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기사, 보물로 바꾸는 레시피가 있다?

2012. 9. 3. 09:46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헐, 엄마는 계란 노른자가 담배 피우는 것보다 나쁘다는 데 계란말이를 한 거야?”


딸아이가 아침 밥상에 올린 계란말이를 보며 핀잔을 합니다. 저 역시 딸아이 표현대로 ‘헐’입니다. 아니 여태까지 잘 먹던 계란 노른자가 이제 담배 피우는 것보다 나쁘다니... 정말 헐!!!! 결국 아침상에 오른 계란말이를 찜찜한 채로 혼자 먹어 치우고 부랴부랴 인터넷을 켜서 기사 검색을 합니다. 기사 검색을 하면서도 헐!!입니다.


기사의 내용인 즉 캐나다 대학 연구팀이 60세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계란 노른자를 먹는 것이 담배 흡연만큼이나 동맥 경화증의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글들 중에는 계란은 완전식품이니 어린 아이들에겐 꼭 섭취를 시켜야 하며 단 모든 음식이 그렇듯 과잉 섭취는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계란에 들어 있는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라는 것인지??? 그래서 나름 내린 결론은 과잉 섭취는 하지 말고, 적절히 먹자였습니다.






다음 날 재미있게도 아침 뉴스에 계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리 딸아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사의 제목만을 보고 계란을 먹지 않아 문제가 된 모양입니다. 역시나 추측대로 갑자기 사람들이 계란을 먹지 않아 축산업에 있는 사람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뉴스의 내용은 특정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경우 성인이 섭취해도 무방하며, 성장기인 아이들에게는 필요한 영양분이니 반드시 섭취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아침상의 계란말이사건(?)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사의 제목만을 보고 지레짐작으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 ‘***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 ‘가수 **, 방송 도중 선배에게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소리쳐...’ 소위 말하는 낚는 기사들입니다. 호기심 가득한 마음에 클릭을 해 보지만 역시나 십중팔구는 허탈감과 함께 짜증이 납니다.


또, 기사를 보면 온통 불안감을 증폭 시키는 어두운 기사들이 가득 합니다. 집도 사면 안 될 것 같고, 거리도 함부로 걸어 다니면 안 될 것 같고....


사실 신문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일들을 알리기 위한 유용한 정보 전달 매체입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애물단지가 된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제 신문을 읽지 말아야 할까요?


쇼펜하우어는 독서에 대해 많은 독설을 남긴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독서는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떠넘기는 행위라고 합니다. 결국 생각하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은 타인의 머리를 빌려 생각하려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턱대고 무엇인가를 읽는 행위가 매우 유용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읽는 행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읽기, 판단하며 읽기, 비판적으로 읽기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시 애물단지가 돼버린 신문 이야기를 돌아오면 이제 읽느냐, 읽지 않느냐를 고민하는 것보다 어떻게 읽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어떻게 읽을까? 딸아이처럼 제목만 보고 과감하게 실천까지 해 버릴 것인지 낚이는 기사일거라고 기사를 읽지 않을 것인지 부정적인 기사들로 도배가 되어 있으니 눈을 감아 버릴 것인지...







그래서 맛있는 레시피를 드릴까 합니다. 물론 일명 ‘함께 읽기 레시피’는 어쩌면 오늘 아침에도 맛보셨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함께 읽기 레시피


재료: 눈에 띄는 기사나 유용한 기사, 함께 공유하고 싶은 기사를 읽거나 스크랩해 준비.

1. 가족들이 자주 모이는 곳 즉 식탁이나 거실에 붙여 둔다.

2. 가족들에게 기사의 내용을 구수하게 맛보여 준다.

3. 가족들과 함께 기사의 내용을 맛있는 대화로 나눈다.

4. 정신의 허기질 때를 대비해 추억저장고에 잘 보관 해 둔다.




어떠신가요? 이렇게 함께 나누며, 다양한 과점에서 이야기 나누다 보면 계란말이를 아침상에서 퇴출시킬 일은 없지 않을까요? 정보화 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정말이지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 이제는 쓰레기 정보가 문제라고 합니다. 예전엔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정보를 선별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정보를 자신에게 필요하게, 제대로 비판적으로 수용해 유용한 정보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시 나름의 정보 처리능력 레시피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오늘도 맛있는 레시피로 한 꼭지 읽으시지요?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