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놓인 신문 한부, 부모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

2011. 6. 23. 09:06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요즘처럼 인터넷을 통한 정보가 범람하고, 영상매체가 더 익숙한 세상을 살다보니 오히려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글쓰기가 경쟁력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글쓰기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는데요.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도 글쓰기가 대입과 논술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글 잘 쓰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하며, 책도 읽어보게 하고 논술 학원에 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글쓰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는 아이들의 생각을 키워주고 글쓰기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신문활용교육(NIE)’ 특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문이 글쓰기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글쓰기가 경쟁력이다

지난 21일 프레스 센터에서는 중등 학부모 NIE 특강이 있었는데요. 오후 1시부터 4시까지의 이날 특강은 현재 서울 동북고등학교 교사이자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인 권영부 강사에 의해 진행됐습니다. 



요즘은 글쓰기가 경쟁력인 시대라고 강조하지만 오히려 쓰기 능력은 떨어지고 있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영상 매체의 범람으로 읽기를 멀리하는 세대라서 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왜 글쓰기가 중요할까요? 권영부 강사는 세계화와 개방화 시대일수록 사람과의 소통이 많아지는데 이런 활동은 글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에 그 중요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즉, 모든 일을 글로 마무리하는 시대적 환경 때문에 글쓰기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죠.

글쓰기를 잘하려면 당연히 고된 훈련 과정이 필요하겠죠. 권강사는 글쓰기의 훈련장으로 적격인 곳이 바로 신문이라고 합니다. 신문에는 시도 있고 수필도 있고 논리적인 글도 있어서 이런 글을 자주 접할수록 당연히 글쓰기 역량은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날 모인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대입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 가정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됐습니다.   




신문을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방법

신문에는 기사뿐만 아니라 광고, 사설, 사진, 칼럼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가 있는데요. 그래서 신문을 통해 세상 모든 일을 배울 수 있고 간접 체험할 수 있답니다. 그럼 이런 신문 콘텐츠로 어떻게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을까요?

우선 가장 기본적인 것은 기사를 활용한 글쓰기겠죠? NIE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신문을 스크랩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사 스크랩으로 기사를 요약하고, 기사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한 후 모르는 용어는 후에 찾아보는 과정을 통해 논술력과 어휘력을 키울 수 있는데요. 그럼 자녀들이 신문보기가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권강사는 “교과서의 내용을 신문과 연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교과서 내용을 스크랩하고 신문에서 그 내용을 찾고, 생각을 정리하고 용어를 찾는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과 공부와 사회 공부도 할 수 있겠죠”라며 좀더 쉽게 신문에 다가갈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줬습니다.

기사 외에도 광고 역시 훌륭한 학습 자료가 된다고 하며 한 광고 사진을 보여줬는데요. 과연 신문 속 광고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광고를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가 주는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보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광고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어떻게 설득하고 있는지, 좋은 광고인지 나쁜 광고인지 등을 차례차례 분석해보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권강사는 “여기서 중요한 건 길게 서술하는 거예요”라며 요즘 아이들은 단답형으로만 말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광고는 어때? 라고 물어보면 ‘좋아요, 싫어요’ 이렇게만 답하는 것이 문제”라는데요. 그래서 단계적으로 분석해 긴 문장으로 쓰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사설과 칼럼으로 논리적 글쓰기

“여러분들이 사설을 읽을 때 잊고 있는 것이 있어요. 사설은 그 신문사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지 모든 견해가 포함된 글이 아닙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전부 다를 수 밖에 없죠.”라며 다른 언론사의 사설과 비교하며 읽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했는데요.

사설은 보통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이 많기도 하지만 논증적인 글쓰기 방법을 볼 수 있는 최고의 글이며, 칼럼 역시 전문가의 의견이 함축돼 있어서 비판적 사고에 도움을 많이 준다고 합니다.



그럼 사설과 칼럼을 어떻게 활용해야 글쓰기에 도움이 될까요? 칼럼의 경우 칼럼 속 문제 상황이 뭔지 우선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활동으로 글을 읽고 파악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소 긴 칼럼을 읽게 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요.

그래서 칼럼의 글을 전부 보여주지 말고 중요한 일부분을 읽고 파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활동은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아이들이 즐기며 할 수 있죠. 

또한 전체 사설 중 서론과 결론만 보여주고 본론을 추론해서 쓰도록 하거나 생략된 부분을 써보는 활동은 사고력과 추론 • 추리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권강사는 “논술의 기초는 논점적 글쓰기입니다. 이 논점적 글쓰기란 근거를 대는 쓰기”라고 했는데요. 사설 역시 칼럼처럼 주장과 근거를 들어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일반 아이들은 그저 주장만 하는 글을 쓰지만 신문을 읽고 쓰는 활동을 하는 아이들은 근거를 대며 주장을 해요”라며 좋은 글은 근거가 있는 글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대입 논술 준비에 있어 신문활용이 왜 필요한지 알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설과 칼럼을 이용해 글을 쓰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두 신문사의 글을 읽고 여러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특정 주제에 대해 다양한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생각의 폭을 넓혀줄 수 있겠죠?


신문활용교육의 꽃, 신문일기



신문의 내용이 다른 재료에 견줘 쓰기 재료로 더 적합한 이유는 신문이 살아있는 교과서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일들이 즐비한 신문을 통해 변화하는 세상을 폭넓게 이해하고 깊이 있게 진달할 수 있겠죠.

이런 신문의 힘을 통해 신문에서 일기 소재를 찾아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신문일기’는 NIE의 화룡정점 아닐까요?

신문일기는 단순히 글쓰기 능력 향상 뿐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끼리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대화를 촉진할 수 있고, 관심 분야를 집중 스크랩해 탐구력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신문 속 내용으로 어떻게 글쓰기 교육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열정적인 강의를 해줬던 권영부 강사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이날 특강은 끝이 났습니다.



어렸을 때 공부를 싫어하고 놀기만 좋아했던 권강사는 아버지가 매일 보던 신문이 공부를 시작하게 한 계기였다고 합니다. 신문이 주는 읽기의 즐거움을 알았기에 공부하는 즐거움도 알게 된 거였죠.

이처럼 읽는 즐거움의 출발점에는 신문이 있습니다. 책 읽기와 글쓰기에 흥미를 갖지 않는 자녀들을 위해 집에 신문 한 부를 놓는 것은 어떨까요? 우연히 신문을 펼친 아이가 어느새 책과 신문을 찾아 읽는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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