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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신문 기사와 영어 실력의 관계



양승진, 코리아헤럴드 기자·주니어헤럴드 에디터


[요약] 공부에는 끝이 없다고 합니다. 제대로 하려고 하면 영원히 해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영자신문 읽기를 본인이 영어를 잘할 때까지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영자신문은 영어 달인이 되고 나서 읽는 자료가 아니라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 가는 자료이자 도구입니다나는 영어를 잘 못 하니까 영자신문 읽기는 너무 이르다.”라고 생각하기 보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이제부터 영자신문을 읽고 활용해봐야지.”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영어와 영자신문의 관계는 어떨까요? 일단 영어로 작성된 기사이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관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국가에서는 언어적인 측면보다 글쓰기, 특히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최근에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이 보편화하면서 클릭이나 터치 한 번으로 원하는 기사를 영어로 읽기가 무척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영어라는 장벽 때문에 영자신문을 애초에 관심 밖의 대상으로 두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영어 실력과 영자신문 읽기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영자신문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습니다. 학교와 집을 오가면서 남들이 모두 본다는 영어 참고서와 교과서를 공부하고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영어학습 전부였습니다.

 

대학 영문과에 진학하고 본격적으로 영어로 읽기, 쓰기를 익힐 때 영자신문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겼지만,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당시 대학생들은 등교할 때 영어공부를 위해 신문가판대에서 코리아헤럴드를 사서 가지고 다녔습니다. 저도 사보았지만, 처음에는 너무 어려워 읽기가 막막했습니다.

 

 

#영어를 잘해야 영자신문을 볼 수 있다?

 

영어를 아주 잘하게 되면 영자신문을 사전 없이 술술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문제는 영어를 언제 잘하게 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영어를 해야 영자신문을 읽을 수 있는지 제대로 된 안내도 없었고 제 영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도 별로 없었습니다.

 

영어를 잘하게 된 뒤에야 영자신문을 읽겠다는 것은 마치 가장 최신의 전자제품을 무덤에 들어가기 직전에 사는 것과 같습니다. 영자신문은 지금 당장 읽기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처음에 읽으면 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 일단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옵니다. 게다가 내용도 어렵습니다.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던 정치, 경제 등의 전문적인 내용이 나오면서 버겁게 느껴집니다. 영어와 내용이 모두 어려워 이해도가 바닥을 칠 수밖에 없습니다.

 

우연히도 대학에서 영국대사관 소속 영어토론동아리 IGS (www.myigs.org)에 참여하면서 영자신문을 억지로라도 읽어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매주 시사 주제로 영어토론을 해야 하는데 주제에 대한 리서치를 영자신문을 통해서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인터넷에서 기사를 찾기 어려워서 학교 도서관 열람실에 가서 관련 기사를 종이신문에서 찾아 복사해서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르는 단어와 내용이 쏟아져 나와서 고생을 했는데 조금씩 그 어려움의 정도가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기사에 공통으로 잘 쓰이는 단어가 어느 정도 있었고 국내 신문 기사를 통해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경우 영어기사를 추측하면서 읽어나갔습니다.

 

 

#1년 사이클의 중요성

 

매주 이렇게 시사 주제에 대해서 관련 영어기사를 읽고 이를 기반으로 토론 하다 보니 금방 1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1년이 넘어간 순간부터 영자신문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 읽을만한 수준으로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1년간 꾸준히 영자신문을 통해 단어와 표현을 익힌 것이 물론 가장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바로 1년이 넘어가면서 토론의 주제가 반복되기 시작한 겁니다. 예를 들어 할로윈 기간에는 할로윈 주제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고, 선거철에는 선거가 토론 주제로 선정되는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게 시간의 주기에 따라서 비슷한 주제가 선정되니까 기존에 이미 공부했던 내용이 머리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다시 기사를 읽게 되니 난이도가 이전보다 낮게 느껴졌고 독해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2년 정도 계속 하니 주요 시사 주제는 모두 리서치를 해보았고 영어토론도 해서 주제마다 바로 영어로 답할 수 있는 저만의 의견도 축적되었습니다. 영어기사에 대한 두려움도 물론 사라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주제가 주기적으로 순환하면서 관련 기사를 찾고 표현을 공부하고, 이를 기반으로 남들과 영어토론을 하는 것은 입력과 출력을 동시에 하는 의미 있는 상호작용으로 매우 효율적인 외국어 학습법이었습니다.

 

 

#영자신문 이전에 국문신문

 

국내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은 내신, 즉 국내뉴스의 비중이 높습니다. 국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주요 이슈에 대한 사전 배경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대목이죠모두가 국내 시사 정보와 뉴스에 대한 지식이 넓고 깊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잘 모르거나 혹은 읽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일단 국문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찾아 충분히 읽고 생각한 뒤에 영자신문을 보면 모르는 표현을 추론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배경지식을 튼튼하게 쌓으면서 영자신문을 읽으면 영어와 한국어 대응표현을 많이 익혀서 전반적인 표현력이 좋아집니다.

 

처음부터 모르는 주제를 영어로 무작정 읽기보다는 영자신문에서 이미 본인이 잘 아는 주제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관심이 가는 영어기사인데 잘 모르는 주제라면 국문신문 기사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자신문 기자의 영어학습

 

대학을 졸업하면서 영자신문사에서 근무하게 되었을 처음에는 많이 불안했습니다. 대학 시절 나름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지만, 국내파라서 영어가 많이 부족하고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해외파 영자신문 기자의 경우 회화 기술이 필자보다 물론 앞서지만 기사 작성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는 원칙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원어민이라고 이런 부분을 모두 알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글쓰기는 오랜 훈련시간이 필요합니다. 원어민도 예외가 아닙니다. 여러분 주변에 보시면 대다수가 한국어가 모국어일 겁니다. 하지만 모국어가 한국어라고 해서 모두 소설가나 기자처럼 한글로 글을 매끄럽게 잘 쓰지는 못합니다. 글쓰기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되어 영어로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업무가 되기 때문에 경력이 쌓이면서 영문작성 능력은 좋아집니다. 매일 마감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영어로 기사를 쓰는 것은 힘겨운 일이지만 대신 영어로 빠르게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표현하는 능력은 조금씩 향상되죠.

 

하지만 수년의 경력이 쌓여도 역시 어렵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20년 정도 경력의 영자신문 기자는 쉽게 기사를 쓰지 않을까 상상했었는데, 제가 막상 20년 차에 도달한 지금에도 영어기사 쓰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20년 전보다 확실히 좋아졌지만, 저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영자신문 기자이지만, 아니 영자신문 기자이기 때문에, 매일 영어를 배웁니다. 영어로 된 신문, 잡지 등을 가리지 않고 많이 읽고 활용도가 높은 표현은 메모한 뒤 이후 기사에 활용해봅니다. 영어방송, 팟캐스트도 꾸준하게 듣고 영어책도 계속 읽습니다. 영어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계속 새로운 영어표현을 입력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통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흡수하고 기사에 나오는 내용도 이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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