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는 『플레이보이』 출신 : 유명 작가를 품은 야한잡지 이야기
시골 고모 댁에서 봤던 『TV 가이드』 잡지를 처음 접한 것은 ‘국딩’ 시절이었을 겁니다(그 당시에는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였습니다). 여름방학 때 가끔 속리산 자락에 있는 고모님 댁에 놀러 가곤 했습니다. 말린 담배 잎을 담은 포대자루가 벽면에 가득 쌓여 있어서 한여름에도 모기 한 마리 얼씬하지 않던 조그만 사랑방에 십대 사촌 누나들이 보던 작은 책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죠. 『TV가이드』였습니다. 드라마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연예인 소식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재미난 잡지였죠. 뒤쪽에는 펜팔 코너도 만들어 놨습니다. 젊은 남녀들이 자신의 나이, 취향, 주소 등을 공개해 놓고 친구 요청을 기다리는 ‘만남의 광장’ 같은 곳이었죠. 이발소에 ‘천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중학교에 들어가..
2015. 6. 4.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