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환경 변화와 미디어교육의 방향

2015.11.09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4년 12월호>에 실린 고양관산초등학교 수석교사 이정균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이제는 미디어를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적극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 종종 등장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 교육의 중요성을 소리 높여 보지만 학교는 아직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일반 과목처럼 구체적인 교과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교육과정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불편한 학습이 될 것이라는 편견마저도 존재합니다.

 

대체 미디어교육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과 태도를 바탕으로 미디어의 의미를 해석하고 수용하며, 더 나아가 스스로 미디어를 통해 창의적으로 의미를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있습니다.

 

현대사회 미디어의 실체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는 세상을 읽고 서로 간 대화의 통로를 만들어 갑니다. 문제는 바로 매체입니다. 고전적 정의가 되어버린 그 유명한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맥루한의 정의를 다시 살피지 않더라도 우리는 너무 많은 매체들이 던지는 메시지를 하루에도 수백 번 넘게 살피고 읽고 삽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매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소통의 비중, 중요성, 영향력이 매우 커졌습니다. 인간의 소통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소통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같은 공간과 시간에 존재하면서 음성과 문자언어는 물론 몸짓과 표정을 포함한 다양한 표현을 통해 의미를 주고받는 대면 소통입니다. 두 번째는 공간과 시간의 맥락이 분리되어 있는 개인들이 상대방에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종이, 전신, 전파 등을 사용하는 편지 쓰기나 전화 대화와 같이, 다른 매개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간접적 소통 방식입니다. 세 번째는 인쇄기술과 전자기술의 발달에 의해 등장한 책,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과 같은 매체에 의한 대량 전달 방식입니다. 이러한 대량 전달 방식 역시 간접적 소통 방식에 속하지만, 기술 매체를 통해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두 번째 소통 방식과 구별됩니다. 다양한 기술 매체들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인간의 소통을 확장할 뿐 아니라, 의미를 전달받는 수용자의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하고, 말과 글뿐 아니라 이미지와 소리, 음악 등으로 다양한 의미를 소통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의 미디어 교육 상황

 

우리나라미디어교육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우리의 미디어교육은 학교 정규 과정에서 출발하지 않고 1980년대를 거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디어에 대한 수용자 비판 운동으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즉 수용자의 권익 보호, 미디어에 대한비판과 감시 등이 우리의 민주화 운동과 맥락을 같이 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이는 분명 다른 나라의 미디어교육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차이점입니다. 즉, 미디어교육의 출발점이 교육이 아닌 시민사회운동의 차원으로 전개됐다는 점입니다. 그 이후 1990년대 들어서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가 속속 출현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미디어교육에 관심을 가진 교사와 학부모가 등장하게 됐습니다. 이에 아울러 미디어교육에 대한 학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같이 성장하게 된 점도 우리나라의 독특한 현상입니다.

 

 

이러한 사회 맥락 속에서 2007년과 2009년에 개정된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초중등 국어과에 매체언어의 차원에서 미디어를 다양한 과목에 접목하여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현명한 이용을 강조하는 교육을 실시하게 됐습니다.

 

해외 사례 - 프랑스 국립미디어교육센터 클레미(CLEMI)

 

프랑스 국립미디어교육센터 클레미(CLEMI)는 1983년 교육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된 프랑스 미디어교육 분야의 최고 정책 기관으로, 미디어교육 이해관계자 대표 64명으로 구성된 ‘결정개선위원회’가 1년에 2회 전체 회의를 개최해 교육내용과 방향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림미디어교육센터 클레미 홈페이지

 

프랑스는 국가적 차원에서 미디어교육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을 연구하고 타전공의 교사들과 협업할 수 있는 도큐몽(document:생소한 이름의 이 직업을 우리의 표현으로 한다면 미디어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교사라고 할 수 있다)이 있다는 점입니다.

 

프랑스의 미디어교육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세부적인 성취 기준을 갖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프랑스 초등학교 미디어교육의 행동과 목표

 

프랑스 미디어교육의 시사점

 

미디어라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교육, 평생교육 차원에서 전체적인 미디어교육의 로드맵을 수립해서 실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미디어교육과 관련이 있는 기관, 단체와 연계하여 학교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금처럼 개개의 언론사 단위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문활용교육 중심에서 벗어나 중앙일간지 외 지방일간지, 지역신문사, TV 방송과도 학교가 연계하여 미디어교육을 위한 협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프랑스 미디어교육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미디어의 메시지 이해를 위한 이미지 훈련을 중요한 과정으로 삼고 교육하고 있다. 실제 이미지 교육에 활용된 사진들

 

미디어를 학생 스스로 만들어서 표현하고, 남과 소통하는데 따르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어려서부터 강하게 지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디어교육을 통하여 우리 학생들의 표현 능력을 더욱 고양하며 문화적인 국민, 글로벌 인재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에 미디어교육의 중점을 두고 실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문 미디어교육 교사 필요

 

필자를 포함한 국내 미디어교육 담당 교사들이 지난 10월 프랑스 국립미디어교육센터 클레미에서 연수를 받았다.

 

미디어교육을 위하여 정기적인 교사 양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단계식, 주제식으로 개발하고 강사 인력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미디어교육에 필요한 교사는 초중고별로 양성하여 학교 급별 특화된 강사를 양성하고 선발 교사는 교직 경험이 많고(최소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현직 교사 중에서), 교사들과의 협력이 가능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교사들을 선발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교육이 미디어교육의 최고인 것처럼 미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다양한 읽기자료, 영상자료, 사진과 그림 등의 이미지 자료를 활용한 새로운 교육 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실천하고 일반화하려는 교사 연구 집단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