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페미니스트! 현경 교수가 말하는 삶의 지침은?

2014. 5. 12. 09:02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바야흐로 이 시대의 화두가 ‘힐링’이 된지 오래입니다. 정보의 범람 속에서 흔들리는 가치관을 바로 잡고,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일이 현대인에게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물음표의 연속인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마련한 SBS 아이러브’人’은 4월 30일 박범신 작가의 멋진 강연을 시작으로 그 다섯 번째 시즌의 화려한 막을 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며 두 번째 강연이 열렸는데요. 여성과 환경, 생명을 위해 운동하는 新페미니스트 현경 교수의 강의가 열린 아이러브인 현장에 다독다독도 다녀왔습니다. 지식나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우리가 꼭 들어야 하는 인생 강의의 현장에서 만난 현경 교수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요?




지난 5월 7일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현경 교수의 강의 현장에는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빈자리를 채워갔습니다. 현경 교수의 책을 펴고 천천히 읽어 나가며 차분한 마음으로 현경 교수의 강의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가득한 녹화 현장은 빈자리 하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강연쇼라는 이름답게 단순히 강의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명사에 버금가는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마련돼 있었는데요. 가수 박기영의 멋진 라이브와 대한민국 힙합의 전설 현진영의 현란했던 무대는 현장을 찾은 방청객들의 만족감을 더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재능기부 콘서트답게 재능기부 형식으로 출연을 결정했던 MC 남희석의 소개와 함께 이날의 주인공 현경 교수가 등장하자 방청객들은 그동안 참아왔던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환영해 주었습니다. 이에 대한 보답이었을까요? 현경 교수는 준비해 온 장미꽃을 방청객들에게 나누어주자 강의 시작 전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현경 교수를 소개하는 수식어는 많이 있습니다. 여성주의 신학자이며 종교학 교수이자 에코 페미니스트. 거기에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간직한 용감하고 영적이며 예술적인 사람. 유니언신학대학교 최초의 아시아 여성 종신교수라는 화려한 이력만으로도 그녀의 강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높았습니다. 장미꽃을 모두 나눠준 현경 교수는 사라지지 않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연약함의 힘’을 말하며 <내 안의 여신 그리고 독讀한습관>이라는 주제로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연약하지만 부드럽고, 소통을 불러 일으키는 힘을 말하는 브레네 브라운(TED 위대한 강의 Top10의 주인공)이 말한 '연약함의 힘(The Power Of Valnerability)'은 돈과 총과 그 어떤 무시무시한 것보다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사랑의 힘을 말하는데요. 현경 교수는 그 사랑을 실천하고 스스로 당당한 여신이 되기까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등장과 함께 나눠줬던 꽃은 연약함의 힘의 상징이었습니다. 미국의 6, 70년대 히피들에 의해 전개 된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반전운동’ 당시 군인들의 무력에 맞서는 그녀들의 무기는 다름아닌 한 송이 꽃이었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연약한 꽃이 종식 시킨 베트남 전쟁의 사례는 연약함의 힘을 말하는 가장 좋은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현경 교수는 우리 안에 있는 마음속 여신을 깨워 세상의 정의와 기본을 바로 서게 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강연의 시작에 앞서 MC를 맡았던 남희석 씨는 “현경 교수의 책을 읽고 나니 페미니스트인 그녀가 전하는 말이지만 오히려 여성보다 남성들이 더 깊이 새겨 들으면 좋을 것이다.”라는 말을 방청객들에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현경 교수가 말한 우리 안의 여신을 찾아가는 방법은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고, 인생의 열정을 잃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그녀의 지론이었는데요. 그럼 그녀가 말한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여신을 찾아가는 방법이란 무엇일까요?


신학을 머리로만 했다는 사실에 자신의 인생과 철학에 회의감을 느껴 무작정 머리를 삭발하고 히말라야에 찾아갔다는 현경 교수는 세상을 피해 달아나듯 찾아간 히말라야에서의 영혼의 대화를 체험했다고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현지인들과는 물론이고 식물, 동물 등 모든 환경과도 대화가 가능했다는 그녀의 히말라야에서의 삶은 지금의 자신을 완성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삶의 다양한 경험과 영적인 성숙함을 이룬 현경 교수가 히말라야에서 얻은 여신을 찾아가는 10계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누군가 그녀의 여신 찾기 10계명의 겉면만을 본다면 이상주의자 혹은 종교인의 그저 그런 가르침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여신 찾기는 분명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면서 늘 마음에 품고 실천해볼 수 있고, 삶에 이로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일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계명인 ‘자신을 믿고 사랑한다.’는 나보다 잘난 사람과 비교하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마음가짐인 것처럼 말이죠.


그녀가 가장 힘주어 말한 것은 세 번째 계명인 ‘기, 끼, 깡’이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실제 강의 현장에서 현경 교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강의가 중반에 이르면서 그녀의 당당함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세상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철학을 행동으로 옮기는 멋진 여성이었습니다. 기와 끼, 깡을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홀로서기를 연습하고 불가능에 도전하라고 외칩니다. 강자에게 굴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의지해가는 인생을 피해야만 내 안의 여신이 깨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친한 오빠로부터 진지하게 ‘너는 공부가 아니면 방법이 없다’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유년 시절 못생긴 외모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유학 생활을 하면서 모든 남성들이 그녀를 사랑하고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영적인 성숙함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카리스마라고도 불리는 영적인 성숙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인데요. 그런 매력의 비밀에는 자신이 히말라야에서 알게 된 여신 찾기 10계명이 있었습니다.


현경 교수는 “우리는 외부의 아름다움을 쫓느라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라는 미국의 세계적인 저널리스트이자 페미니스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말을 인용하며 강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우리가 실천해야 할 삶의 방법에 대해 2시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그녀의 강의는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많은 책을 쓴 저자이자 독서가로도 잘 알려진 현경 교수는 마지막으로 읽기에 대해 짧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있듯 책과 사람 사이에도 끊임 없는 소통이 있어야 한다”며 “책을 통해 저자와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해가는 읽기 습관을 가져야지 그렇지 않은 독서는 의미가 없다”고 했습니다. 즉 다독(多讀)도 좋지만, 정독(精讀)을 하는 읽기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페미니스트라는 말보다 살림이스트라는 말을 듣는 게 더 좋다는 현경 교수. 집에서 하는 살림의 확장은 사회와 제도 그리고 죽어가는 것을 살리는 것이기에 자신은 나와 이웃, 사회, 지구 그리고 우주를 살리는 ‘살림이스트’이고 더욱 그렇게 되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아주 깊이 있게 읽은 것 같은 두 시간여의 강의는 세상을 올바르게 만들고 정의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바로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강의였습니다.


현경 교수의 이번 강의는 오는 7월 방송을 통해 방영 될 예정입니다. 오는 5월 28일 팡차오후이 교수의 마지막 강의가 남아 있으니 삶의 새로운 방향을 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방청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남기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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