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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모비딕 <뉴스 리터러시: 세.젤.퀴(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 제작기

한국언론진흥재단과 SBS 모비딕이 함께한 <뉴스 리터러시: 세.젤.퀴(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가 지난 10월 11일, 18일, 25일 총 3회에 걸쳐 방영되었다. ‘서바이벌 퀴즈’ 포맷을 활용하여 뉴스 리터러시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알리기 위해 제작된 SBS 모비딕 <뉴스 리터러시: 세.젤.퀴(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의 제작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박지은 (SBS 모비딕 작가)


지난 8월 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즈음 SBS 모비딕으로부터 긴급 호출을 받고 도착했다. 목동 SBS 사옥 13층에는 SBS 모비딕 <뉴스 리터러시: 세.젤.퀴(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퀴즈)> 회의실이 마련돼 있었다. 앞으로 함께 할 제작진의 공간이었다. 회의에 앞서 담당 PD로부터 “시사 아이템이라 좀 어렵긴 한데, 박 작가가 예능으로 구성해 봐요”라는 전화를 받고 난 터라 엄청난 부담감이 느껴졌다. 늦은 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눈을 감은 채 몇 번을 뒤척거렸으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온갖 걱정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 망했다. 괜히 한다고 했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유튜브에서 흘러나온 블랙핑크 노래가 귀에 꽂혔다. 마지막처럼, 마-마-마지막처럼 내일 따윈 없는 것처럼♪. ‘그래, 마지막인 것처럼 해보자’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뉴스 리터러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퀴즈> 출연진. 왼쪽부터 조정식 SBS 아나운서, 래퍼 딘딘, 가수 샤넌, 장예원 아나운서, 배성재 아나운서 <사진 출처: 필자 제공>



'뉴스 리터러시' 제대로 알려주기
녹화를 한 달가량 앞두고,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대본을 쓸 때 참고할 자료를 전달받았다. 초‧중‧고교생들에게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할 목적으로 재단에서 제작‧발행한 교사용 책자였다. 얼핏 봐도 꽤 두꺼운 책자이긴 했지만 그림도 있고, 글자가 큼직큼직해서 어려워 봤자 얼마나 어렵겠냐는 생각으로 며칠을 책상 아래에 방치(?) 아닌 방치를 해놓았다. 며칠 후, 구성 회의를 하자는 담당 PD의 연락을 받고 그제야 자료를 열어보았다. 갑자기 목덜미가 뻐근해졌다. ‘뉴스 리터러시가 이렇게 어려운 거였어?’ 순간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큰일 날(?)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날 밤부터 이틀을 꼬박 새워 자료를 숙지했다. 회의에 참석할 만큼 나름의 공부가 된 후에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10~20
대를 대상으로 한 예능으로 풀어야 해. 교양 프로그램이 아니니까. 뉴스 리터러시가 어려우면 시청자들은 안 봐” 담당 PD의 말에 “맞아, 쉽게 해야지”라고 대답하기는 했지만, 쉽사리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었다. “얼마나 쉽게 할 건데? 자신 있어? 재밌게 만들어서 조회 수 많이 나오면 한턱낸다!"라는 농담이 이어졌다. 모바일 방송의 특성상 한 번 콘텐츠가 업로드되면 계속해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 이제껏 시청자들이 어렵게 느껴온 ‘뉴스 리터러시’를 제대로 소개해주고 싶었다. 물론 ‘한턱을 반드시 얻어먹어야지!’라는 비장한(?) 각오도 한몫했다.

쉽고 재미있는 뉴스 리터러시
8월 29일 오전 11시, 광화문에 있는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방문했다. 녹화에 앞서 조금 더 많은 자료도 받고, 궁금한 점을 묻기 위해서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담당자와 마주 앉은 순간, 나의 펜은 노트 위에서 빛과 같은 속도로 움직였다. 순식간에 프로그램과 관련된 귀한 자료가 쏟아져 나왔다. 왜 이걸 몰랐을까? 그제야 막힌 속이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와! 진작 같이 회의를 할걸 그랬어요. 뉴스 리터러시, 진짜 재밌네요!” 나와 담당 PD는 밝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렇게 같이 회의를 하니 너무 좋아요. 뉴스 리터러시를 잘 알릴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담당자 역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본격적인 구성 회의에 접어들었다. 일단 출근하면 퇴근은 언제 할지 모르는 회의가 연일 계속되었다.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눈에 띈 건 이미 확보된 출연자 명단이었다. 배성재, 장예원, 조정식 총 세 명의 SBS 간판 아나운서.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과 지지고, 볶고, 넘어지고, 망가지며 예능‧오락 프로그램을 다수해왔던 나로서는 세 명의 아나운서가 사실 딱히(?) 반갑지 않았다. 물론 지적이고, 말 잘하고, 멋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소위 ‘예능 선수(?)’로 불리는 연예인들이 아닌, 바른 생활(?)의 표본인 아나운서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다소 버거운 일이다. ‘배성재 아나운서로 어떻게 재밌게 하지? 배 아나운서가 웃겨줄까? 스포츠 전문 캐스터인데?’ 회의실 벽에 아나운서 세 명의 사진을 붙여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 담당 PD가 ‘10~20대 타깃으로 라디오 DJ를 해온 배성재 아나운서를 믿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의 선택이 탁월하기를 바라며. 끝날 줄 모르는 회의에, 잠깐 식사를 하러 근처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막 주문을 마쳤을 무렵 새로운 의견이 떠올랐다. “요즘 맛있는 음식 먹는 프로그램이 정말 많아. 우리도 할까? 퀴즈를 풀고 음식을 먹는 건 어때?” 나의 말에 담당 PD는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이렇게 빨리 구성이 정해지다니. 아직 음식이 나오기도 전이었다. 역시 배가 고프니까 뭐라도 나오나 싶어서 한참을 웃었다. <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로 밑그림이 그려지고, 구체적으로 구성을 해보라는 CP의 지시가 내려왔다. 추가 출연자 섭외가 시작됐다. 퀴즈를 풀기엔 세 명의 아나운서로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추가로 연예인을 섭외해 팀 대결을 하고, 정답을 맞힌 팀만 음식을 먹게 하는 나름 ‘서바이벌 퀴즈’ 포맷으로 결정이 났다. 하지만 연예인의 섭외는 쉽지 않았다. 본 프로그램의 콘셉트에도 맞아야 하고, 모바일 콘텐츠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에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호감 있는 연예인이어야 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문제는 스케줄이었다. 녹화 날에 연예인이 출연을 못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퀴즈를 풀고 음식을 먹는 ‘서바이벌 퀴즈’ 프로그램의 구성으로 뉴스 리터러시를 보다 재미있게 시청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쉽지 않은 섭외 끝에, 래퍼 딘딘과 영국 출신 가수 샤넌이 아나운서 세 명과 함께 본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결정됐다. 딘딘의 경우 필자와 몇 달 전 JTBC에서 여행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했기에 친분이 있었고, 20대이며 캐릭터를 잘 파악하고 있는 바, 믿음이 있었다. 샤넌 역시 10~20대 타깃에 어울리는 20대였고, SBS 모비딕 프로그램 출연 경험이 있어 모바일 프로그램의 성격에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미팅이 결정되고, 우리는 출연자 전원에게 뉴스 리터러시가 뭔지 알게 해야 했다. 자료를 만들고, 특별 브리핑을 하며 쉽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문제는 브리핑 이후 질의응답이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한다고 했지만, 세 명의 아나운서와 딘딘, 그리고 샤넌은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울렁증이 생겨요”, “뉴스 리터러시가 뭔데요?”, “이거 예능이 아니라 시사예요?” 이대로라면, 녹화 당일 모두가 멍하게 있을 게 뻔했다. “쉬웠으면 좋겠어요. 좋은 주제 같으니까요. 제작진이나 출연자들만큼이나 시청자들도 궁금해할 거 같거든요” 장예원 아나운서가 미팅이 거의 마무리될 즈음 같이 걱정해주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문제를 내는 것이 제일 큰 숙제였다.


어디서든 볼 수 있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프로그램
‘문제를 맞히면 맛있는 음식으로 보상을 해준다’는 전체 구성의 틀을 잡고 필자는 본격 대본 작업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다. 3일 동안의 밤샘 작업이 끝나고 대본 회의가 시작됐다. 다행히 재밌는 포인트를 추가해서 넣는 정도의 수정을 거쳐 대본이 완성되었다. 드디어 녹화가 단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본 작업을 하며 수차례 분노를 느꼈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뉴스에 사실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장치나 필터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가 출처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유통되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과연 뉴스가 ‘팩트’인지 확인하고 받아들이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대본을 완성하고 나서는 뭔가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다. ‘이 프로그램을 꼭 많은 사람이 보게 해서 뉴스 리터러시를 보는 눈을 키워나가게 해야겠다’고 말이다. 요즘은 모바일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다. 최근에는 특히 TV보다 휴대폰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우리 주변에서도 TV를 보지 않는 사람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모바일 프로그램은 어디서든, 누구든 볼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찾은 동네 식당, 지하철 안, 광화문 근처 분위기 좋은 카페 등. 어딜 가든 휴대폰과 컴퓨터만 있으면 볼 수 있다. 

수년 동안 많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했지만, 오랜만에, 그것도 최근 트렌드인 모바일 콘텐츠를 하게 돼서인지 기대가 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녹화 하루 전, 설렘 탓인지 긴장 탓인지 알 수 없었지만,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녹화 당일, 프로그램 촬영장에는 수십 명의 관찰자가 와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관객들 이었다. 본 프로그램의 관계자는 물론, 다른 프로그램의 제작진까지 관심이 상당해 보였다. 


끝이 아닌 시작

9월 12일 오전에 시작된 녹화는 스트레이트로 진행되어 빠른 속도로 마쳤다. 커다란 사고도 없었고, NG도 없었으며 출연자들 또한 즐겁게 녹화에 참여했다. 사실 한 달 가량의 짧다면 짧은 기획 기간을 거쳐 하나의 프로그램을 새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브랜디드 콘텐츠[각주:1]는 더욱더 어렵다. 어떻게 하면 부자연스럽지 않게, 시청자의 공감대를 끌어내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뉴스 리터러시: 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는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즐겁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굿 바이 말고, 씨 유 어게인” 얼마 전 종영된 화제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속 대사다. 만약 이 명대사를 녹화 날 알고 있었더라면 딱,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10월 11일, SBS 모비딕을 통해 <뉴스 리터러시:세.젤.퀴(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가 첫 방송을 했다. 이제 시작되었다. 시청자들이 어떤 피드백을 줄지는 그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그것과 별개로 지난 몇 달간의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SBS 모비딕<뉴스 리터러시: 세.젤.퀴(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 제작은 행복한 작업이었음이 분명하다. 아마, 이게 시작일 것이다. 뉴스 리터러시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니 “굿바이 말고, 씨 유 어게인”이라고 해두자.




<뉴스 리터러시: 세.젤.퀴(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 영상 총 3편은 10월 11일(목)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순차적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방영됐다. 영상은 <미디어 리터러시> 채널은 물론 

제작을 함께한 SBS 모비딕 채널과 SBS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볼 수 있다.


1화 <뉴스용어 맞추기>

2화 <허위정보 분별하기>

3화 <댓글 공방>










  1. 다양한 문화적 요소와 브랜드 광고 콘텐츠의 결합으로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브랜드 메시지를 녹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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