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vs 알파고 대결 영문기사 읽기

2016. 4. 12. 19:00다독다독, 다시보기/영자신문 읽기


양승진 코리아헤럴드 기자 (부장)·주니어헤럴드 에디터



안녕하세요! 작년 말에 연재를 하다가 이제야 다시 새로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


오늘은 영어학습의 유창성과 정확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2가지 일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단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를 상대로 마침내 첫 승을 거뒀죠. 3월 13일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 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백 불계승을 거뒀습니다. 알파고는 사람을 상대로는 첫 패를 당했지요. 


컴퓨터는 사람이 못하는 걸 아주 잘합니다. 저희는 예를 들어 복잡한 계산을 잘 못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은 0.001초만에 연산을 통해 바로 답을 맞춥니다. 정확도 측면에서 보면 인간은 따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컴퓨터는 인간이 아주 쉽게 하는 행동을 하지 못합니다. 일종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는데요. 컴퓨터 프로그램을 장착한 로봇의 경우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쉽게 하는 계단 오르기, 물건 집기 등의 행동을 매우 어려워합니다. 


인간과 컴퓨터, 인간과 로봇은 이렇게 서로 잘하는 것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는데 이세돌 선수와 알파고의 바둑 경기는 이런 분리된 영역이 이제 교차하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학에서는 컴퓨터가 잘하는 정확성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론과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정확성은 accuracy라고 합니다. 외국어를 배우면서 정확성은 중요합니다. 스펠링을 틀리거나 발음을 엉뚱하게 하면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너무 정확성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어학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정확성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영어를 배우는 초중급의 학습자가 원어민과 회화를 하면서 발음이나 용법 등을 약간 틀려도 의사소통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문맥이나 상황을 기반으로 상대방이 의미를 파악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정확성에 ‘집착’하면 틀리지 않으려고 하고,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면 결국 아예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것 자체를 피하게 됩니다.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틀리더라도 초중급의 경우 되도록 많이 듣고,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작정 외국어를 ‘사용’해 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정확도는 좀 떨어질지라도 즉각적으로 외국어를 빨리 사용할 때 ‘유창성’이 좋다고 말합니다. 저는 일단 유창성에 집중해서 외국어를 많이 사용해보고 이후에 점진적으로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컴퓨터가 아니기 때문에 한번 듣거나 본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익히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유창성과 정확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다른 계기는 얼마 전에 평촌에서 120명의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제가 한 영어학습법 특강입니다. 당시 학부모님들은 자녀의 영어학습에서 ‘정확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인 분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영어로 작문을 하면 누군가 문법을 고쳐주어야 하지 않는가, 등의 고민이죠. 저는 처음부터 문법을 교정하려고 하거나 첨삭을 하게 되면 영어로 글을 쓰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기 때문에, 그냥 자유롭게 일기 등을 쓰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대학교 입학 후 처음 영작을 연습할 때 썼던 방법도 소개해드렸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노트를 구입해서 매일 1페이지 정도 영어로 일기를 썼습니다. 처음에는 문장구조도 단순하고 내용도 허술했지요. 하지만 그렇게 한달 이상 매일 영어로 일기를 쓰면서, 누가 첨삭을 해주거나 교정해주지 않았지만, 제 영작문 실력은 올라갔습니다. 


일단 1페이지를 쓰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고 (유창성이 향상된 것이죠), 초반에 쓴 일기와 한달 이후에 쓴 일기를 보면 확연하게 전반적인 수준이 향상된 것이 보였습니다. 문장과 표현도 다양해지고 단어의 수준도 올라가고 게다가 문법적인 오류도 줄어들었습니다. 초반에 쓴 일기에 있는 오류도 보이더군요.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초중급 영어학습자의 경우 처음부터 정확성에 너무 집중하지 말자

2. 영어로 된 자료를 많이 읽고, 듣고, 쓰고, 말해서 ‘유창성’을 먼저 올리자

3. 문법과 어법 등의 정확성에 대한 부분은 유창성이 올라가면 점진적으로 배워가자

4.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5. 매일 꾸준히 영어로 일기나 글을 쓰면 외부 교정이 없어도 실력이 올라간다




< 영자신문 기사 읽기 >


▲ 출처 : 주니어헤럴드 3월 23일자


위에서 언급한 이세돌 9단의 기사입니다. 기사의 딱 3문단만 살펴보도록 하지요


Lee Se-dol proves human intuition still powerful in Go


 Korean Go master Lee Se-dol has proved human intuition can still surpass the ever-evolving technology of artificial intelligence, with his first victory against Googles program AlphaGo.

 “This single win is so valuable and I would never exchange this for anything in the world, Lee said after the victory on March 13 in Seoul.

 Demis Hassabis, CEO of DeepMind, the AlphaGo developer, also expressed his respect to Lee for his victory.

 

1) Lee Se-dol proves human intuition still powerful in Go

 

제일 중요한 헤드라인입니다. 헤드라인의 특성상 일부 단어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Lee Se-do proved that human intuition is still powerful in Go. 라는 문장이었겠죠일반적으로 신문기사는 본문에서 시제가과거인데 헤드라인에서는현재로 사용합니다prove(증명하다) 동사의 명사형인 proof도 많이 쓰이니까 참고로 알아두세요Go가다라는 동사가 아니라 바둑을 영어로 표현한 단어입니다


2) Korean Go master Lee Se-dol has proved human intuition can still surpass the ever-evolving technology of artificial intelligence, with his first victory against Googles program AlphaGo.


master는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이세돌 9단이 바둑의 대가이기 때문에 사용한 표현이지요surpass능가하다, 뛰어넘다의 동사로 많이 쓰여요비슷한 의미로 outpace, outrun, overtake 등도 있으니까 같이 알아두면 좋습니다evolve점진적으로 발달하다입니다명사형은 evolution이고 진화라는 뜻으로 과학 분야의 영문에서 사용 빈도가 매우 높습니다ever-evolving계속 발전하고 있는정도로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의 뜻으로 핵심단어 입니다



3) This single win is so valuable and I would never exchange this for anything in the world, Lee said after the victory on March 13 in Seoul.

 

valuable소중한이라는 뜻인데, 몰라도 뒤에 나오는 문장 I would never exchange this for anything in the world (나는 세상에서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겠다)을 보면 뜻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valuable은 안에 value(가치)라는 명사가 숨어 있어서 외우기 어렵지 않습니다비슷한 단어로 precious, prized, priceless 등이 있습니다precious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많이 나온 단어죠. ‘마이 프~~~!’

 

자 기사를 앞부분을 잘 읽어보셨죠잘하셨어요!!! 그럼 숙제를 드릴께요. ^^


1) 위의 기사를 소리 내서 읽어보시고 한국어나 영어로 내용을 요약해보세요. 인공지능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셔도 좋습니다.

 

2) 영작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위의 기사 내용을 간단하게 영어로 요약해서 문단 정도 쓰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3) 알파고에 관련된 영어신문 기사를 인터넷에 찾아서 추가적으로 읽어보세요.


 그럼 다독다독 독자 분들도 열심히 공부하시고요, 저도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