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2. 14: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지난 11월 3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2015 독(讀)한습관' 6번째 강연이 열렸습니다. 이번 강연의 주인공은 ‘소년이 온다’, ‘바람이 분다, 가라’의 저자인 한강 작가입니다. 한강 작가는 1994년 서울신문 ‘붉은 닻’이라는 작품으로 등단을 했습니다. 등단 이후 꾸준하게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는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한강 작가는 2005년 소설 ‘몽고반점’으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1970년대생 작가로는 첫 수상이자, 당시 심사위원 7인의 전원일치 평결로 선정될 정도로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입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독서습관
이날 한강 작가는 특유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자신의 독서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른 강연과 달리 한강 작가는 책을 읽었던 그동안의 시간을 말했습니다. 한강 작가는 1974년 9월 1일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처음 책을 읽은 날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날은 동생이 태어난 날이고 어머니께서 출산을 할 때 그림책을 마당에서 읽으면서 동생이 태어나길 기다렸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독서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처음으로 책을 읽었던 때를 잘 기억 못하는 데, 독특하게 기억하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특히 한강 작가는 초등학교시절 잦은 이사로 인해 전학을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전학을 자주 다니다보니 적응력이 남들보다 뛰어났지만, 그래도 초반에는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때 책이 따분하고 지루했던 시간을 채워주었고, 어린이용 책을 넘어 문예지와 소설까지 읽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사교육이 없었던 시절이었으니깐 책과 함께 보낼 시간이 많았겠지요? 한강 작가의 어릴 적 독서습관은 학습보다는 정말 마음이 이끄는 책읽기를 했다는 점에서 부럽기도 했습니다.
책에서 인생의 고민을 해결하다
한강 작가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싶다고 느끼게 된 계기는 사춘기를 앓고 난 뒤였습니다. 그녀가 중학교 2학년 때 사춘기가 찾아왔고, 길게 앓았다고 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만큼 고민이 많았으며, 이를 해결해줄 사람들이 없어 책에서 답을 얻었다고 합니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열심히 읽었으며, 그때 독서 중에 주인공과 자신이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거기서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답을 구하면서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꾸준히 책을 읽었던 한강 작가는 책을 많이 읽고 싶어서 국어국문과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생활 중 시를 읽는 스터디 모임에 들어가서 시를 읽었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시집을 2권씩 학교를 오가며 읽었고, 직접 쓴 시를 문학상이나 신춘문예 등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이어져온 독서습관이 성인이 될 때까지 영향을 준다는 걸 한강 작가가 보여줬습니다.
독서는 저자의 내면세계를 자세히 볼 수 있다
한강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 “읽고 쓰는 과정에서 놀라운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독서는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과정이며, 저자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생각이나 성향을 파악할 때는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지내야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책은 저자의 속마음을 거침없이 적어둔 곳이기 때문에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점을 인지하게 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독서는 저자와의 대화인 만큼 우리의 생각도 커지게 됩니다. 한강 작가는 “글을 읽어서 얻는 생각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 말을 하고 싶거나 글을 쓰고 싶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때 생각의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고 또 다른 세계와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며, 우리를 다른 존재로 만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독서는 우리를 색다른 존재로 만든다는 점에 독서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날 한강 작가의 강의는 독서습관의 중요성과 독서가 주는 장점에 대해 배워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존에 독서는 저자와 독자와의 대화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번 강연으로 그 말의 뜻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강연을 통하여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독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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