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많이 적극적으로 다양하게 써 보자” - 챗GPT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
챗GPT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
written by.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챗GPT가 불러온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거의 매일 인공지능에 대한 뉴스가 보도된다.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챗GPT를 제대로 써 본 이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떤 대상에 대한 찬반에 앞서 그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일이 더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챗GPT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관련 연구자들도 발전의 속도를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다. 현재 단계에서 기술 발전 방향과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섣부른 진단이나 예측보다는 리터러시 차원에서 우선 많이 써 보자.
지난해 11월 말 챗GPT가 처음 등장한 이후 반년이 좀 넘게 지났다. 최근엔 여러 문제점과 한계가 지적되고 있어 등장 초반의 놀라움과 충격은 어느 정도 가라앉은 듯하다. 하지만 챗GPT에 이어 다양한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혁신’을 외치면서 등장하고 있다. 검색의 ‘구글’(물론 한국에서는 ‘네이버’), 문서 작성 프로그램의 ‘워드’ 등 특정 분야를 대표하는 서비스나 기술이 있을 경우 그것 하나만 제대로 배우고 활용하면 어느 정도 적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대표 서비스가 나타나기 전까지의 과정에 불과해 보인다.
‘대응’보다 ‘이해’가 먼저
수많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그 중 대표 격인 챗GPT라도 제대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 내가 ‘챗GPT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원고 청탁을 받은 이유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챗GPT가 출시되고 보름쯤 지난 즈음에 챗GPT를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이렇게 글을 마무리했다.
“챗 지피티를 사용해보면서 이제 문제에 대한 정답을 가르치는 방식의 교육은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답을 찾기 위해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를 가르치는 게 향후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기존 답이 아닌 새로운 답을 할 수 있는 통찰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과 함께, 이를 위해 비판적 사고능력을 기르는 읽기가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를 제대로 해석하는 능력’으로 미디어 리터러시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1
이 글을 마감하고 반년이 지난 지금도 결론이 같을까라고 묻는다면 아니다. 내가 위의 글을 쓸 당시만 하더라도 난 챗GPT에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만 받아 본 정도였다. 챗GPT 활용 영역은 단순히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얻는 데 그치지 않는다. 또한 위와 같은 결론이 도출된 데는 새롭게 등장한 놀라운 기술을 대부분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10여 차례 ‘챗GPT와 저널리즘’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주제로 처음 강의를 할 때는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언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 보고자 했다. 그런데 강의를 진행할수록 내용이 조금씩 바뀌어 갔다. 생각보다 챗GPT를 이용해 보지 않은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보다는 챗GPT 등 생성 AI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소개가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질문에 대한 챗GPT의 답이 이상하다는 여러 지적에 대해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식으로 대응해야 했다. 제대로 해석하기 전에 제대로 써 보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무언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비판의 대상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챗GPT는 2021년 9월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해서 그 이후의 내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한계가 맞긴 하지만 이를 보완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구글의 ‘바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챗’ 등을 이용하거나 챗GPT의 유료 버전에 가입하여 ‘웹 접속(acess)’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된다. 챗GPT의 무료 버전에서도 보완이 가능하다. 크롬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인 ‘웹챗GPT(WebChatGPT)’ 2를 설치하면 무료 버전 챗GPT 창에서도 질문에 대한 최신 웹 검색 자료를 활용하여 답을 해준다.
정확도 높여주는 플러그인과 하이퍼 파라미터 사용
또 챗GPT가 웹상의 자료만을 수집하여 데이터가 없을 경우 허황된 답변을 내놓는 ‘환각’ 현상을 자주 일으키며 데이터가 부족한 분야에 대해서는 별로 유용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보완할 방법이 있다. 챗GPT의 유료 버전에 가입하고 플러그인을 활성화시킨 후 ‘챗위드PDF(ChatWithPDF)’, ‘링크 리더(Link Reader)’, ‘애스크유어PDF(AskYourPDF)’ 등의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자신이 입력하는 파일의 내용만을 근거하여 답변하게 할 수 있다. 논문, 책, 보고서 등을 웹에 올린 후 해당 링크를 챗GPT 창에 입력하여 챗GPT가 내용을 읽어 들이게 한 뒤 이에 대해 질문하는 방식이다. 유료 버전 가입이 꺼려진다면 ‘챗PDF(ChatPDF)’ 3 등의 무료 서비스를 활용하여 제한적으로나마 비슷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챗GPT 질문 창에는 단순히 일상 언어로만 질문하거나 요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이퍼 파라미터(hyper parameter)’라는 간단한 값을 입력하면 자신이 원하는 답을 보다 정확하게 얻어낼 수 있다. 하이퍼 파라미터는 이용자가 인공지능 모델의 환경을 조절하는 변수다. 예를 들어, ‘writing style’이라는 하이퍼 파라미터를 이용해 글쓰기 형식을 지정할 수 있다. 챗GPT 입력 창에 질의어를 입력한 후 ‘writing style: journalistic’이라고 추가로 입력하면 답변을 기사처럼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 된다. ‘journalistic(기자의/신문체)’ 대신 ‘academic(학술적), argumentative(논쟁적), critical(비판적), epigrammatic(풍자적), epistolary(편지체), informative(자세하게), metaphorical(은유적), narrative(서술적), persuasive(설득적), poetic(시적), satirical(풍자적)’ 등 본인이 원하는 형용사를 추가하면 자신이 원하는 글쓰기 형식으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tone’을 지정하면 답변 내용의 논조를 지정할 수 있다. ‘tone: cynical’을 입력하면 답변 내용을 냉소적으로 쓰라고 지정하는 것이다. ‘tone’ 다음에 원하는 논조를 영어 형용사로 추가하면 된다. ‘temperature’는 생성되는 답변 내용의 확률을 조정하는 하이퍼 파라미터다. ‘temperature’ 값은 0에서 1사이로 조정하는데 1에 가까울수록 예측하기 어려운 단어들로 다변이 생성된다. 만약 정확도와는 상관없이 완전히 새로운 답변을 얻고 싶다면 ‘temperature: 1.0’이라고 입력하면 된다. 이외에도 format, act as, objective, context, keywords, limitations, sensitivity 등 다양한 값을 활용할 수 있으며, “챗GPT에서 활용 가능한 하이퍼 파라미터 값을 제시해 주세요”라고 챗GPT 입력 창에 요청하면 더 많은 하이퍼 파라미터 값과 활용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어 번역은 물론 요약까지 한 번에
챗GPT는 대화형 플랫폼인 동시에 GPT라는 언어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다. 이러한 GPT는 API를 통해 다른 개발자도 이용할 수 있다. 챗GPT는 대화형으로만 가능하지만, GPT 원천 기술을 활용해 대화형이 아닌 방식으로도 GPT의 주요 기술들을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챗GPT는 주어진 내용을 잘 요약할 뿐 아니라 자국어가 아닌 외국어 번역도 잘한다. ‘리더GPT(ReaderGPT)’ 4라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어떤 언어로 작성된 사이트이든 간에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그 내용을 요약해 볼 수 있다. 아래 [그림1]은 스페인 뉴스 사이트 <엘 에스파뇰(EL ESPAÑOL)>에 접속해 첫 기사를 클릭한 후 ‘리더GPT’를 실행한 화면이다. [그림1]에서 볼 수 있듯이 스페인어 기사 내용이 한글로 요약돼 제공되고 있다. 스페인어를 전혀 몰라도 기사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스페인어뿐만 아니라 GPT에서 제공하는 언어로 작성된 사이트의 내용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모두 요약해 제공해 준다. ‘ChatGPT-웹사이트 및 유튜브 요약’ 5이라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유튜브 등에 있는 영상의 대본 내용을 ‘리더GPT’와 비슷하게 자동으로 요약해 제시해 준다. 모르는 언어의 영상도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확장 프로그램들은 일부 예시에 불과하다. 크롬 웹스토어 등에서 검색하면 자신에게 더 적합하고 사용하기 편한 많은 프로그램을 찾아서 이용해 볼 수 있다.
또, 챗GPT에 엑셀 등 표 데이터 입력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엑셀 시트에 있는 표 데이터를 그대로 복사해 챗GPT 창에 입력한 후 표로 생성해 달라고 하면 그대로 생성해 준다. 이후 해당 표 데이터 내용에 대해 분석을 요청하면 분석도 해 준다. 반대로 텍스트 데이터로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숫자를 추출해 표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도 단순히 요약이나 텍스트 생성에 그치지 않고 이미지, 영상, 프리젠테이션 등 다양한 미디어 영역에서 가능하다. 이미지 생성이야 많이 알려져 있고 영상 같은 경우에도 ‘픽토리(PICTORY)’ 6 등 자동 영상 생성 서비스를 활용하면-아직은 영어만 가능하다- 쉽게 만들어볼 수 있다. 챗GPT에 자신이 원하는 주제로 방송 대본 작성을 지시한 후 생성된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 입력하면 그에 맞춰 영상을 자동 생성한다.
물론 지금 여기서 제시하는 서비스들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렇듯 다양한 생성 서비스들을 검증한 후 모아서 제공하는 ‘GPT포지(GPTForge)’ 7 같은 곳이 있으니 그곳에 있는 서비스를 각자 목적에 맞게 활용해 보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골라 이용하면 된다. ‘GPT포지’에 등록돼 있는 자동 영상 생성 서비스는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으로 31개다.
편견 없이 활용해 보아야
이런저런 방안을 소개하고 있지만 나는 솔직히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을 어떻게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현재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활용 서비스들을 이것저것 편견 없이 써보면서 나만의 활용법을 찾아가는 중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이어 인공지능이 새로운 기술의 주류가 되어 앞으로 미디어의 핵심이 되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름의 활용 방안을 정리해 보았다. 내가 잘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1)내가 정확한 데이터를 주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방식으로 돌려보기, 2)정확한 답이 나올 수 없는 영역에서 그럴 듯한 답을 찾아보기, 3)내가 비교적 잘 아는 영역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나 대신해 시키기 정도로 제한해 봤다. 또한, 내가 활용하지 말아야 할 영역은 1)내가 잘 모르는 영역에서 나를 대신하여 일 시키기(진짜 전문가 앞에서 내가 사기꾼이 될 수도 있음), 2)검색을 대체해 구체적 내용 확인하기(국가 공식 통계 데이터를 호출해도 틀릴 경우가 있음), 3)더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 수차례 반복해서 물어보기(계속 물어보면 결국 거짓말할 확률이 높음) 등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전문가는 아니기에,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이 “미디어 텍스트의 표면적 내용뿐만 아니라 심층적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이러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 정도만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인공지능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 8라는 지적에 동의한다. 그런데 모두가 기술 원리까지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고 있는 방송이 전파·전송되는 기술적 원리를 어느 정도라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송의 내용에 대해 일상적으로 서로 말하고 이해하며 비판하고 있다. 방송이 전달하는 내용을 꾸준히 봐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관련 연구자들도 발전의 속도를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많이 써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와 한계를 학습해 비판적으로 바라보기에 앞서 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기능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그 한계와 문제, 활용 가능성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로 보인다. 현재 단계에서 기술 발전 방향과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섣부른 진단이나 예측보다는 리터러시 차원에서 우선 많이 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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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욱(2022). “‘챗 지피티’를 제대로 활용하는 인간의 자세”. <시사인> 798호.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309 [본문으로]
- https://chrome.google.com/webstore/detail/webchatgpt-chatgpt-with-i/lpfemeioodjbpieminkklglpmhlngfcn?hl=ko [본문으로]
- https://www.chatpdf.com/ [본문으로]
- https://chrome.google.com/webstore/detail/readergpt-chatgpt-based-w/ohgodjgnfedgikkgcjdkomkadbfedcjd [본문으로]
- https://chrome.google.com/webstore/detail/chatgpt-%C2%BB-summarize-every/cbgecfllfhmmnknmamkejadjmnmpfjmp [본문으로]
- https://pictory.ai/ [본문으로]
- https://gptforge.net/ [본문으로]
- 이경전(2023). “챗GPT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지금은 AI 혁명 초창기 AI 활용 능력 극대화·일상화해야”. <신문과 방송> 2023년 4월호. https://blog.naver.com/kpfjra_/22306337762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