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의 기술 '독서일기 작성법'

2016. 5. 18. 11:45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조영표 도서관에 사는 남자

[요약] 책을 읽고 남기는 방법, '독서일기 작성법-완독 후 쓰기/매일 쓰기'에 대해서 알려드립니다.

 

들어가며

매년 우리나라 성인 독서량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올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연간 9.1권이라고 한다. 성인 한 명당 한 달에 한 권도 안 읽는다는 말이다. 조사 결과야 이렇지만 실제로 주변을 살펴보면 책을 읽는 사람이 여러 권 읽어 전체 독서량 평균을 올려주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이 글 역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읽지 않을까 싶다. 그런 분들에게 묻고 싶다. “책을 읽고 어떻게 남기시나요?”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독서 후 시간이 지나면 책의 세부적인 내용은 잊혀지고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만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다. 이 또한 글로 남겨두지 않으면 결국 잊혀지고 만다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 읽은 책에 대하여 생각하고 정리하는 활동이 더 중요하다.

 

 

어떻게 남길 것인가?

책을 읽고 남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독후감, 서평, 리뷰, 독서일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각 방법마다 정해진 규칙이 있는 건 아니다. 본인이 정한 기준에 따라 독후감이나 독서일기 등을 작성하면 된다. 물론 처음에 아무런 기준이 없다면 독후활동을 시작하기 쉽지 않다.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독후활동을 한다면 좀 더 수월하게 읽은 책을 정리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방법 중 이번에는 독서일기를 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독서일기

독서일기도 쓰는 사람들마다 작성기준이 다 다르다. 처음 독서일기를 쓰려하면 방법을 몰라 시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독서일기 작성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이 방법 중 하나를 활용해도 되고, 둘 다 활용해도 된다. 나아가 자신만의 독서일기 쓰는 법을 만드는 것도 좋다.

 

- 완독 후 쓰기 : 첫 번째 방법은 책 한 권을 다 읽고 독서일기를 쓰는 방법이다. 한 권을 완독한 후 독후감의 형식으로 작성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나서 줄거리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책에서 받은 느낌이나 떠오른 생각들을 작성하면 된다독서일기를 작성하기 전에 우선 독자를 정해야 한다. 독서일기를 쓰고 나만 읽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것인지에 따라 작성 방법에 차이가 있다전자의 경우 줄거리는 아주 간략하게 정리하고, 책을 읽으며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내가 책의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지 등에 대한 내용을 편안하게 작성하면 된다. 소설이 아닌 경우에는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요약해 정리해두는 것도 좋다후자의 경우 줄거리를 좀 더 상세히 작성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전자의 경우와 비슷한 형식으로 작성하면 된다. 추가로 내 독서일기를 보고 책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 책에서 눈여겨볼 주제에 대해 물음표를 던져주는 것도 좋다마지막으로는 책을 읽으려 밑줄 그었던 글귀들을 일기에 옮겨 적으면 된다. 이렇게 정리를 해두면 나중에는 책을 다시 읽어보지 않더라도 독서일기만 읽어보면 어떤 책이었는지 금세 떠오르게 된다.

 

- 매일 쓰기 위 방법은 한 권을 다 읽고 그 책에 대한 독후감처럼 독서일기를 쓰는 것이라면, 매일 쓰는 방법은 그날 읽은 책 내용에 대한 감정이나 생각 따위를 적는 방법이다그날 읽은 부분 중에 기억에 남는 부분이나, 생각해보고 싶은 글귀나, 기록해두고 싶은 글귀가 있으면 가장 먼저 옮겨 적는다. 이어서 그 대목이나 글귀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들을 적어나가면 된다. 일기처럼 매일 적기 때문에 글을 잘 써야 된다는 부담 없이 가볍게 작성하는 게 좋다어릴 때 학교에서 숙제로 매일 일기를 써오라고 하면 질색을 했던 적이 있다. 아무래도 억지로 쓰는 데다 선생님께 검사까지 받아야 하니 마음대로 쓸 수가 없어서 싫어하지 않았나 싶다. 독서일기도 마찬가지다. 써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쓰고 싶은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쓰려는 노력보다는 꾸준히 편안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는 독서가 진짜 독서다

우리나라는 성인의 독서량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독서량도 심각하게 부족하다. 성인들은 회사 다니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 하고, 청소년은 수능에 도움이 안 된다며 독서를 멀리하고 있다. 독후활동을 하기는커녕 책조차 읽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이 글은 아마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안 될지 모르겠다. 반면에 책을 읽는 사람 중에 그저 읽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글에서 수없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후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은 많지 않다물론 책을 읽는 것이 먼저겠지만, 책을 읽었다면 무엇이라도 남겨야 한다. 저자의 의견에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내 의견은 어떠한지, 새로 배운 것에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등 책을 읽고 나서 떠오른 생각과 감정을 글로 써내야 비로소 진정한 책 읽기가 완성된다

 

우리 뇌는 망각을 좋아한다. 책을 제대로 읽어냈다 하더라도 다시 들여다보지 않으면 금세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책 내용이 궁금하다고 집어 들고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만약 독서일기를 꾸준히 쓴다면, 후에 독서일기만 다시 들춰봐도 책의 내용과 그때의 감정들이 쉽게 떠오른다사람은 자신만의 책을 읽는 이유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독서의 이유는 성장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책을 통해 무언가를 얻기 위해 책을 읽게 된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책에서 답을 찾기도 하고,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한다. 그러나 그저 흘러가 버린 것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책을 읽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말이든 글이든 토해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제대로 된 책 읽기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