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SNS, 쓰는 SNS

2016. 9. 6. 17: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이혜인, 2016 다독다독 기자단


[요약] SNS는 인생의 낭비? No, 잘 사용하면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글쓰기’와 ‘읽기’의 목적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SNS 세 종류를 선정해 실제 사용자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SNS는 인생의 낭비다?


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이 ‘공인이거나 대중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SNS를 안 하는 게 이득이다.’ 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SNS로 인해 곤욕을 치른 공인들이 많기도 하고, 일반인 중에서도 SNS 때문에 논란이 생긴 사람들이 많다 보니 퍼거슨 감독의 이 말은 마치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다가 사진을 올리는 SNS는 사진 프레임 안의 모습이 작위적이라는 것과, SNS의 목적이 남들에게 보여주고 과시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꾸준히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한 이유로 SNS와 자기계발은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SNS는 인생의 낭비가 아니라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스스로 글을 쓰며 커리어를 쌓고, 습작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글을 읽고 쓰는 SNS 이야기다. 필자 역시 블로그를 다양한 경험들을 기록하는 포트폴리오인 동시에 글쓰기 연습과 성장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다양하고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블로그 자체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정보 공유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고 역량을 키울 수 있다.


게다가 최근 SNS는 취업과정에서도 서류의 일종으로 심사대상이 되기도 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직접 선정한 ‘글쓰기’와 ‘글 읽기’의 목적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SNS 세 종류를 조사하고, 실제로 그 SNS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 1. 북스타그램


북스타그램이란, 사진 특화 SNS인 인스타그램과 북(book)을 합친 단어로, 인스타그램에 읽은 책의 표지 혹은 인상 깊은 구절을 촬영해서 올리고, 간단히 감상을 적는 형태로 진행된다. 가장 간단한 형태인 만큼 글을 읽고 쓴다기보다는 독서 자체에 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유저 @unata_ryung



북스타그램 검색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한 한 사용자는 본인이 읽은 책과, 그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기록하고 또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북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에도 여러 명한테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이렇게 처음부터 공유하면 주위 사람들이나 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실제로 북스타그램 사진을 보고 특정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거나, 책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도 여러 번 들어서 뿌듯해요.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 2. 브런치 


북스타그램이 책을 읽고 사진과 함께 간단한 감상을 적는 형태라면, 브런치는 사용자들을 ‘작가’라고 칭하고, 작가들은 주로 몇 가지 주제에 대해 연재하는 형식으로 글을 쓴다. 글의 형식은 소설, 시 등 문학부터 기사, 칼럼까지 매우 다양하고 자유롭다.



또한, ‘브런치’를 통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꾸준히 다루며 글을 써 온 브런치 작가들의 작품들 중에서 지원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작가들이 연재한 매거진들을 심사하여 100명을 선정하고, 출판 비용을 지원해 주는 프로젝트인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내가 SNS에 꾸준히 올리는 글들이 책으로 출판되어 서점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매력적인 특징 때문에 브런치에는 현직 기자, 작가, 지망생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다독다독' 또한 브런치를 통해 글을 발행하고 있다.





# 3. 씀

‘씀’은 대체로 브런치와 비슷한 속성을 갖지만, 하루에 2번씩 글감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글감에 대해 고민할 때 아침 7시에 한 번, 저녁 7시에 한 번. 총 두 번 글감을 제공하고, 글감을 검색하면 그 글감을 주제로 쓴 글들만 모아서 볼 수도 있다. 때문에 매일매일 글을 쓰고 싶어도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최적의 SNS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의 지인 중에서 매일 하루에 2번 제공되는 글감으로 등/하굣길에서 ‘씀’에 글을 쓰는 지인이 있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읽고 쓰는 SNS’ 사용자 인터뷰

- 백소영 (21. 서울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 SNS를 읽거나 쓰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SNS는 공개적인 장소다. 그리고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 일반 SNS의 경우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다. 먼저 완전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저작권을 취득한 이후라면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불완전한 상태의 예술작품을 먼저 공개한다면 분명 득과 실이 함께 공존한다. 작품을 출판하기 전에 대중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창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언제 내 저작물이 함부로 도용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읽고 쓰는 SNS의 경우 최소한 그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예술 창작의 저작권리'를 인정하고 소중히 대해줄 것 같다는, 나름의 자기방어 기제가 작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마음 편히 SNS에 나의 예술들을 써 내려가는 이유다.”

2. 다른 SNS들과 비교했을 때, 읽고 쓰는 SNS의 매력은?
“먼저 늘 '글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준다. 매일 새로운 주제들을 정해주며 끊임없이 습작의 시간과 계기들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읽고 쓰는 SNS의 매력이 아닐까. 광활한 대지라는 도화지에서 울타리를 치고 이정표를 걸어주는 것이 바로 읽고 쓰는 SNS의 매력이자 기능이 된다.”

3. 읽고 쓰는 SNS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
“읽고 쓰는 SNS를 통해 말도 안 되지만 탄생한 시가 몇 개 있다. 끊임없이 습작하고 수정하고 습작하고 수정하고, 이 일련의 과정들을 반복할 수 있도록 계기를 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향받은 일도 적지 않다. 쓰고자 하는 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읽고 쓰는 SNS이다.”


# 인터뷰를 끝내고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백소영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얼마나 글쓰기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SNS에 일기를 쓰듯이 꾸준히 글을 쓰며 기록을 축적해가는 그녀의 모습에 필자도 다시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시간이었다.

이제 포트폴리오를 위해 사과 상자에 사진들과 서류를 차곡차곡 쌓아놓던 시대는 지났다. SNS는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한 유희 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 지식, 감성을 기록하는 포트폴리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혹시 자신이 무언가 의미 없게 일상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글을 읽고 글을 쓰는 SNS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SNS는 나의 평범한 일상들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포트폴리오 혹은 자기계발과정의 기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