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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끌레미의 ‘2017 언론 주간’ 들여다보기

프랑스의 교육부 산하 미디어교육 기관인 ‘끌레미(CLEMI)’는 매년 유·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언론 주간을 열고 있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판단 능력을 키우고, 뉴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며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서이다. 올해 열린 언론 주간에서는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 집중 논의하였다.



진민정(저널리즘학연구소 연구이사)


‘학교에서의 언론과 미디어 주간(la Semaine de la Presse et des Médias dans l’École), 이하 언론 주간‘은 프랑스의 국립미디어센터, 끌레미(CLEMI)[각주:1]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다.


정부의 지원으로 1989년부터 매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언론 주간의 목적은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학생들이 미디어 시스템을 이해하고,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판단 능력을 키우고, 뉴스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자극하며,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매년 3월에 개최되는 이 행사는 2017년을 기준으로 28회가 진행되었는데, 지난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시행되었던 언론 주간의 테마는 ‘정보는 어디에서 오는가?(D’où vient l’info?)’였다.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정보 중에서 선전, 조작, 음모론에 해당하는 정보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정보의 신뢰도가 디지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자 올해는 이러한 주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2017년 언론 주간의 테마, '정보는 어디에서 오는가?'


음모론, 가짜뉴스 때문에 관심 급증

올해 언론 주간에 등록한 학교는 1만7천 개에 달했는데, 특히 이번 해에는 언론 주간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뜨거웠다. 끌레미와 연계하여 교육자료를 발행하고 있는 카노페(Canopé)의 대표 장-마크 메리오(Jean-Marc Merriaux)는 “언론 주간에 참여하겠다는 요구가 올해처럼 빗발쳤던 적이 없다. 2015년 파리 테러 사건 이후 언론주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SNS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 예컨대 음모론, 가짜뉴스 등의 확산으로 인해 올해는 평소보다 그 관심이 열배 이상 급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끌레미는 올해의 미디어교육 테마를 위해 ‘정보의 출처’, ‘정보ㆍ광고ㆍ선전의 구분’, ‘팩트체킹’, ‘미디어 집중 현상’ 등 5개의 주제로 구성된 교육 자료를 교사들에게 배포하고, 학생들의 비판적인 뉴스 읽기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매뉴얼을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이 뉴스 정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달되는지를 이해하고, 특히 정보원의 신빙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아울러 학생들이 디지털 뉴스를 어떻게 접근해야할 것인지를 가정에서도 교육할 수 있도록 조언과 교육 방법이 담긴 93페이지 분량의 자료[각주:2]를 학부모들에게 3만 부 가량 배포했다. 


다양한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동참

언론 주간 동안 언론사 및 관련 기관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생들은 무료로 신문과 잡지를 제공받으며, 저널리스트들을 만나고 뉴스제작을 경험한다.


올해 언론 주간에는 1,850개 가량의 온·오프라인 매체가 파트너로 참여했다. 예를 들어, AFP는 3월 한 달 동안 AFP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교사들은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아랍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 된 멀티미디어 콘텐츠(사진, 동영상, 인포그래픽 등)를 다운로드하거나 인쇄할 수 있으며 취재 뒷얘기를 들려주는 AFP 저널리스트들의 블로그 역시 접근 가능하다.


미디어비평 전문 언론인 아레 쉬르 이마쥬(Arrêt Sur Image)는 교실에서 미디어 비평과 관련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미디어 분석과 성찰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했다.


르몽드는 모든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아카이브에 대한 접근도 허용했다. 또한 르몽드가 특별히 마련한 팩트체킹 서비스인 데코덱스(Décodex)는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각 테마별 교육 자료를 모아 교사와 일반인들을 위한 ‘디지털 뉴스 읽기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테마는 SNS에서 정보를 공유하기 전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는 방법, 정보제공자가 신뢰할만한 사이트인지를 판단하는 방법. SNS에서 유통되는 루머의 검증 방법, 여론조사 읽는 방법, 음모론을 제기하는 동영상을 탐지하는 방법 등이다.


르몽드의 디지털 뉴스 읽기 매뉴얼(클릭 시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원문의 내용은 7월 중 원문을 발췌, 번역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대표적인 지역 일간지인 우에스트 프랑스(Ouest-France) 역시 교사들에게 자사 뉴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와 더불어 교사들의 교육적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테마별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용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언론 주간에 이 일간지가 선보인 교육용 자료의 테마는 ‘소셜네트워크’였다. 이 외에도 프랑스 텔레비지옹(France Télévisions), 다큐멘터리 전문 매체 앵떼그랄(Intégrales) 등 다양한 언론사들이 미디어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무료로 웹사이트에 제공했고, 종이 매체들은 100만 부의 신문과 시사 잡지를 제공했다.


언론사 이외의 기관들 역시 참여했다. 예를 들어, 국제앰네스티는 학생들이 표현의 자유, 아동의 권리, 인종차별, 고문, 사형, 이민문제 등 인권과 관련된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용 자료를 제작해 배포했다. 또한 프랑스 국립도서관 BnF(Bibliothéque nationale de France)는 언론의 역사에 관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BnF는 그 취지를 정보 취급, 정보원의 신빙성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언론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긴 역사를 가진 언론의 발자취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퐁피두 센터는 예술과 문화 분야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논쟁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멀티미디어 형태의 다양한 자료들을 학생과 교사들에게 제공했다.


BnF 언론의 역사 전시회 ‘가제트에서 인터넷까지’ 홈페이지


언론사들, 미디어교육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언론 주간에 앞서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열렸던 제10회 저널리즘 총회[각주:3] 역시 올해는 3일 중 하루를 미디어교육에 할애했다. 학교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미디어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 토론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토론 내내 디지털 시대에는 정보가 어떻게 생산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인터넷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형성하기 위한 도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아울러 언론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미디어교육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저널리즘 총회가 해마다 수여하는 미디어교육상 시상식에서 시상을 맡은 프랑스 엥테르(inter)의 저널리스트인 엠마뉘엘 다비에(Emmanuelle Daviet)는 모든 편집국이 뉴스 교육을 담당하는 팀을 마련할 것을, 그것이 힘들다면 몇몇 언론사들이 협력하여 함께 뉴스 교육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한 미디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뉴스의 해독이 민주주의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기에 이제 미디어교육은 정치적 행위이며 동시에 프랑스 교육 미션의 주요 부분을 채우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미디어교육은 청소년과 아동에게 자신들이 자라나는 사회의 좌표를 알려주고,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핵심 지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면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은 사람은 시민이 되고, 그러지 못한 사람은 권력에 지배당하게 된다.”는 알프레드 소비(Alfred Sauvy)의 명언을 덧붙였다.



참고)

Clemi, http://www.clemi.fr/Assises du journalisme et de l’information,

http://www.journalisme.com/les-assises-presentation/edition-2017

Decodex, http://www.lemonde.fr/verification/

Semain de la presse à l’école: “Le décryptage de l’actualité est devenu un démocratique, La Croix, http://www.la-croix.com/Famille/Education/Eduquer-medias-lecole-dela-2017-03-20-1200833193




  1. 끌레미(CLEMI, Le Centre pour l’éducation aux médias et à l’information)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학교의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을 실시하는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1983년 미디어 교육 전문가인 자크 고네(Jacques Gonnet)에 의해 설립되었다. 끌레미의 활동은 미디어 교사 양성, '학교 언론 주간' 행사 운영, 학교 신문 제작 지원, 미디어 교육자료 생산 등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본문으로]
  2. 클릭 시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원문의 내용은 7월 중 원문을 발췌, 번역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본문으로]
  3. 저널리즘 총회는 저널리즘과 그 실천, 저널리즘이 봉착한 다양한 문제들에 관한 토론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2008년 5월 시작된 행사다. 해마다 주요 언론사, 미디어 연구자, 14개의 저널리즘 스쿨 관계자 등을 비롯하여 8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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