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즐겨보는 지역신문 ‘제주위클리’

2011.08.12 12:59다독다독, 다시보기/영자신문 읽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지금은 종이신문의 위기라는 말이 너무 당연하게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위기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인터넷 신문에 더 익숙해져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렇게 신문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면서 각 신문사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그래도 유명 일간지의 경우에는 충실한 독자들이 구독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지역신문은 그렇지 못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 지역의 소식을 누구보다 빠르게 담고, 심층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것은 지역신문만의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는데요. 지역 독자들의 주변 이야기라서 더욱 공감이 가고 친근감이 느껴질 수 있는 콘텐츠 자체만으로도 지역신문은 그 가치를 빛내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신문 중 그 지역의 관광자원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관광객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고 있는 ‘제주위클리’가 있는데요.

“지역신문도 LA타임즈처럼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제주위클리의 송정희 대표를 만나 부부가 합심해 만든 제주위클리와 지역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의 간략한 소개와 제주위클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를 전공하고, 이후 미국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한 뒤, 귀국하여 대학 어학원에서 약 8년 정도 CNN과 영자신문을 강의했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제주에 관한 영어 번역, 통역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신문발행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제주위클리는 2009년 5월 창간되어 월 2회 발간되고, 도내, 국내뿐 아니라, 현재 해외 약 80여 개국 이상 월 2만부가 배포되고 있습니다. 온라인(www.jejuweekly.com)신문도 동시 운영하면서 제주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특히, 제주위클리는 저널리즘 경력이 많은 편집장, 부편집장을 비롯해, 기자들이 대부분 원어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번역에 의존하는 여타 영자신문과는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답니다. 해외에 나가는 신문이니만큼 제주도를 내부인의 시각에서 심층적으로 이해하면서도 이를 제 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보통 지역신문과는 다르게 제주위클리는 영자신문이라는 점이 굉장히 이색적인데요. 처음 제주위클리를 만들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제주에 대해 ‘가진 건 많지만 보여지는 게 적은 섬’이란 생각을 줄곧 해왔습니다. 제주에 관한 홍보물들을 번역하면서, 제가 느꼈던, 사랑하는 제주에 대한 감동을 느낄 수 없었어요. 제주에 대한 영어 콘텐츠가 박제화된 제주밖에 없는 것이 매우 아쉬웠답니다. 

제가 읽고도 감동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을 그것도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결국 신문을 만들게 했습니다. 이곳 대학 언론홍보학과 교수로 있는 남편이 큰 힘이 되기도 했어요. 

남편도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하는 제주에 영자신문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프라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돌이켜보면 역설적이지만, ‘신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무지’가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문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적, 재정적 운영의 어려움을 알고 있었다면 감히 시작을 하지 못했을 것이에요. 흔히 하는 말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것처럼 말이죠. 
 

처음 신문을 발행하고 현재까지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간략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주도 토박이가 아니기 때문에 제주에서 말하는 ‘육지인’입니다. 제주의 역사와 섬의 특성상 배타성이 조금 더 강한 곳에 정착해서 신문 관련 경험이 전무한, 그것도 여자가 영자신문을 만든다고 하니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어요. 

재정적 불안도 가장 힘든 것임에는 틀림없었지만, 매일 부딪히는 어려움은 기사 한 꼭지가 나오기 위해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 기자에게 눈과 귀와 입과 발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터뷰를 한 번 하더라도 인터뷰 대상자와 일정 잡는 것에서부터 마지막 감수하는 것까지, 그 모든 과정에 번역과 통역이 따라 붙기도 하는데요. 기자 한 명에 비서 한 명이 붙어있다고 보면 되는 실정이다 보니 주변 스텝들이 그렇게 어렵게 해서 기사 하나 나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도 했죠. 

한글 기사 하나 간단하게 영어로 번역해서 나오면 되지 왜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설득하며 함께 신문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비용이나 시간소요면에서 한글 기사보다 열 배정도 더 힘이 든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우리의 입이 아니라 그들의 입으로, 느끼고 체험하고 배워서 기사를 쓰게 하고 싶다는 원칙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재정적 압박으로 존폐위기에 처했을 당시, 제주 거주 외국인들이 나서서 서명운동을 하며, 이 신문이 꼭 필요하다는 편지를 많이 보내주셨을 때입니다. 심지어 어떤 외국인은 도지사에게 신문이 지속적으로 발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청의 편지까지 썼었죠. 물론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그때 많은 힘이 되었답니다.  
 

신문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발행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종이신문은 주로 어디에 어떻게 배포하고 있나요?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신문을 접하는 외국인들은 대략 어느 정도 되며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시작했고, 향후 온라인 홍보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그동안 온라인 활성화를 위해서 나름대로 꾸준히 고민해왔습니다. 올 4월에는 일일 방문자수가 3만을 넘기도 했어요. 

일일 방문자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우리 사이트를 링크하고 있는 기사나 사이트도 9만 건이 넘었죠. ‘야후’나 ‘구글’ 검색에서도 제주위클리 기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온라인의 위력을 새삼 느낀답니다. 

종이신문은 해외 80여 개국 이상으로 배포되고 있어요. 주로 공항, 기내, 여행사, 투자처, 국제기구, 코트라(KOTRA)지사, 한국관광공사지사, 언론사, 프레스센터 등 다양한 곳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제주위클리는 기자 대부분이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언어나 문화적 환경 때문에 겪는 애로사항은 없으신가요? 외국인 기자들로 구성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비유를 들자면,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그 물건 좋다고 아무리 크게 떠들어도 설득력이 약하지 않을까요? 결국 그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좋다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주를 깊이 있게 알 수 없다는 약점이 있지만, 그들의 입을 통해서 그들이 바라본 제주를 보여줌으로써, 영어권 독자들에게 더 공감을 얻고 싶었습니다. “공감”과 “울림”은 번역으로 충분히 전달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이었어요. 

‘세계 최대’, ‘최고’, ‘아시아 유일’ 이런 단어들이 한국기사에는 즐겨 쓰는 방식이고, 제주 곳곳의 슬로건이나 광고문구도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 걸 깨닫게 됐는데요. 제주위클리 기사를 보면, 제주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외국인 기자들은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고 불편해 한답니다. ‘최고’, ‘최대’, ‘유일’ 선호사상이 한국사회에 은근히 퍼져있음을 느끼기도 해요. 
 

올해 초 영자신문에 이어서 중국어신문도 발행했는데요. 어떤 목표를 갖고 중국어신문을 발행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다른 언어로 신문을 발행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중국어신문이 오히려 빨리 반응이 와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과 투자가 급증하면서, 중국인에게 제주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달이면 일본어신문까지 나오게 되는데요. 온 • 오프라인 영, 중, 일 매체를 갖고,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살아있는 콘텐츠를 통해 지속적으로 알리고 싶습니다. 

작은 땅 제주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제주. 제주가 가지고 있는 환경적, 문화적, 역사적, 자연적 잠재력과 제주 소식들을 세계 곳곳에 뿌리고 싶어요. 아마 전생에 제주에 한이 많았는지 끝없이 제주를 고민하고 세계인과 공유하고 싶어지네요.  
 
 
사실 제주위클리라는 이름 때문에 제주도와 관련된 단체나 기관이 주체가 돼서 발행되는 신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요. 지자체나 기관의 도움 없이 개인의 힘으로 제주위클리를 발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이렇게 발행을 이어오면서 어떤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제주위클리가 되길 바라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주위클리를 창간하고 한 일 년 반 정도 견디다가 사실 문을 닫기 직전까지 갔었어요. 작년 가을 제주도가 해외홍보매체로서 제주위클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시작하게 되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죠. 

작년 가을엔 문을 닫고 남편과 미국으로 일 년 안식년을 떠나려고 준비까지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결국 남편만 미국으로 떠나고, 저만 남아 신문발행을 지속하고 있답니다. 

처음엔 지자체나 기관의 도움이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호전되었어요. 하지만, 신문사이니만큼 기관의 지원에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자립 방안을 찾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서 1, 2년 안에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발행인으로서 가장 큰 숙제이기도 하구요. 

교육사업, 홍보사업, 광고, 다국어 콘텐츠 및 인력을 활용한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창출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중이에요. 처음 신문사를 만들었을 때, 누군가 3년 버티면 끝까지 간다고 하더라구요. 

지금껏 2년 6개월 정도 살아남았고, 상황도 호전되고 있는데요. 강해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으면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영, 중, 일 신문이 제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훌륭한 콘텐츠로 제주와 한국 영, 중, 일 언어권을 묶는 매체로 키워보고 싶습니다. 
 

신문과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제주도에 살고 계시기 때문에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요즘 많은 육지인들이 제주도에 들어가 터를 잡고 살거나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제주도에 정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제주도는 처음엔 배타적인 것 같지만, 결국엔 포용적이랍니다. 제주도가 겪어야 했던 4.3의 아픔과 수난, 거칠고 척박한 땅에서 일구어냈던 삶의 방식과 그로 인해 형성된 독특한 문화, 섬 기질, 알면 알수록 들여다볼수록 제주에 빠지게 된답니다. 

제주가 더 이상 신혼여행지나 관광지로서만 선호 받는 곳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옮겨 제주에 정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공간, 느림, 여유, 깨끗한 공기, 자연이 그리워지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제주는 최상의 삶의 터전이 될 것입니다. 결국 아는 만큼 느끼는 게 아닐까? 제주와 제주사람에 대해 알고자 하면, 결국 오래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발행인이자 신문사의 대표로서 갈수록 신문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요즘 신문읽기 문화가 활발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요. 사실 저 자신도 신문사 대표를 하기 전에는 신문을 잘 읽지 않았어요. 요즘 들어 특히 젊은이들은 신문을 읽으려 하지 않고, 보려고만 하죠. 

우리 신문의 한국 독자들도 ‘신문 사진 좋네요. 신문 잘 보고 있어요. 잘 읽지는 못하지만’ 이런 반응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정말 이 질문은 제가 하고 싶고, 답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그들은 읽는 문화가 아직도 살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사를 꼼꼼히 읽곤 해서 제가 놀라곤 했죠. 이점은 우리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 선진국은 휴가지에서도 항상 책을 읽고 있는지, 도서관을 방문하는 것이 일상적인 것인지 우리도 한번쯤 생각해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세계 7대 경관 선정’을 앞두고 제주도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그녀를 보면서 지역신문도 지역과 나라를 빛내고 알릴 수 있는 좋은 매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신문의 위기라고 쉽게 말하지만, 좋은 콘텐츠와 독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신문은 결국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제주위클리를 통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우리 지역을 빛내고 알리기 위해 힘쓰는 지역신문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으로 제주도의 참 모습을 보여주고 제주도를 넘어 더 많은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제주위클리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성원이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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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말복이2011.08.12 15:25

    외국인의 시각으로 제주도를 홍보한다는 철학이 설득력 있네요. 한류바람 타고 이 신문도 잘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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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t summer2011.08.16 10:34

    멋있으시네요ㅋㅋㅋㅋㅋ
    제주위클리 홈페이지 들어가봤는데.....온통 영어라서 조금 당황했지만ㅋㅋㅋ
    사이트도 깔끔하고 맘에 들어용!!!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하시길 빌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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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방문하는 외국인 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깔끔한 홈페이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제주를 대표하고 우리나라를 빛낼 수 있는 그런
      지역신문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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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정2011.08.16 11:43

    세계 7대 경관 제주도 파이팅! 제주위클리도 파이팅!!!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