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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이 추천하는 4가지 독서법은?



요즘은 ‘정보의 홍수’라는 말 대신 ‘정보의 쓰나미’라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로 헤아릴 수 없는 뉴스와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9시 뉴스와 석간신문 등 제한된 경로를 통해 하루간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했다면, 요즘은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속보를 접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늘어났지만, 이 중에서 개인이나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알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나란히 뜬 ‘MC몽 발치사건’과 ‘물가대란’ 기사를 보며 사람들은 어떤 정보가 더 가치있다고 생각할까요? 똑같은 비중으로 배열된 제목을 보며 사람들은 뉴스의 중요도를 판단하는데 있어 혼란을 겪게 되는데요. 이는 올바른 읽기 훈련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한 정보에 노출된 결과입니다.

최근 읽기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명사들이 읽기를 자신의 성공비결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올바르게 읽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리더(Leader)가 말하는 리더(Reader). 지난 4월 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리더스 콘서트> 첫 번째 강연자,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을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올바른 읽기 습관 갖추려면 종이 신문 읽어야


박경철 원장은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라는 논어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는데요. 무엇을 시작함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태도와 자세를 갖추는 것, 즉 애티튜드(attitude, 태도)를 정립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정보의 경중(輕重)을 가리기 힘든 사회 혼란스러운 사회라고 했는데요. 이는 정보의 질과 비중에 관계 없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병렬적으로 배치되는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박경철 원장은 그래서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노출되는 뉴스는 잘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양극화문제, 리비아 사태, 신정아의 폭로나 MC몽의 어금니 발치 등 경중을 가리지 않고 뒤섞인 정보는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구분을 힘들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비판적으로 읽는 습관’을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읽기 훈련이 덜 된 일반인이 정보의 경중을 가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박원장은 종이 신문 읽기를 권했는데요. 종이 신문은 정보의 중요도를 고려한 ‘편집’이 가미되어 있어 지면 영역을 통해 어떤 뉴스가 더욱 중요한지, 꼭 읽어야 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사안에 대해 생각하고 그 이면을 통찰해보는 ‘비판적 읽기 능력’을 기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그런 능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신문에 의존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말입니다.


통찰하는 시각을 기르기 위해 인식의 범위를 넓혀

오늘날 시골의사라는 필명을 통해 경제평론가, 방송인, 강연자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박경철 원장이지만 학창시절에는 그다지 잘하는 것도 없고 주목받지도 못한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건 온전히 ‘읽기 습관’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놀러간 친구의 방이 위인전, 동화책, 백과사전 등 빼곡하게 책으로 둘러싸인 것을 보고는 그는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결핍’을 느꼈고, 이것이 평생에 걸쳐 책과 독서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꾸준한 독서를 통해 그가 느낀 점은 삶의 가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이 아니라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본인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었다고 하는데요. 대학시절 친구의 집에서 우연히 읽게 된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고 난 후 벼락을 맞은 것과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박원장은 ‘미래사회는 지식이 권력이다’는 결론을 내렸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를 분석하고 알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본인이 앞장서서 행동하지는 못할지언정,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산업혁명 시기 면화의 수요를 예측하고 목장을 만든 영국 농부, 자동차의 대중화를 예상하고 석유 정제사업을 시작한 록펠러, 반도체가 개발되자 이를 응용한 PC를 만든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이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측하고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이렇게 현상의 이면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개인의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박원장은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인식 범위 안에서 현상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그 인식의 범위를 넓히는 첫 번째 과정으로써 신문읽기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박경철 원장이 추천하는 4가지 독서법



본 강의가 끝난 후, 청중들과 함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요. 다독가로 소문난 박경철 원장이기에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박원장은 크게 4가지 독서법을 권했는데요. 간독, 정독, 발췌독, 숙독(看讀, 精讀, 拔萃, 熟讀)이 그것입니다.

간독은 일단 책을 들었을 때 목차 등을 훑어보며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이 단계가 끝나면 이 책을 정독해서 제대로 읽을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발췌해서 읽을지 나눠지게 되는데요. 블루오션, 롱테일 경제학, 깨진 유리창의 법칙 등 트렌드나 용어에 대한 파악이 목적일 경우 발췌독만 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용에 대해 제대로 음미해 보아야 한다는 판단이 들면 정독을 해야 합니다.

이 모든 단계가 끝나면 반드시 숙독을 해야 하는데요. 숙독이란 말 그대로 독서를 마친 후 내용을 다시금 곱씹어 보는 단계로, 배운 내용에 대해 행동으로 옮기는 단계입니다. 서두에 말한 ‘학이불사즉망 學而不思則罔’ 즉,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인 셈이지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태블릿PC가 보급됨에 따라 사람들의 정보 인식은 인스턴트식 경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는 말이 어쩌면 요즘 시대에 가장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의 양은 많아졌지만, 이것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자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정보 이면의 가려진 속뜻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올바른 지식인의 자세라는 박경철 원장의 말은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읽기의 즐거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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