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리기 쉬운 띄어쓰기, 신문으로 익히는 방법

2012. 6. 26. 12:10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여러분,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 띄어쓰기를 어려워합니다. 신문을 비롯해 대부분의 인쇄물이 특히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띄어쓰기지만, 제대로 지켜가며 쓰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어렵고 복잡해지는 것 또한 사실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띄어쓰기는 한글 맞춤법 57개 항 가운데 10개 항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지만 이 가운데 6개 항이 ‘~할 수도 있다’는 식의 규정이거나 ‘다만’이라는 허용규정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한글 맞춤법에서의 띄어쓰기 규정자체가 지나치게 관대하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러나 띄어쓰기는 우리말을 바로쓰기 위해 아주 중요한 문제이므로 규정이 다소 복잡하다 하여 포기해 버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평소 틀리기 쉬운 띄어쓰기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신문을 통해 알아보고 올바른 표현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띄어쓰기 실수로 가정이 붕괴?! 웃음유발과 함께 띄어쓰기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한 온라인 게시글





1. ~ 밖에 


 우리가 이성친구에게 고백할 때 ‘너밖에 없어’란 표현을 많이 쓰지요? 이때 어떤 띄어쓰기가 올바른 것일까요? ‘밖에’는 앞말과 띄어 쓰는 (1)과 앞말에 붙여 쓰는 (2)로 아래와 같이 나뉩니다.



 (1) 가. 걸레를 집 안에 두지 말고 집 밖에 버려라.

      나. 그 밖에 많은 상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2) 가.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 만 원밖에 더 있겠니?

      나. 저밖에 믿을 사람이 더 있겠습니까?




 (1)과 (2)를 가장 쉽게 구별해 내는 방법은 의미를 따져 보는 것입니다. (1)의 ‘밖에’는 ‘앞말의 한도나 범위에 들지 않는 것, 즉 그것을 제외한 다른 것’이라는 뜻이 있는 데 반해 (2)의 ‘밖에’는 ‘앞말에만 해당하는 것, 즉 오직 그것뿐’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거의 반대의 뜻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2)의 ‘밖에’는 뒤에 꼭 부정어가 오거나 부정의 의미로 해석되는 말이 오는 것이 특징이므로 구별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성친구에게 너밖에 없다고 할 때는 오직 한 사람이란 의미이니 반드시 붙여써야겠죠?^^





▲여기서의 밖에는 ‘앞말에만 해당하는 것, 즉 오직 그것뿐’이란 뜻이니까 붙여쓰는게 맞아요




2. 못하다 / 못 쓰게


다음으로 우리가 혼동하기 쉬운 띄어쓰기 중 하나는 ‘못하다’입니다.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특수한 의미의 한 단어로 보아 붙여 쓰고 단순히 하지 못한다는 의미로는 띄어 쓰는데요. 아래 예시문을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철수야, 노래방에 왔는데도 왜 노래를 못 하고 있니? (단순히 하지 못함)


 (2) 제가 노래를 못해서요.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함)




똑같은 ‘못하다’인데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쓰인다는 사실! 또한 오늘 학교에 가지 못했어요. 와 같이 부정의 ‘-지’ 뒤에 오는 ‘못’과 ‘하다’는 서로 붙여 쓰게 됩니다.



 

▲'예전보다 축구 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니 못하다로 붙여 써야겠죠?





다음으로 비슷한 어휘인 ‘못쓰게’인데요. 



 (1) 컴퓨터가 고장나 못 쓰게 되었으니 버려야겠다. (쓰지 못하다.) 


 (2) 그녀는 너무 게을러서 못쓰겠다. (안되겠다.)




위와 같이 글자 그대로 ‘쓰지 못하다’의 뜻이면 ‘못 쓰다’로 띄어 쓰고 그 외의 경우이면 특수한 의미의 단어로 보아 붙여 씁니다. 




3. 조사를 사용할 때의 띄어쓰기


조사는 문법에서 단어로 다룹니다. 그렇지만 자립성이 없어서 다른 말에 의존해서만 나타날 수 있는데요. 또한 자립적인 명사와 달리 조사는 구체적인 의미를 나타내기보다는 그것이 결합하는 체언의 문법적 기능을 표시하기에 이러한 점에서 띄어 쓰지 않습니다.


조사의 띄어쓰기에서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는 여러 개의 조사가 겹칠 경우 띄어 쓰려고 하는 것인데요. 하지만 조사는 둘 이상 겹치거나 어미 뒤에 붙는 경우에도 항상 붙여 씁니다. 예문을 통해 살펴보시죠!



   (1) 너같이 바보 같은 놈은 처음 봤다.


   (2) 사과는커녕 오히려 화를 내던데?

 


'너같이'의 '같이'는 조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씁니다. 단 '너와 같이'처럼 조사가 앞에 오는 경우는 조사가 아니므로 띄어 쓰는데요. 사과는커녕' 또한 '사과는 커녕'으로 띄어 쓰는 일이 많지만 '는커녕'이 하나의 조사이므로 붙여 씁니다. 



   (3) 아버지께서는 "알았구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 아버지께서는 "알았구나."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알았구나."라고'의 '라고'는 인용을 나타내는 조사입니다. 그러므로 앞말과 띄어 쓰지 않죠. 하지만 '라고'와 비슷한 '하고'는 조사가 아닌 용언의 활용형이므로 앞말과 띄어 쓰입니다. 이렇듯 띄어쓰기에 맞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원칙의 응용, 문법 지식의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지금까지 우리가 평소 틀리기 쉬운 띄어쓰기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봤는데요. 사실 이러한 띄어쓰기의 잘못들은 실용적으로는 잘못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사소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띄어쓰기를 했을 경우, 안 한 경우보다 독해가 훨씬 수월한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의미가 자연스럽게 통하도록, 호흡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대로 알맞게 띄어쓰기를 하는 것은 우리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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