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9. 17:00ㆍ수업 현장
2016 다독다독기자단 1조 김우주, 양정환, 황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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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사회에서 미디어는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닙니다. 기존의 신문과 뉴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상콘텐츠와 카드뉴스 등 무궁무진한 형태와 내용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홍수에 빠져든 지도 벌써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가 제대로 미디어를 활용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미디어를 많이 접하는 대학생들 대상의 미디어교육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 취재를 통해 저희 1조는 현재의 미디어교육이 ‘우리가 제대로 미디어를 활용하며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주기를 기대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의 <뉴스 다이어리>수업은 어떻게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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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취재를 위해 찾아간 곳은 한국외국어대학교의 ‘뉴스다이어리’ 수업이었습니다. 이 수업은 점수가 아닌 Pass·Fail 제도(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가 나와 pass를 받게 되면 구체적인 점수에 상관없이 수업을 수료한 것으로 인정하는 수강제도)로 이뤄져 학생들이 학점에 부담 없이 좀 더 편하게 미디어에 다가서고, 그러면서도 다양한 시각을 통해 현재의 미디어시스템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특히 미디어에 대한 학생들의 시각을 넓혀주기 위해 매주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뉴스를 분석하고 인문학과의 연계를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였던 뉴스의 시스템적 요소들에 대해 다른 눈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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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취재를 갔던 2016년 11월 23일에는 언어학 전문가인 변군혁 교수님이 ‘기호학’이라는 시각에 따라 뉴스가 포함하는 담론적 주체를 해석하는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대표적인 언어·기호학자인 소쉬르(Saussure)와 바르트(Barthes)의 이론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 수업은 ‘왜 각각의 뉴스가 같은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뉴스가 사실을 포함하고 있지만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이나 현상에 대해 ‘화자가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뉴스 역시 일종의 포착과 가공의 상태를 거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뉴스는 화자의 시각에 입각한 형태로 우리에게 전달되게 됩니다. 때문에 화자가 어떤 장면과 기사를 선택하여 전달하느냐에 따라 시청자는 같은 사건임에도 다르게 해석된 뉴스를 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뉴스에 접근하는 독자들이 기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때 겪게 되는 오류나 위험성을 알게 해주는데요. 그런 점에서 이전보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자신의 눈으로 사회를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 대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수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바라보는 미디어 수업의 오늘
그럼 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현재 ‘뉴스 다이어리’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김채린(언론정보학과, 15학번) 학생은 ‘많은 대학생이 다른 미디어에 비해 뉴스와 신문에 대한 관심이 낮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이야기하며, 자신 역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음에도 평소에 뉴스나 신문을 잘 읽지 않아서 이 수업을 통해 좀 더 뉴스와 신문에 다가가려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그녀는 ‘이러한 미디어 교육을 통해 대학생들의 신문 및 뉴스 열독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미디어에 대한 지식만을 가르치는 수업이라면 아무리 미디어교육이라 하더라도 대학생들의 신문열독률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하면서도, 이 수업과 같이 스스로 뉴스를 읽어야 하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김덕엽(경영학부, 16학번) 학생은 이러한 미디어교육이 신문과 뉴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에게 그 통로를 마련해 줄 수 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습니다. 그는 자신처럼 미디어에 관심은 있지만, 정보나 관련 전공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몇 차례의 인터뷰결과, 학생들은 대체로 현재의 미디어교육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외대에 마련된 ‘뉴스 다이어리’ 강좌처럼 미디어분야에 종사하거나 그와 관련된 전문가들을 만나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각종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수업의 경우, 학생들이 미디어교육에 대해 가지는 거부감도 낮았고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이 밝힌 미디어교육의 오늘
그렇다면 미디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수님은 어떠한 필요성에서, 그리고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강좌를 개설하게 되었을까요? 저희는 현재 ‘뉴스 다이어리’ 수업을 개설하여 진행하고 계신 유경한 교수님과 인터뷰를 하며 이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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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유경한 교수님
Q. 강의의 지향점과 목적이 궁금합니다.
A. 강의를 계획하기 전, 요즘의 대학생, 젊은층이 신문이나 TV 뉴스를 잘 소비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많은 문제를 느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이 새로운 소식들을 잘 알고 있는 점이었죠. 대부분이 SNS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최근의 현안이나 핵심적인 내용을 접하고 있었습니다. 요즘의 변화하는 행태이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학생들이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을 통해서 잘못된 정보 혹은 파편적인 정보를 무조건 수용할지 모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서 좀 더 올바른 시각을 가지도록 돕고 싶어 강의를 계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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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뉴스 다이어리의 특징은 인문학과의 동반적인 학습입니다. 이렇게 강의를 구성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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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부분의 뉴스,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강의들이 생산 매체 그 자체의 텍스트나 형식을 이해하는데만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측면에 관심을 두는 일도 좋지만 이런 방향으로만 진행하다 보면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어렵게 느껴지거나 재미없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흥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인문학을 통해서 자연스러운 이해를 돕고자 했습니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신문지면에 특정 사건을 주제로 한 기사가 올라왔을 때 그냥 사건과 기사로만 보기보다는 배운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각도로도 사안을 해석하기를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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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강의를 진행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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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뉴스 다이어리’ 수업은 강의평가를 학점으로 매기지 않고, 수료자와 비수료자 둘로만 나눕니다. 많은 대학생이 이런 평가 방식의 강의를 들을 때 상대적으로 부담감을 덜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점이 매겨지지 않으니 수료 기준만 충족하면 나머지 시간은 소홀히 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그래서 처음 강의 스타일을 이렇게 정하면서 약간의 걱정도 했습니다. 부담감을 덜 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아예 강의 자체에 열의를 잃지는 않을까 말이죠. 그런데 현재는 학생들 스스로 깊은 흥미를 느끼고 있고 잘 따라와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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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자나 미디어 관련 명사의 특강이 많이 있던데 개인적인 강의 진행만이 아닌 특강을 많이 준비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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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첫 번째 이유로는 강의를 재밌게 듣도록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아무리 재밌는 내용이나 강의도 한 명의 교수가 매번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한다면 지루해지기 마련이죠. 다양한 특강을 통해서 항상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현장의 생생한 정보입니다. 기자나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을 섭외해서 그들이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여과과정 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거죠. 특강이 있는 날은 30분은 강의로 진행되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집니다. 주제를 한정시키지 않고 다양한 질문을 받습니다. 취업과 관련한 질문을 하는 친구도 있고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 특히 요즘에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기자들만이 알고 있는 다양한 소식들을 묻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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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미 자극적이고 소비적인 미디어에 노출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을 질적 측면뿐만 아니라 학생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교육법을 생각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지금은 뉴스나 신문에 대한 대학생들의 열독률이 저조하지만, 더 많은 대학생이 미디어교육을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미디어를 접하고 스스로 사고하여 기사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게 된다면 뉴스와 신문은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지식의 보고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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