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씨앗은 ‘오래된 미래’
텃밭의 고추에 심한 탄저병이 들어 결국 고춧대를 다 뽑고 말았습니다. 탄저병은 고추가 타들어가는 병이에요. 한번 번지기 시작하면 속수무책일 만큼 치명적이라 일반 관행농법에서는 정기적으로 농약을 살포해 병을 방지하지요. 우리야 농약을 쓰지 않으니, 이랑과 포기의 간격을 넓혀 심고 탄저병이 생긴 포기를 일찌감치 뽑아내는 식으로 방어해왔는데요. 이 병 때문에 고추밭 전체를 포기한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가 짐작되지 않는 건 아니에요. 고추가 연작(이어짓기)을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텃밭의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지난해 고추 심었던 자리에 또 고추를 심고 말았거든요. 또 하나 미심쩍은 건 종자예요. 8년째 이어오던 토종 종자를 올해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발아시키지 못해 종묘상에서 산 개량종 고추 모종..
2015. 10. 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