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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필요한 재난보도 원칙은?



지난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났을 때, 초기 보도가 오보로 밝혀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한국 언론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게 했죠. 거기에 간신히 목숨을 구한 세월호의 생존자나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거친 취재들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피해자 가족들은 국내 언론 취재를 거부하고, 외국 언론만 상대했죠. 이 같은 내국인의 국내 언론에 대한 불신은 민주화 이후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이라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재난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한국 언론사들의 시스템이 어떻게 개선되는 것이 필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출처_ 경향신문 2014. 4. 16.




재난보도는 ‘특정한 시점에 발생되어 특정지역에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를 초래하는 자연적 재해 또는 인위적 재해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의 활동’입니다. 이렇게 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하나입니다. 바로 ‘사람’인데요. 그래서 사람을 만나서 직접 취재하는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재난이 발생한 초기에는 무엇보다 사실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재난이 어느 정도 수습이 되어 갈 때는 재난의 원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 상황에 대한 재정리가 요구됩니다. 그리고 재난에 대한 사회 안전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재난을 수습하는 동안에는 비슷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제도적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여론 형성을 유도해야 합니다. 



출처_flickr by FaceMePLS



세계적인 뉴스 통신사들의 재난보도 담당기자들이 중시하는 3가지를 언급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첫 번째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대한 사실적인 보도와 구조, 의료, 정부나 관계기관의 대책 등을 중시합니다. 이것들은 재난보도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뉴스가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가 되었는지를 중시했습니다. 재난 보도의 특성상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많기 때문에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내용이라도 보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분석을 담아서 보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로 앞에서 이루어진 인식을 바탕으로 탐문이나 목격자의 증언과 증거를 활용하고 실종자와 피해자를 보도하는 등 현장감이 있는 보도를 중시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 이후에 진도를 찾아 취재에 열을 올린 대다수의 기자들도 앞에서 얘기한 연구의 내용을 중시하면서 취재를 했습니다. 그랬지만, 크게 엇갈리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저널리즘에 대한 근본적인 윤리의식의 약화와 엉성한 재난 취재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얼마나 취재 했는가’와 ‘어떻게 보도 했는가’에서 차이가 난 것입니다.



출처_ flickr by Ulisse Albiati




재난과 관련한 뉴스 제작의 핵심은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자와 취재기자의 기사를 컨트롤하는 데스크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현장 취재기자의 바람직한 역할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전문기자협회(SPJ: Society of Professional Journalists)’가 1996년에 제정한 윤리헌장은 가장 먼저 “진실을 탐구하고 그것을 보도해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사고 현장이나 구조 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해야 하며 사고 현장을 과도하게 보도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출처_ 서울신문 2014. 4. 16.



둘째, 보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SPJ윤리헌장은 “정보를 모으고 보도하는 것이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불편하게 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만 한다. 뉴스의 추적은 불손함에 대한 면허장이 아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셋째, 재난 현장에서 기자 스스로 위험을 초래해서는 안 됩니다. 특종을 향한 소영웅주의에 함몰돼 자신의 안전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결코 미화될 수 없는 일입니다. 재난보도 취재를 떠날 때는 안전을 위해 필요한 비상 물품들과 비상식량 등을 꼭 챙겨서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야 합니다. 



출처_ flickr by U.S. Geological Survey 



넷째, 작성한 기사에 대한 냉철한 자기 점검을 해야 합니다. SPJ 윤리헌장은 “공식적으로 비난하기로 정하기 전에 범죄적 의혹을 명명 하는데 사려분별이 있어야만 한다”면서 “범죄적 의혹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공중이 정보를 받을 권리 간에 균형을 맞춰야만 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수했을 경우 잘못을 인정하고 그 실수를 즉각 정정해야 합니다. 뉴스 미디어에 대해 불평의 목소리를 내는 많은 사람을 북돋아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정확한 기사를 쓰는 것만큼이나 실수를 인정하고 정정하는 것은 정보원과 공중의 신뢰를 쌓을 수 있습니다. 



출처_flickr by Feliciano Guimarães




다음으로, 재난 현장의 취재기자를 통솔하는 데스크의 바람직한 역할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재난보도 현장의 사정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서는 데스크에 의한 기사내용의 가감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또 현장에서 취재된 기사를 데스크에서 작성할 때 현장기자의 증언이나 의견을 반드시 거치도록 해야 합니다. 데스크가 입수한 정보와 현장에서 취재기자가 보내온 정보가 서로 다를 경우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말고 진실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둘째, 재난 현장 취재기자와 협의해 뉴스의 분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뉴스룸에서 일방적으로 분량을 결정하고 이를 채워 넣으라는 식의 하향식 취재 지시는 질이 낮은 뉴스를 생산하거나, 진전이 없는 유사한 내용의 반복을 가져와 이용자들의 뉴스에 대한 가치를 하락시킵니다.


셋째, 편집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합니다. 재난 현장의 자극적이고 비참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금지돼야 하죠. 희생자나 부상자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은 이들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깊은 인식을 가지고 데스크는 기사를 게이트키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재난보도에서 바람직한 기자의 역할과 데스크의 역할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재난보도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재난 전문기자를 육성하고 재난보도를 전담하는 전문팀이 상설화 돼있어야 합니다. 국내 언론인들은 재난 전문기자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나, 재난 취재 현장은 열악하기 때문에 뉴스룸의 기자들 가운데 이를 지원할 사람이 없어 재난보도 전문팀의 상설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우리나라언론 현장의 대체적 의견입니다.


재난보도 전문팀의 상설화가 아직 시기상조라면 아쉬운 대로 차선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난 보도 전무교육을 전체 기자가 받도록 하는 것이죠. 국내외를 막론하고 재난사고의 발생이 늘어나고 대규모화 되고 있는 현실에서 재난사고를 취재하는 일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처_ flickr by Crowd Exp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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