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적 소통하며 허위정보 식별 능력 키우기

2024. 3. 13. 10:00수업 현장

미디어교육 학습공동체 소개 2

written by. 동북 미디어 프로젝트 수업 연구회

 

 
 
 
서울 동북고등학교의 미디어교육 학습공동체 ‘동북 미디어 프로젝트 수업 연구회’는
그동안 학교 안팎에서 미디어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다양하고 모범적인 실천 사례를 만들어 왔다.
2023년도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진행된
‘동북 미디어 프로젝트 수업 연구회’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학생들은 이번 수업을 통해 협력적으로 소통하면서 탐구형 질문을 스스로 만들고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답을 스스로 찾아보는 과정에서

이론으로 알고 있는 것을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성취했다고 평가했다.

 

 

  ‘동북 미디어 프로젝트 수업 연구회’는 미디어교육 연구와 실천을 위해 구성된 서울 동북고등학교의 학습공동체이다. 그동안 학교 안팎에서 미디어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다양한 실천 사례를 창출하고 있다. 2023학년도에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연계 미디어교육 실천 방안 연구’라는 큰 틀 속에서 ‘허위정보 식별 활동 프로젝트 학습을 통한 협력적 소통 역량 함양’을 주제로 국어, 윤리, 사회문제탐구, 생명과학, 물리, 경제 교과목에서 허위정보 식별 능력을 키우기 위한 연구 활동에 집중했다.

인문사회에서 과학까지 망라 

  먼저, 인문사회 영역과 과학 영역까지 아우르는 허위정보 팩트체크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가짜뉴스 찾아 팩트체크하기 활동’, ‘챗GPT를 활용한 문학 텍스트 확정과 문학의 이해’,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의 가짜뉴스 여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활용하기’ 등의 인문사회 영역은 물론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는 기준 만들기’와 ‘빅카인즈를 활용한 과학 정보의 진실성 체크리스트 만들기 활동’처럼 과학 영역의 허위정보 팩트체크 수업도 설계하여 진행했다.

  둘째, 허위정보에 대한 식별 활동을 뉴스에 한정하지 않고 책, 논문, 데이터까지 검증 대상으로 삼았다. 학술정보 플랫폼 디비피아(DBpia)에서 수업 활동에 필요한 논문을 찾거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찾아 참고할 때 원 출처를 찾는 활동을 하며 정보의 허위성을 식별하도록 수업을 진행했다. 이때 수업의 진행 방향을 ‘질문-탐구-쓰기’, ‘문제 제시 및 문제 확인-문제 해결 탐색 및 도출-문제 해결 방안 적용과 발표 및 평가’ 등 탐구 기반의 단계별 활동이 이뤄지도록 준비했다.

  셋째, 협력적 소통 관점에서 허위정보 식별 능력을 키우고자 했다. 이를 위해 개별 교과에서 협력 수업을 기반으로 허위정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미디어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했다. 이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 중 하나인 ‘협력적 소통’을 위한 수업을 설계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역량은 ‘자기 관리 역량’, ‘지식 정보 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협력적 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이다. 6개의 핵심 역량 중에서 5개의 핵심 역량은 기존대로 유지하고, 의사소통 역량만 협력적 소통 역량으로 개선했다. 그 이유는 복잡화하고 다양화되는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상호협력성 및 공동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기반의 팩트체크 

  ​허위정보 식별 능력을 키우는 과정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한 영역이다. 이런 차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 교육과 함께 허위정보 식별 능력을 키우는 수업 활동을 진행했다. 미국의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육협회(NAMLE)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모든 종류의 의사소통 수단을 기반으로 접근, 분석, 평가, 창조, 그리고 행동하는 능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접근’은 전략적인 검색, 탐구, 발견을 통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이해하는 역량을 말한다. 주의 깊게 듣고, 자세히 읽고, 정보를 분류하고, 메모를 정리하는 등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정보 수집 방법도 포함한다.

  ‘분석’은 미디어의 메시지가 지닌 목적, 미디어 수용자의 특성, 메시지의 질, 특정한 관점, 잠재적 효과나 결과를 파악하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다.

  ‘평가’는 지식, 뉴스, 정보의 신뢰성, 타당도, 적절성, 이념성 등을 따지는 활동을 통해 교육할 수 있다.

  ‘분석과 평가’ 역량은 비판적 미디어 텍스트 읽기에 기초한 비판적 미디어 수용 교육을 통해 함양할 수 있다.

  ‘창조’는 자기표현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창조적으로 미디어나 미디어 콘텐츠를 구성하고 생성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행동’은 사회적 쟁점이나 현안 해결을 위해 의제 설정에 기초하여 주체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사회 참여 활동 등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단순히 사실 확인 차원이 아닌 확장된 의미의 팩트체크 활동이 되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기반의 팩트체크 활동지’를 개발했다. 즉, 제시된 뉴스에 접근해 정독하여 핵심 사실과 핵심 의견을 뽑아 이해한 뒤에 보도 목적을 평가하고 뉴스 내용의 적절성, 타당성, 신뢰성 등을 분석하여 문제 상황을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창조 활동과 더 나아가 문제 상황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행동까지 할 수 있도록 활동지를 설계해 수업을 진행했다.

 

[표1] 미디어 리터러시 기반 팩트체크 활동지

미디어 리터러시 기반의 팩트체크 활동지
학번( ) 이름( )
▣ 수행과제: 다음 뉴스를 읽고 접근, 분석, 평가, 창조, 행동하는 역량을 키우는 팩트체크 활동을 하세요.
팩트체크 활동에 필요한 뉴스 제시
접근
핵심 사실
 
핵심 의견
 
분석
보도 목적
 
평가
구분
평점
근거
신뢰성
☆☆☆☆☆☆☆☆☆☆
 
타당성
☆☆☆☆☆☆☆☆☆☆
 
적절성
☆☆☆☆☆☆☆☆☆☆
 
이념성
☆☆☆☆☆☆☆☆☆☆
 
창조
 
행동
 

 

인공지능 윤리 관련 필독서 독후감 작성하기. <사진: 필자 제공>

 

 

◈수업 사례 1 [윤리]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의 가짜뉴스 여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활용하기”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당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여 실천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요구되고 있다. 이때 교사의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학생 주도의 탐구 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 세상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학생들은 인공지능 관련 책 《AI는 양심이 없다》를 읽고, 비판적으로 독후 활동을 한 뒤에 모둠별로 심층적 쟁점을 탐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초 역량을 기른다. 이와 함께 뉴스, 영화, 유튜브, 논문 등의 미디어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인공지능 윤리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탐구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 질문을 생성하고, 해당 질문과 관련된 인공지능 윤리 문제의 현황 및 원인 분석, 해결책 제시 과정에서 협력적 소통 능력을 발휘하여 심층적이면서도 다각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 또한, 질문 및 탐구의 전반적 과정을 논리적으로 구성하여 인공지능 윤리 문제에 대한 창의적 해결책을 칼럼의 형식으로 제시해볼 수 있다. 이 역량은 교사와 동료 학생의 피드백을 통해 키울 수 있다. 이러한 탐구 과정에는 ‘챗GPT가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의 가짜뉴스 여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활용하는 수업’을 연구하여 실천했다. 이 수업의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2]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의 가짜뉴스 여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활용하기 수업

단계
차시
교수학습 활동 개요
STEP (1)
질문하기
1차시
∙ ‘인공지능 윤리 탐구 프로젝트 수업’의 취지 소개하기
∙ 프로젝트 수업에서 질문 만들기의 중요성 설명하기
∙ 질문 만들기 유형 구분 및 실제 연습
2차시
∙ 인공지능 윤리 관련 필독서(《AI는 양심이 없다》)의 핵심 내용 공유하기
∙ ‘인공지능 윤리’ 교과서(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제작) 속의 탐구 문제 발견하기
∙ 뉴스 자료(신문, TV, 인터넷 등)에서 일상생활 속의 인공지능 윤리 문제 발견하기
∙ (개인별) 탐구하고 싶은 인공지능 윤리 문제를 질문으로 만들기
∙ (모둠별) 탐구하고 싶은 인공지능 윤리 문제를 대표 질문으로 만들기
STEP (2)
탐구하기
3차시
∙ 탐구 과정에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의 가짜뉴스 여부를 검토 및 활용하는 방법 소개
∙ (모둠별) 인공지능 윤리 문제 현황 분석하기
- 필독서 및 인공지능 윤리 교과서 자료를 통해 인공지능 윤리 문제 사례 찾아내기
- 뉴스 및 교과서의 자료, 디비피아 논문 등을 통해 인공지능 윤리 문제 사례 정리하기
4차시
∙ (모둠별) 인공지능 윤리 문제 발생 원인 찾기
- 범주화를 통해 문제의 발생 원인을 찾는 것의 중요성 설명하기
- 범주화를 통해 인공지능 윤리 문제 발생 원인 찾기
5차시
∙ (개인별/모둠별) 인공지능 윤리 문제 해결책 찾기
- 모둠별 인공지능 윤리 문제 해결책 찾기
- 개인의 진로별 인공지능 윤리 문제 해결책 찾기
- 인공지능 윤리 문제 해결책에 대한 반론 및 재반론 제시하기
STEP (3)
쓰기
6차시
∙ (개인별) 인공지능 윤리 문제 칼럼을 쓰기 위한 개요 쓰기
∙ (개인별) 인공지능 윤리 문제 1,500자 칼럼 쓰기 및 퇴고

 

챗GPT 활용하여 탐구하고 싶은 내용 찾기. <사진: 필자 제공>

 

  이 수업을 통해 키울 수 있는 역량은 다양하다. 첫째, 탐구 주제가 정해지면 해당 문제의 현황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현안이 가진 사회적 가치를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통계 자료나 적절한 사례를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높은 수준의 정보를 얻기 위해 포털 사이트 수준에서 검색하기보다 학술정보 플랫폼을 통해 검색한 학술논문 속의 통계 자료와 사례들을 토대로 현황을 정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 둘째, 현안이 발생한 원인을 탐구할 때 다양한 차원으로 범주화하여 문제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을 키운다. 셋째, 해결책을 제시할 때는 원인에서 분석한 범주화의 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자신의 진로 차원에서 어떠한 창의적 해결책이 있을지도 찾아보고, 일방적으로 모둠별 해결책을 펼치는 게 아니라 모둠별로 찾은 해결책에 대해 어떠한 반론이 있을지 예상하여 해당 반론에 대해 어떻게 재반론할지를 구상하는 역량을 키운다. 넷째, 탐구의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1,500자의 칼럼으로 작성하는 역량을 키운다. 탐구의 과정 자체가 칼럼의 개요 쓰기가 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학생들은 탐구 절차와 글쓰기 절차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음을 이해하여 글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수업 사례 2 [생명과학]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는 기준 만들기”

  학생들은 과학적 사고력의 근간이 되는 기초 과학 지식도 유튜브를 비롯한 미디어를 통해서 빠르고 쉽게 접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는 기본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소셜 미디어에는 가짜 과학 정보가 예상외로 범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짜 과학 정보로 인해 생긴 과학 불신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과학 정보에 대한 사실 여부 확인은 과학자만의 몫이 아니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가짜 과학을 판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기존 세대보다 MZ세대의 과학 불신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어떤 과학 정보가 정확하고 옳으며 유용한지 판별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특정한 미디어 텍스트를 무조건 믿고 빠르게 수용하기보다 과장된 부분은 없는지,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하는지, 어떤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생산했는지 등을 비판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더불어 문제 상황을 발견했다면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 활동은 과학, 그중에서도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짜 과학, 유사 과학, 사이비 과학 등을 분석하여 올바르게 판별하는 기준을 세우고, 그러한 기준을 통해 과학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는 기준 만들기 수업의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3]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는 기준 만들기’ 수업

차시
교수학습 활동
지도 및 피드백
1차시
[가짜 과학 정보의 개념 및 사례 탐구하기]
∙ 가짜 과학 정보란 무엇인가?
-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정보를 탐색하고 모둠별 토의 활동
∙ 가짜 과학 정보를 생성하고 유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정보를 탐색하고 모둠별 토의 활동 및 발표
∙ 다양한 디지털 매체(뉴스, 유튜브, SNS 등)에서 가짜 과학 정보 찾기
-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정보를 탐색한 후 ‘패들렛’에 정보 공유, 모둠별 공통 주제 정하기
∙ 장난으로 임하거나 소극적인 학생에게 개별적으로 피드백한다.


∙ 학생 스스로 다양한 가짜 과학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지도하되 잘 찾지 못할 때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한다.


∙ ‘패들렛’에 QR 코드로 입장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2차시
[생명과학 정보의 올바른 판별 기준 만들기]
∙ 가짜 과학 정보를 판별하는 것은 왜 중요한가?
-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정보를 탐색, 모둠별 토의 활동 후 패들렛에 공유하기
∙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는 기준은?
- 아름다운 디지털 세상 및 SNU팩트체크 사이트, 교사가 제시한 판단 기준을 참고하여 모둠별 토의
∙ 모둠별로 1차시에서 탐색한 가짜 과학 정보(공통 주제)를 요약하고 판별 기준에 따라 오류 찾기
- 모둠별 토의 및 발표
∙ ‘퀴즈앤’으로 학습 내용(판별 기준) 정리
∙ 과학의 입장에서 판별의 중요성을 생각해보자고 피드백한다.
∙ 팩트체크를 통해 중요도 순으로 판별 기준 5가지를 적도록 피드백한다.
∙ 가짜 과학 정보에서 판별 기준을 바탕으로 오류를 찾을 수 있도록 피드백한다.
3차시
[가짜 생명과학 정보 분석 및 진짜 생명과학 정보로 바꾸기]
∙ 교사가 제시한 가짜 생명과학 정보 분석 및 탐구하기
- 모둠별 토의 활동으로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기 위한 탐구형 질문 만들어 탐구하기
- 활동지 작성 및 모둠별 탐구 내용을 이젤패드에 적어보기
∙ 진짜 생명과학 정보로 바꾸기
- 이젤패드에 적어보기
∙ 조별 탐구 내용 발표
- 판별 기준에 따른 탐구형 질문과 탐구 내용, 진짜 생명과학 정보 발표하기
∙ ‘퀴즈앤’으로 학습 내용(유전 정보) 정리
∙ 탐구형 질문은 생명과학 내용을 중심으로 만들 수 있도록 피드백한다.
∙ 질문 만들기를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으면 교사가 작성한 판별 기준을 참고하도록 피드백한다.
∙ 챗GPT 같은 인공지능을 이용하지 않도록 지도한다.
∙ 발표를 듣고 탐구형 질문을 잘 만들었는지, 탐구 내용이 사실인지, 적절한 출처를 활용했는지를 적절히 피드백한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는 문제를 인식하여 질문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구성했다. 다양한 가짜 과학 정보를 뉴스, 유튜브, SNS 등을 통해 탐색·분석하고, 토론을 통해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는 기준을 탐구하면서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협력 수업을 통해 활동 결과를 공유하여 성공적 경험과 과학적 탐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사전 활동으로 학생들의 가짜 과학 정보에 대한 선행 지식 및 의견을 사전 설문지를 통해 조사한 뒤에 활동지를 구성할 때 적용했다. 가짜 과학 정보의 개념을 살펴보고 중요성, 사례, 판단 기준 등에 관한 학생들의 탐구 결과물은 온라인 소통 공간인 ‘패들렛’에 공유했다. 탐구한 판별 기준을 바탕으로 가짜 생명과학 정보를 분석했는데, 탐구형 질문을 만들어 판별하고 진짜 생명과학 정보로 바꾸어 발표했다.

  이 수업은 3차시에 걸쳐 진행했는데, ‘생명과학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는 기준 만들기’를 주제로 1차시는 ‘가짜 과학 정보의 개념 및 사례 탐구하기’, 2차시는 ‘생명과학 정보의 올바른 판별 기준 만들기’, 3차시는 ‘가짜 생명과학 정보의 분석 및 진짜 생명과학 정보로 바꾸기’로 구성했다. 이 수업의 핵심인 3차시에는 다음과 같이 ‘원래 뉴스 중에서 일부(노란색 부분)만 허위정보로 수정’한 활동지를 학생들에게 제시하여 ‘노란색 부분에 대한 팩트체크 활동’을 하도록 했다. 이때 ‘가짜 생명과학 정보 팩트체크를 위한 10가지 리스트’를 제공하여 그 기준에 따라 판별하도록 했다.

 

 

 

[표4] ‘가짜 생명과학 정보 분석 및 진짜 생명과학 정보로 바꾸기’ 활동

❶ 원래 뉴스 중에서 일부(노란색 부분)만 허위정보로 수정한 활동지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해 혈액을 공유하게 했더니 늙은 쥐의 노화 진행이 느려지고 수명도 최대 20%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4개월 된 어린 쥐(사람으로 치면 18세)와 2년 된 쥐(사람으로 치면 50세)의 순환계를 외과 수술로 연결, 12주간 혈액을 공유하게 한 다음 서로 분리하고 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후속 관찰 결과 결합에서 분리된 늙은 쥐에게서는 세포 수준에서 혈액과 간 조직의 후생 유전학적 나이가 크게 젊어지고 노화와 반대되는 유전자 발현 변화가 나타났다. 또 병체결합을 했던 쥐들은 하지 않은 대조군 쥐들보다 생리적 능력이 개선되고 수명도 10% 더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젊은 개체와의 병체결합이 늙은 개체의 노화 속도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최초 증거라며 사람으로 치면 50세와 18세를 약 8년간 병체결합해 수명이 8년 늘어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이처> 논문에서는 젊은 쥐의 혈장이 늙은 쥐의 신경 성장을 자극해 장기가 다시 젊어졌다고 밝혔다. 에메이 웨이져스는 이 논문에서 “피를 몽땅 바꿀 필요가 없었어요. 혈장은 약물과 같은 힘을 갖고 있었죠”라고 말했다.
미국인 사업가 OOO은(46세)은 이러한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회춘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열일곱 살짜리 아들의 피를 1L가량 뽑아 자기 몸에 수혈하여 큰 효과를 보았다. 현재 브라이언의 심장 나이는 37세, 피부 나이는 28세, 구강 건강은 17세, 폐활량과 체력은 18세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자기 나이보다 5.1세 젊게 살고 있다. 또한 매년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들여 특별 점검을 받고, 채식 위주 식단에 따라 1,777칼로리에 해당하는 음식을 먹으며 복용하는 영양 보충제만도 60종이다.
출처: 젊은 쥐 늙은 쥐 혈관 연결했더니…”노화 방지·수명 10% 연장”<연합뉴스, 2023.07.28.> 늙은 세포와 피를 젊게 되돌려 드립니다... 현대판 ‘불로초’ 전쟁<조선경제, 2023.09.10.> 마크 짐머(2022). 10대가 가짜 과학에 빠지지 않는 20가지 방법

 

❷ 노란색 부분에 대한 팩트체크 활동(학생 활동 사례)

기준
탐구형 질문
탐구내용
출처
체크리스트 1, 6
믿을 만한 수치 데이터인가?
수명이 10% 늘어났다.
뉴스
체크리스트 2
전문 학술지에 게재된 내용인가?
발표된 논문은 <네이처 메디슨>이다.
구글학술검색
체크리스트 1, 6, 7
해당 분야 전문가의 의견인가?
젊은 쥐의 혈장이 늙은 쥐의 신경 성장을 자극해 장기가 다시 젊어졌다고 밝힌 사람은 토니 이스-코레이와 동료학자들이다. 하버드 교수인 에메이 웨이져스는 젊은 쥐의 피에서 발견된 노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GDF11’이 개체 결합 이후 늙은 쥐에게서 나타난 운동능력 향상의 요인일 수 있다는 점을 연구했다.
구글학술검색
체크리스트 8, 9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는가?
쥐에게서의 효과가 인간에게서의 효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토의내용
체크리스트 9
과장된 표현은 없는가?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의 11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IT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45)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젊은이의 혈장 수혈에 이점이 감지되지 않았다”며 혈장 수혈 실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뉴스
(중앙일보 2023.07.15.)

 

❸ 가짜 생명과학 정보 팩트체크를 위한 10가지 체크리스트

순번
기준
설명
1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작성한 것인가?
∙ 과학자가 아닌 정치가, 개인 블로거, 홍보 전문가 등이 작성한 것은 주의
∙ 교과서, 대학 교재 등 전문가가 만든 자료와 비교할 것
2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논문인가?
∙ <사이언스>, <네이처>, <셀> 등 권위 있는 학술지인지 확인할 것
∙ 학술지나 뉴스에 소개됐다고 전부 검증된 것은 아님에 유의
3
최근 자료인가?
∙ 과학의 성과와 검증은 최신의 자료를 통해 확인할 것
4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해석하지는 않는가?
∙ 서로 관련이 있다고 해서 둘의 관계가 자동적으로 인과적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님에 유의
5
정치적 이념이나 경제적 이윤 추구 동기가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가?
∙ 정치인의 입맛에 맞게 과학 지식을 활용하는 것에 유의
∙ 연예인, 의사, 약사가 자극적으로 홍보하는 의약품 경계
6
편향적 사고가 드러나지 않는가?
∙ 자신의 기존 생각을 강화해 주는 정보만 받아들이지 않는지 유의
∙ 많은 사람이 믿는 신념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지 유의
7
거센 감정, 기상천외한 주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 정보를 접했을 때 격한 감정이 생기지 않는지 유의
∙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정보여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지 유의
8
의약품의 경우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는가?
∙ 동물 실험의 효과가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님에 유의
∙ 임상시험의 규모를 확인하고, 플라시보 효과가 아닌지 확인
9
환자 개인의 경험담, 과장 광고인가?
∙ 환자의 특별한 경험담이 과학적 증거를 대신할 수 없음에 유의
∙ ‘과학적 성과’, ‘기적의 치료’, ‘비밀 성분’, ‘고대의 치료법’, ‘천연적’, ‘무독성’ 등의 광고문 경계
10
맞춤법과 문법에 오류가 많은 정보인가?
∙ 맞춤법을 신경 쓰지 않는 글은 급하게 만들어진 정보로 신뢰성에 문제가 있음에 유의

※ 체크리스트는 마크 짐머의 ‘10대가 가짜 과학에 빠지지 않는 20가지 방법’, 마이 티 응우옌 킴의 ‘세상은 온통 과학이야’를 참고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학생들의 긍정적인 평가 

 

개요에 맞추어 1,500자 칼럼 쓰기. <사진 : 필자 제공>

  학생들은 그동안 수업을 통해 허위정보를 식별하는 활동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활동하는 과정에 힘든 점도 있었지만, 허위정보 식별 활동을 통해 나타난 학생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학생들은 이번 수업을 통해 협력적으로 소통하면서 탐구형 질문을 스스로 만들고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답을 스스로 찾아보는 과정에서 이론으로 알고 있는 것을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성취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으며, 문학적, 사회적, 과학적, 통계적 주장과 발표가 과연 타당하고 진실한 정보인지 판단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디비파이를 통해 논문 검색하여 문제 현황 정리하기. <사진: 필자 제공>

  한편 챗GPT를 활용하여 탐구 주제를 찾거나, 문제의 원인 및 해결책을 범주화하여 찾는 등 탐구자의 주관적 요소가 많이 들어갈 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어서 큰 도움을 받았으나, 현황을 통계 자료나 실제 사례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정리해주는 챗GPT의 정보는 허위정보가 많았음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모둠별로 소통을 통해 선정한 탐구 주제의 현안을 신문이나 블로그 같은 미디어에서 찾는 활동은 쉽게 했지만, 논문 검색 사이트를 통해 찾은 논문을 분석하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논문의 내용이 교과서의 개념과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논문과 필독서의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교사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필요가 있었다.

지면의 한계 때문에 6개 교과목 중에 윤리와 생명과학의 활동 사례만 압축하여 정리했습니다. 나머지 국어, 사회문제탐구, 물리, 경제 교과목의 활동 사례는 생략했습니다. 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kypnie99@naver.com으로 질문하면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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