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0. 17: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장두원, 2016 다독다독 기자단
[요약] 글을 읽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학습을 위해 읽게 되는 논문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른 읽기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의공학부 논문 학습동아리 3인의 3가지 논문 읽기 방법을 소개합니다.
글을 쓸 때 요점을 분명히 하는 일은 글쓴이의 책임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논문을 골치 아픈 글로만 알고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글들이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힘든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돼 있어 까다롭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수필이든 논문이든 독자에게 요점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꼭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글 전체를 통해서 쓰려는 내용을 명확하고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글에서는 글의 앞부분에, 논문의 경우에는 서론의 앞부분이 가장 좋은 위치입니다. 이처럼 글의 요점을 정리한 것을 논지(Theme, thesis statement)라 합니다. 글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이 바로 논지이고, 특히 논문에서는 전체의 요점이 되며 독자들로 하여금 저자가 쓰려는 중요한 요소들을 놓치지 않게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논문은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을 위한 답을 제시하면서 그 제안의 합리성과 효용성에 대해 논리적으로 밝힌 글입니다. 논문에서는 현재 시점에 해당 분야에서 해결하려는 문제, 사회를 이해하는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해당 문제가 과거에 어떻게 다뤄져 왔는지에 대한 흐름 역시 논문학습을 통해 찾을 수 있습니다. 논문에는 석사, 박사 등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학위논문과 각종 학술지(저널) 또는 학술대회에 발표하는 학술논문, 그리고 출판을 위한 논문 등이 있습니다.
논문은 보통 제목, 요약(Abstract), 목차, 서론, 본론, 결론, 참고 문헌 목록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에 부록이 붙기도 합니다. 학위논문의 논문 길이는 자유로운 편이나, 심도 있는 연구를 요구하는 박사학위 논문은 학·석사학위 논문에 비해 긴 편입니다. 학술논문은 보통 학술지나 학술대회에서 게재 안내시 그 길이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때 쪽 수나 단어·글자 수를 명시해 제한하기도 합니다.
연세대학교 교육개발센터는 2016년 1학기부터 연세 학습역량강화 프로세스를 도입해 ▲학습동아리 ▲학술융합프로젝트 공모전 ▲학습집중지도 ▲학습포트폴리오 ▲학습스타일 진단서비스 ▲학습법 코칭 및 상담 ▲학습법 특강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우수학습동아리로 선정된 연세대학교 의공학부 논문 학습동아리 NPs(나노입자를 주제로 한 논문을 공부하는 것이 목적인 팀으로 나노입자(Nano-Particles)의 줄임말)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왼쪽부터 박승빈, 이현, 배장열 학생
#논문 학습의 필요성
현 시대에는 다양한 분야의 자료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알파고, 인공지능 등의 사례와 같이 컴퓨터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 및 판단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개발과 상응하는 사회의 변화가 빠른 시대입니다. 따라서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이미 사회적으로 통용된 기본적인 지식을 많이 숙지하고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제를 찾아내 그 해답을 수많은 전문적 지식과 정보를 응용해 제시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시류 2를 보는 혜안 3을 갖춘 인재가 필요합니다.
연세대학교 의공학부팀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성과 혜안을 갖추기 위한 학습매체로 논문을 정했습니다. 학습매체로 논문을 정한 이유는 책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 때문입니다.
전문지식은 어디에서 생산될까요? 그것은 세계의 크고 작은 연구로부터 생산됩니다. 전문적인 연구의 결과는 ‘논문’의 형식으로 공유되고, 내용의 합리성이 해당 분야의 학계에서 인정되는데 몇 달에서 몇 해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 후에 정리된 지식은 책에 실리게 됩니다. 따라서 책은 전문성은 갖추고 있어도 전문분야의 흐름을 빠르게 읽기 위한 매체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신문기사와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는 정보의 경우 개발되고 있는 기술 또는 오늘 발견된 새로운 지식에 대한 뉴스를 접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식 혹은 기술을 창출해 낸 연구자가 직접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합리성을 밝히며 기술한 논문과 비교하면 내용의 구체성과 전문성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논문을 공부함으로써 우리는 세계의 각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들을 설득하는데 필요한 논리와 표준(Standard)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공학부 논문 학습동아리의 활동 모습
#학습동아리를 통한 논문학습 Know-how
대부분의 학생들은 논문 읽기를 겁내거나 시도해 보지 않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 연세대학교 의공학부 논문 학습동아리 NPs는 두 가지 노하우를 인터뷰에서 전했습니다. 이들의 특별한 논문읽기 노하우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논문의 요약(Abstract)부터 완벽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요약(Abstract)은 논문의 핵심 내용을 모아 놓은 것으로 이를 정확히 파악하면 논문 읽기가 수월하다고 전했습니다.
둘째는 논문의 핵심어를 찾아 검색하는 것입니다. 논문에 처음 접하는 전문용어나 내용이 있을 경우 논문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논문의 내용을 쉽게 설명해 놓은 기사와 같은 매체를 활용해 논문의 핵심 내용을 간단히 이해한 후 논문을 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노하우를 전했습니다.
논문학습을 위해서는 동아리활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공부할 때는 구성원의 이탈율을 줄이기 위해 소수정예의 인원으로 팀을 구성한 것이 의공학부 동아리의 노하우입니다. 팀장과 팀원의 구분을 따로 짓지 않고 모든 팀원이 번갈아 가며 매주 정해진 양식에 학습 일지를 작성하고 모임 주제 및 내용(논문) 선정을 했습니다. 팀원을 모을 때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팀원을 모았기 때문에 주제 선정을 구체적으로 해 심화학습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조모임 또는 그룹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공백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조모임의 경우 사전에 자료 조사나 프로젝트 개요를 구상하지 않고 발표나 프로젝트를 기획하면 대화와 토론이 원활하지 않고, 모임이 느슨해지고 능률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의공학부 동아리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논문을 각자 공부한 뒤, 다 같이 모여 PPT나 마인드맵 등을 활용해 서로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토의 방식으로 진행된 학습은 동아리원들간의 협독력을 길렀으며, 토의에 대비해 관련주제나 신문기사, 뉴스 등을 자료로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길렀다고 합니다.
#<연세대 의공학부 논문학습동아리> 이현, 배장열, 박승빈씨를 만나다.
▲왼쪽부터 박승빈, 이현, 배장열 학생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이현 학생은 논문의 배경, 맥락, 내용이 넘어가면 ‘형광펜의 색깔’을 바꿔 표시한다고 했습니다. 또 중요한 내용은 번호를 달며 읽고, 모르는 부분은 관련 신문기사를 검색한다고 했습니다.
▲배경, 맥락, 내용에 따라 다른 형광펜을 사용하는 이현학생
이현(의공학부 4학년) : 원래 논문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죠. 하지만 전공 특성상 논문을 꼼꼼하게 읽고, 어려운 전공 과제를 하다 보니 스터디 모임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됐습니다. 논문을 읽을 때 필요한 부문만 스캔해서 속독으로 읽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형광펜을 활용하고 있는데, 핵심주제일수록 색을 짙게 칠합니다. 이는 글을 다시 읽을 때 익숙하게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또, 글을 읽던 중 모르거나 어려운 용어들은 검색하고, 그림, 도식, 수식들을 살펴가며 논문의 흐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배장열 학생은 논문을 읽을 때 한 가지 색깔을 사용해 중요한 문맥과 단락에 표시하고, 어려운 내용과 개념은 한글로 해석해 적어놓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 전문용어는 구글에 문장을 검색해 직접 찾아보고 문맥을 이해한다고 자신만의 논문 읽기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문맥과 단락을 표시하고 메모를 남기는 배장열 학생
배장열(의공학부 4학년) : 2학년 중반부터 국내논문을 시작으로 지금은 영어논문을 읽으며 제 것으로 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3학년 때부터 세포생물학이라는 과목을 수강중인데, 실험과 관련된 논문을 읽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또,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논문을 읽었는데, 전공지식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논문의 텍스트를 읽어나갈 때 모르는 용어와 개념은 여백에 메모하면서 천천히 읽어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개념과 내용이 많으므로 정확하게 문맥을 파악하며 읽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승빈 학생은 글을 읽는 방법을 고등학교 시절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많이 배웠다고 했습니다. 수능, 내신 등 시험을 위한 공부방법이 아닌, 진정으로 인생에 필요한 읽기 공부방법을 배웠다는 그는 글을 읽는 것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읽어나갈 때 생각을 도식화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나간다고 설명했습니다.
▲파란색과 노란색 형광펜을 사용해 중요한 부분을 파악하기 쉽게 한 박승빈 학생
박승빈(의공학부 3학년) :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프로젝트, 연구, 수업 등 모든 것이 읽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면 참여할 수 없는 과정들이기에 선배들과 함께 꾸준히 스터디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읽는 것에 흥미가 없었지만, 학습동아리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글을 읽을 때 글의 제목과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파란색과 노란색 형광펜을 사용해 제목에는 주로 파란색 형광펜을 사용하고, 글의 핵심주제에는 노란색 형광펜을 활용해 다시 복습했을 때도 중요한 부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내용을 도식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읽기란?
기자는 세 학생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은 ‘나에게 읽기란?’이였습니다. 학생들은 기자의 물음에 ‘놀이기구’, ‘세상을 보는 도구’, ‘세상에 대한 배움’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읽기를 통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세 학생의 열정, 다독다독이 응원합니다.
논문학습동아리가 주로 활용한 사이트
-pubmed(해외 무료 논문 제공)
-google scholar
-nature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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