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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미디어 리터러시와 비판적 사고 #2

  미디어 메시지가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미디어의 핵심개념이다. 이에 우리는 ‘누가 의도적으로 만들었는가?’, ‘그 저자는 믿을 만 한가?’ 등의 세부 질문을 던져보며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황치성(한국언론진흥재단 전문위원, 언론학 박사)


신문 기사, TV 프로그램, 비디오 게임, 만화책 등과 같은 미디어 텍스트는 우연히 혹은 자연스럽게 생성된 것이 아니다. 빌딩이나 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특별한 목적을 위해 정밀하게 설계된 도면에 따라 만드는 것처럼 미디어 텍스트 역시 누군가가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진실처럼 보이는 뉴스조차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늘 유의해야 한다. 


미디어 메시지에 대한 비판적 사고는 ‘누가 그것을 만들었는가?’라는 핵심질문으로 시작하고 세부 질문을 이어간다.


* <핵심개념 1> 모든 미디어 메시지는 구성된다.

 <핵심질문 1> 누가 이 메시지를 만들었는가?


‘누가 이 메시지를 만들었는가?’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제기할 수 있는 세부질문은 ‘저자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가?’이다. 저자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거나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정확성이나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텍스트이다.


저자가 누구인가?

그런데 문제는 미디어 텍스트는 ‘누군가로 가장하거나 위장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문이나 인터넷 신문에 나오는 기사형 광고다. 신문 기사는 일반적으로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이 바이라인 형태로 기사 말미에 제시된다. 그러나 기사형 광고는 기사의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누가 그것을 썼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숨어있는 주체가 지면을 사서 의뢰한 홍보성 글이기 때문이다.



둘 다 신문 기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왼쪽 기사는 기자 이름이 나와 있고 기사 내용도 비교적 사실 중심이며 객관적인 근거를 활용하고 있다. 반면에 오른쪽 기사는 누가 썼는지 나타나 있지 않고, 기사 내용도 사실보다 의견 중심으로 되어 있다. 물론 기사에도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그에 따른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저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해도 <핵심질문 1>과 관련된 세부 질문은 계속 이어진다.


*  저자는 믿을 만 한가? 

*  이 저자가 속한 단체나 기관은 공정한 혹은 중립적인 기관인가?

*  얼마나 많은 사람이 메시지를 만들었는가? 

*  그 사람들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


같은 내용이 매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

<핵심질문 1>과 관련하여 제기할 수 있는 중요한 세부질문 중의 하나는 ‘같은 내용이 매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이다. 같은 사건을 다룬 기사라도 신문사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2017년 7월 2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2018년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결정하자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7월 25일 자에 각기 다른 사설을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최저임금 충격, 한국경제가 견뎌낼 수 있나>라는 제목 아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한국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았다. 반면, 한겨레는 <최저임금 7,530원, 후속대책이 관건이다>라는 제목 아래 대책의 치밀한 시행과 아울러 최저임금을 1만 원대까지 올릴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 기획을 당부했다.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 전혀 다른 시각의 사설이 게재된 것은 그 메시지를 제작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같은 메시지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같은 내용을 주제로 한 뉴스라도 매체가 신문인가, TV 뉴스인가 아니면 블로그인가에 따라 기사는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이 사례는 올빼미버스 신설 및 증차에 관해 같은 내용을 다루지만, 매체 유형에 따라 기사의 내용도 달라지는 것을 보여준다. 먼저 블로그 포스팅 내용은 서울시에서 작성한 것으로 사실과 의견을 적절히 혼합하고 있다. 또 블로그라는 매체의 특성을 잘 살려 친근감 있는 일상의 대화체를 사용해 네티즌의 반응을 유도하고 있다. TV 뉴스는 사실 중심의 내용을 전달하고 있지만, 주요 내용을 영상화면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텍스트 분량이 신문 기사에 비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신문 기사는 5W1H 원칙을 적용한 전형적인 스트레이트 기사로 TV 뉴스보다 정보성 내용이 많다는 특징을 보인다.


<핵심개념 1>과 관련하여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점은 미디어 텍스트는 여러 가지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미디어 메시지에 포함된 구성요소들도 저자의 일부라는 의미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이어 제기할 수 있다.


*  신문의 1면과 TV 뉴스의 화면은 어떤 구성요소들로 되어 있는가?

   - 헤드라인, 사진, 그래픽, 자막, 메인 앵커 등

*  어떤 신문은 다른 신문에 비해 1면에 더 많은 사진과 컬러풀한 요소들을 사용하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 각기 다른 기사 구성물(컬러, 그림)들이 다양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때문에

*  이 메시지는 어떤 유형의 텍스트인가? 영화인가? 드라마인가? 다큐멘터리인가?

*  같은 콘텐츠가 저자에 따라 혹은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가?


이러한 구성요소는 저자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고 독자, 시청자 혹은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저자의 특성에 맞춰 구성한 것이다.


나는 무엇을 제작하고 있는가?

비판적 사고의 첫 단계인 <핵심개념 1>은 메시지를 분석할 때뿐만 아니라 메시지를 제작할 때도 적용된다. 다만 이에 따른 핵심질문은 ‘나는 무엇을 제작하고 있는가?’로 바뀐다. 역시 다음과 같은 세부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나는 어떤 내용의 메시지를 만들고 있는가?

* 나의 메시지를 만드는 데 사용한 자료나 인용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가?

* 나는 메시지를 만들면서 저작권, 상표 또는 기타 지적 재산권을 존중했는가?

* 나는 나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매체를 알고 있는가?

* 나는 어떤 구성요소를 사용하고 있는가? 그 구성요소는 독창성이 있는가?


메시지를 제작할 때 이러한 세부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보는 것은 비판적 사고 능력을 내면화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독창적이고 윤리적인 면을 고려한 글쓰기를 하는데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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