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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이유, 여기에 있었네!

출처_ flcikr by Lidyanne Aquino



영어학습과 관련해서는 정설보다 확인되지 않는 방법이 더 많이 학습자에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각종 확인되지 않는 특수 비법이 난무하고 있지요. 영어공부에 관한 일종의 미신도 많습니다. 간혹 부모들에게 조기영어교육을 유도하면서 엉터리 이론을 논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납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결정적 시기 가설’ (Critical Period Hypothesis)입니다. 언어습득은 특정한 시기에만 가능하다는 이 가설을 잘못 이해할 경우 어린아이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영어에 대한 무력감을 계속 가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잘못된 개념을 갖지 않기 위해서 꼭 알아두어야 할 모국어 습득 기본 이론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응용언어학, TESOL분야를 정식으로 공부한 학생이나 교수, 전문가분들은 기초적인 개념이지만 일반 영어학습자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다수라고 알고 있습니다. 




언어학자들이 말한 바로는 보통의 어린아이는 4살 경에 모국어에 대한 기본적인 구조를 완전히 익히게 된다고 합니다. 영어공부를 10년 넘게 해도 기본적인 문법마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상황을 생각하면 신기한 현상이지요.


모국어를 익히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 있습니다. 일단 행동주의 적인 관점입니다. 1940년대와 50년대에 유행했던 접근법으로 인간은 모방, 연습, 피드백, 습관 형성을 통해서 언어를 배우게 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배울 때 실제 접하게 되는 언어의 질과 양, 그리고 그 아이가 처한 환경에서 얼마나 일관성 있게 올바른 언어를 사용할 때 피드백을 받아 그러한 습관이 강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언어발달에서 모방과 연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물론 밑바탕에 깔렸습니다.


하지만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가 무작정 주변에서 들리는 언어를 따라 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무새 같은 흉내 내기가 아니라 ‘선택적’인 모방을 하고 그 모방도 자신이 현재 배우고 있거나 배우려고 하는 표현에 집중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촘스키(Noam Chomsky)는 행동주의보다는 인간에게 내재하여 있는 일종의 보편문법(Universal Grammar)이 있다고 보는 접근법을 주창했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아기는 적절한 상황이 부여되는 경우 모두 걷기를 배우게 되는데 마치 이런 생물학적인 학습능력이 내재하여 있는 것처럼 인간에게는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주변 환경은 기본적으로 보조 역할을 하고 아기가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인 언어학습능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애초부터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는 것이지요. 이를 생득주의(innatism) 혹은 천성주의라고 하는데 행동주의가 가지는 한계점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나온 접근법입니다. 


생득주의/천성주의 = Innatism: (philosophy) The view that the mind is born with certain ideas or knowledge, as opposed to the idea of the "blank slate" or tabula rasa.


행동주의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는 자신에게 노출된 언어 사용의 용례를 벗어나는 지식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가르쳐 준 적도 없고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고 TV에서 본 것도 아닌데 아이가 특정한 언어적 용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응용해서 언어를 구사하는 경우이지요. 


이런 환경에서 주어진 표현을 넘어서는 언어의 구조를 아이가 습득하는 것을 행동주의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반면 촘스키의 이론은 인간은 외부의 환경적인 자극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 힘으로 언어구조가 가지는 기본적인 원칙을 학습해 가는 능력을 타고난다는 것이지요. 


촘스키는 이런 특별한 능력을 ‘언어습득장치’ (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라고 불렀습니다. 


 

출처_ pixabay by PublicDomain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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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인 에릭 린버그 (Eric Lenneberg)는 언어학습을 마치 걷기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비교했습니다. 몸에 이상이 있어서 제대로 걷지를 못하던 아기가 관련되는 질환을 치료하고 1살을 전후해서 다시 적절한 환경에 놓이면 제대로 걷기를 배우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다양한 환경상황에서 일반적인 행동과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무한정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소위 LAD가 다른 생물학적인 기능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자극을 받아야만 작동한다는 이론입니다. 바로 그 적절한 시점을 ‘결정적 시기’ (critical period)라고 합니다. 


이 개념의 핵심은 언어습득에서 구체적이고 제한적인 시기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결정적 시기 가설’(Critical Period Hypothesis: CPH)이라고 합니다. 




행동주의, 생득주의와 더불어 많이 논의되는 이론은 상호작용론  (interactionism)입니다. 모국어 습득에서 언어적인 환경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능력과 ‘상호작용’을 하고 이 때문에 언어능력을 습득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아이가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많은 초점을 두는 이론입니다. 


상호작용론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학습자의 능력에 맞춘 언어입니다. 예를 들어 어른이 아주 어린 아이와 이야기를 하면 아이의 수준에 맞춘 언어(child-directed speech)를 사용합니다. 


다시 말해 아이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단어의 수준이나 속도를 낮춘 언어를 사용하게 되죠. 그리고 다른 기술이나 지식의 습득에 영향을 받는 것이 언어습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인 피아제 (Jean Piaget)의 경우 아이의 인지적인 이해력을 연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인지발달이 부분적으로 언어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크다’나 ‘많다’는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해야 그 단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국어로 ‘크다’라는 개념도 모르는 상태에서 억지로 영어의 ‘big’을 가르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지적인 발달은 아이와 환경의 상호작용, 즉 환경에서 사물을 관찰, 접촉, 이해하는 과정이 수반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출처_ pixabay by Werner_LB




행동주의, 생득주의, 상호작용주의 이론은 어린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부분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론마다 설득력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행동주의 이론의 경우 아이가 단어표현과 문법적인 요소를 습득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설명합니다. 선천적인 언어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는 생득주의의 경우 아이가 아주 복잡한 문법사항을 그리 어렵지 않게 습득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유효합니다. 상호작용론은 아이가 언어의 형식과 의미를 연결하는 과정과 대화를 통해 상호작용을 하고 적절하게 언어를 구사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것을 설명하는데 설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이론 일부를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첫째, 행동주의 이론에 의하면 일단 단어나 표현, 문장, 문법을 반복해서 연습해야 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평소에 공부할 때 반복적인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인데, 저는 행동주의의 인간을 기계로 보는 듯한 부분은 동의하지 않지만, 반복의 중요성은 동의합니다.


사실 외국어의 경우 처음 기본적인 단어나 표현을 외울 때 반복 학습만큼 확실한 방법을 찾기 힘들어서 이 경우 행동주의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둘째, 생득주의와 연관해서 누구나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이 있다는 개념은 외국어를 학습할 때 자신감을 상승시키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일단 자신의 모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수준까지 왔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언어적인 자질은 다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나는 언어감각이 부족해, 나는 외국어에는 소질이 없어, 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나는 한국어를 유창하기 할 수 있는 언어능력이 있으니 외국어도 노력하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좋은 학습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셋째, 결정적 시기 가설은 외국어의 조기교육의 중요성과 많이 연관되어 논의되고 있지만 절대적이지 않다라는 점을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외국어를 빨리 접할수록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 한국말도 잘 못하는 아이를 영어 가르친다고 일종의 ‘언어 고문’을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배운다고 했을 때 일단 그 정도면 결코 늦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성인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성인이 외국어를 높은 수준까지 배우는 경우는 예상외로 상당히 많습니다. 다수의 학자도 외국어 습득에서 소위 나이(age factor)보다 동기부여와 학습방법 및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유일하게 결정적 시기 이론이 적용되는 부분은 외국어의 억양(accent) 습득인데 특정한 조건에서는 성인 학습자도 원어민과 같은 수준의 억양을 구사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열심히 노력하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이 학습자분들의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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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BlogIcon 콩나 2014.09.17 03: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 같은 경우는 조기언어의습득이 언어의 발달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근데 결정적시기 가설만을 믿고 그 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없는 환경임에도 아이에게 오히려 부담과 스트레스만 줄 수도있겠어요ㅜㅜ 좋은 정보 감사해요^^

    • BlogIcon 다독다독 (多讀多讀) 2014.09.17 08:40 신고 address edit & del

      콩나님 언어를 배우는 적절한 시기가 있으니까요^^ 그때에 맞춰서 도움을 주면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돼죠~ㅎㅎㅎ 어떤 일이든 시기가 적절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