않지만, 스스로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의 기초를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따라서 유아가 점진적으로 미디어에 관한 기술과 지식을 쌓아가고 이를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궁극적으로 유아의 미디어 조절력이 형성될 수 있도록 부모의 미디어 중재가 필요합니다. 미디어 중재는 적극적 중재, 제한적 중재, 공동 시청 세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적극적 중재는 유아가 미디어 이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선별적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미디어 사용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입니다. 제한적 중재는 유아가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유형이나 사용 가능 시간대 등을 제한하는 등 유아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서 한계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동 시청이란 부모 또는 교사가 자녀가 TV 등의 미디어를 함께 시청하는 방식입니다. 유아의 미디어 조절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입니다. 그러므로 유아 혼자 미디어를 이용하기보다는 부모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미디어 중재를 하고 자녀가 접하는 미디어 기기나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미디어 사용 약속을 어겼을 때는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와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정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궁금합니다.
A: 동풀잎 창원대 유아교육과 교수
미디어 사용과 관련해 자녀와 많은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자녀가 미디어 사용 시간 약속을 안 지켰을 때 종종 갈등과 긴장이 발생하는데 이때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부모님들이 고민합니다. 미디어 사용 규칙을 정할 때 자녀들이 정말 지킬 수 있는 약속인지가 중요합니다. 자녀의 연령 및 발달을 고려해 자녀와 함께 규칙을 정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미디어 사용 규칙(예. 언제 스마트폰을 볼 건지, 이용 시간은 얼마로 할 것인지, 밥 먹을 때, 잠자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등)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때에 대한 조치(예. 내일 스마트폰 이용 금지)도 정해서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약속을 어겼을 때의 조치는 자녀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자녀에 맞게 함께 정해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는 유아 자신이 정한 약속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미디어 사용 기회 제공에 일관성이 없거나 자녀가 약속을 어겼을 때 너무 엄격한 부정적 처벌을 가한다면, 자녀는 오히려 더 미디어에 집착할 수 있으며 부모 몰래 미디어를 사용할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직접 스마트폰을 끌 수 있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지속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강제로 제한한다면 유아는 미디어 사용 약속에 대한 부정적 감정 또는 무력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가 미디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 부모는 “이제 사용 시간이 5분 남았어” 등과 같이 안내하여 자녀 스스로 마무리 준비를 하게끔 도와주세요.
2) 부모가 아닌 자녀가 직접 스마트폰을 끌 수 있도록 도와주되, 자녀가 스스로 스마트폰을 끄며 조절할 때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세요.
3) 미디어 사용 시간을 일관되게 제공하여 유아가 ‘다음 약속된 시간에 다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이 자녀 스스로 미디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4) 부모 또한 미디어 약속(예. 밥 먹을 땐 스마트폰 보지 않기)을 정하여 실천하고, 자녀가 좋아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함께 시청하거나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등 건강한 미디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주세요.
이렇게 스스로 미디어 사용을 조율하고 조절하는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다 보면 유아는 효과적이고 건강하게 미디어를 사용하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디어 사용 시간 상의해서 정해야
Q. 미디어 기기의 사용법(앱 설치 방법, 이용법, 카메라 작동법 등)을 유아에게 알려주어도 될까요? 그로 인해 사용 시간이 늘어날까봐 걱정이 됩니다. 어느 정도까지 알려주는 것이 좋을까요?
A: 동풀잎 창원대 유아교육과 교수
유아의 관심과 발달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연구가 유아의 카메라 사용의 교육적 활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즉, 복합 양식 텍스트로서 사진을 바라보며 유아의 일상을 표현하는 도구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실제 가정과 교육 기관에서 카메라 사용을 통해 유아의 이미지 언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유아가 찍은 사진을 통해 교사, 부모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효과적인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메라는 주변 일상의 관찰과 기록, 기억의 도구로서 인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테크놀로지 활용 능력을 향상시켜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모와 교사는 사진을 찍을 때에 주의할 점을 유아에게 반드시 알려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는 기기이기 때문에 소중히 다루고, 다른 사람의 사진을 찍을 때에는 그 사람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SNS 등에 올릴 때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려 유아가 이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 밖에 앱 설치 등에 대해서는 유아 혼자 하기보단, 부모나 교사 등 성인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합니다. 최근 너무 많은 앱과 콘텐츠가 나오면서 쉽게 앱을 설치하거나 결제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많은 사회적 이슈가 있었던 것처럼 유아 스스로 하는 앱 결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앱 설치, 광고를 통한 앱 접근, 결제, 콘텐츠 다운로드 등은 반드시 부모 또는 교사와 함께 하도록 안내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유아가 유튜브 동영상이나 광고 등을 통해 부적절한 내용에 접할 수 있기에 유아용 앱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만약 부적절한 언어나 광고 등에 노출된다면 그 언어나 광고가 왜 적절하지 않은지 이야기하며 유아가 보다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사용 시간 등은 유아와 함께 의논하여 정하고 그 시간 안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가능하면 자녀와 함께 미디어를 활용하면서 콘텐츠에 대한 부모의 생각과 자녀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가정에서 효과적인 미디어교육은 자녀와 함께 즐겁고 안전하게 미디어를 활용하고 부모의 건강한 미디어 생활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학습하는 것입니다.
가정 내 대화 나누기 중요해
Q.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A1. 이여빈 세종 새롬유치원 교사·미디어교육교사학습공동체 참여
먼저 미디어에 대한 생각을 가족과 함께 나누어 보길 추천합니다. 미디어에 대해 아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그 간격을 좁혀나가는 방향으로 미디어교육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디어에 대해 우려하는 점은 무분별하게 콘텐츠를 시청하고, 자극적이고 중독성이 강한 게임을 조작하는 것이겠죠. 아이는 부모를 통해 세상을 경험합니다. 미디어 역시 마찬가지일 테죠. 미디어를 올바르게 활용하고 상호작용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통해 유아는 미디어가 영상 시청이나 게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활용하고 있는 올바른 미디어 사용법을 아이와의 일상에서 함께 해 보세요. 아이와 여행을 떠나기 전 구글맵, 카카오 지도 등을 통해 우리가 방문할 곳을 미리 사진(로드뷰)으로 만나보세요. 또 멀리 살고 있는 친인척과 영상 통화를 하면서 미디어가 서로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경험할 수도 있겠죠.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 곤충 등을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어플을 통해 만나보고, 디지털 드로잉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인공지능 기능으로 내가 그린 그림을 움직이게 만드는 사이트(Animated Drawing) 등을 활용하여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미디어와 만날 때는 반드시 부모가 미디어와 아이를 건강한 관계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A2. 김예현 백마초 교사·미디어교육 수업지도안 튜터
일상 속에서 보호자와 어린이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미디어교육은 어린이와 함께 미디어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는 일입니다. 지금 현재 어린이가 좋아하는 미디어가 무엇인지, 누구와 함께 그 미디어를 활용하는지, 어떻게 그 미디어에 관심 갖게 됐는지 등등 대화를 통해 보호자는 어린이의 미디어 생활에 관해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대화 도중 섣불리 어린이의 미디어 행동을 제재하거나, 보호자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면 안 됩니다. 어린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미디어에 관해 보호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충분히 열린 마음을 가져주세요. 그리고 만약 보호자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어린이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때까지 또 충분한 대화를 나누면 됩니다. 미디어가 어린이의 일상이 된 요즘 시대에 일상 속에서 적절한 미디어교육을 받는 건 어린이의 성장에 무척 중요합니다. 하루가 끝나고 서로의 일상을 나눌 때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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