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한민국 청소년 미디어 대전>에서 그들의 기억 한 켠을 공유하다

2016. 12. 26. 12:00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김우주, 2016 다독다독 기자단


[요약] 2016년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올 한해는 기억해야 하는 일들도, 기억하고 싶은 일들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어떤 일을 그들의 머리와 가슴에 담아두고 있을까요? 올해로 제16회를 맞이한 KYMF (대한민국 청소년 미디어 대전)에서 각종 미디어로 남겨진 그들의 기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청 및 서울시민청에서 16회 대한민국 청소년 미디어 대전 (KYMF)’이 개최되었습니다. ‘기억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영화와 광고,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사진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나타냈습니다. 이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대부분 청소년 행사의 심사가 주로 선생님, 전문가와 같은 어른들이 하는 것과 달리 청소년이 심사위원을 맡았다는 것입니다.

취재과정에서 다큐멘터리 작품인 <쓰리,go><엄마의 상자>, 그리고 영화 <첼로 소리는 사람 목소리와 가장 비슷하다>, 애니메이션인 <WINSTON> 등을 관람하게 되었는데, 소재 선정이나 영상의 기술적 완성도, 그리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등이 신선하면서도 그 퀄리티가 전문가 못지않게 높아 매우 놀랐습니다. 영상 상영 후 감독과 관객들이 대화할 수 있는 GV(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되었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청소년들과 일반 학생들의 질문이 오갔는데 이 역시 깊이 있어 행사명에 적힌 청소년이라는 글자에서 느꼈던 미숙함이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상이 상영되었던 태평홀의 모습  영상작품 상영 후, GV(관객과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모습


한편, 꿈이 없는 친구가 꿈을 찾고 꿈을 가진 친구가 방향을 잃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꿈에 대한 출발과 고3이라는 신분이 가지는 압박감과 무게를 표현하고자 한 <쓰리,go>30년 전 엄마와 엄마 친구들이 작성한 설문지를 되돌려 줌으로써 어른들에게는 잊고 살았던 청소년기의 꿈을 되찾아주고 이를 지켜보는 청소년들 역시 자신의 꿈을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엄마의 상자> 등에서 오늘날 청소년들이 가진 관심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미디어 대전이 어른과 청소년이 소통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벤트홀 사진전시장에는 기억하고 싶은 장면들을 한 컷에 담아놓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감사함을 담았다는 작품 <광복과 독립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부터, 명절날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뷰파인더 속에 담은 <그날..>,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싶었다며 교복을 걸어놓은 옷걸이부터 항상 교실에서 보았던 앞자리 친구의 등을 사진으로 남겨놓은 <기억해야 하는 모든 것들>이라는 작품 등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개발과 철거의 열풍 속에서 점점 없어져 가는 골목의 모습을 늦기 전에 담아두고 싶었다는 <골목>이라는 작품이 좋았습니다. 일상적인 골목의 풍경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이 묻어나는 그 모습에 작가의 의도가 무척 잘 배어있다는 점을 느끼며 한참을 사진에 빠져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미디어 워크숍도 마련되었습니다. 여기에서는 특히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청소년 미디어 대전>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이번 행사의 청소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학생(김수현, 동두천외고 2학년 재학)을 인터뷰했습니다. 김수현 학생은 선생님의 추천과 PD라는 자신의 꿈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 때문에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직접 행사에 참여해 보니 연출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알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다른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참신한 작품들이 많아 다양한 사고를 할 기회가 되었다며, 더 많은 친구가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감독과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좀 더 보완된다면 <대한민국 청소년 미디어 대전>은 미래에 각종 미디어 분야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어른들에게는 다른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혹은 다른 세대와 소통하고 싶고 다양한 사고의 기회를 얻고 싶은 분들이라면 앞으로 열릴 제17<대한민국 청소년 미디어 대전>을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