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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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쓸쓸한 날의 연필 테라피
내 어린 날의 몽당연필 아이의 필통을 열자 손때 묻은 색색의 연필들이 와르르 쏟아졌어요. 크고 작은 연필들이 뒤섞여 있었는데 그 중엔 손에 쥐어질 것 같지도 않은 꼬마 몽당연필도 있더군요. 그걸 본 순간 배시시 웃음이 나면서, 잊고 지냈던 옛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랐지요. 모서리 반듯하게 접은 콧수건을 옷핀 꼽아 가슴에 달고 새 책가방 메고 ‘국민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인쇄 잉크 냄새 마르지 않은 빳빳한 새 교과서와 새 공책들, 필통 속에 날렵하게 심을 세운 채 가지런히 누워 있던 새 연필들, 그 필통 열어보고 또 열어보던 일곱 살 계집애의 설레는 가슴...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어제 일인 듯 생생하게 떠오르는 풍경들입니다. 신문지 조각 펼쳐놓고 볕 잘 드는 마루 끝에 앉아 연필을 깎아주셨던 ..
2015.11.25 -
당신의 읽기, 아날로그인가요 디지털인가요?
매일 새벽 6시 30분, 현관문 앞에 어김없이 놓여있던 두툼한 신문. 갓 인쇄된 신문 특유의 잉크냄새가 새벽 공기를 타고 코끝에 머뭅니다. 한때 신문은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힘있는 매체 중 하나였습니다. 인기리에 절찬 연재된 소설은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고, 미처 TV 뉴스로 접하지 못한 사건사고 소식을 지면으로 정독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지요. 사람이, 또 삶이 공존하던 그 시절의 신문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기다림이었고 설렘이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 하나 그르지 않은 2011년, 당신의 읽기는 아날로그인가요, 디지털인가요? 신문, 문학을 탐하다 2002년 3월 21일, 그날 아침은 아주 특별했습니다. 목요일이었죠. 한 주의 바이오그래프가 가장 낮은 곡선을 그리는 요일, ..
2011.11.22 -
아이패드로 인해 하이브리드 편집이 뜬다?
종이 편집,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 2 부흥기 맞을까 신문 산업의 규모가 끊임없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언급하기에도 너무 진부한 사실입니다. 매체가 다변화되고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에 대한 영역이 재정의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게다가 올해 말 등장을 앞두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은 종이신문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박현수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지난 20일 ‘2011 광고주대회 특별세미나’에서 “광고실무자들은 종편 채널당 광고비를 첫해 1500억원 가까이 예측했지만 실제로 이런 광고매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채널당 평균 광고매출은 첫해 732억원, 다음해 875억원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새 미디어가 등장하여 전체 광고 시장의 파이가 커지기보다는 종편 광고비의..
2011.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