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미디어아트전 <훌리훌리>를 다녀오다.

2016. 10. 19. 12:00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신혜진, 2016 다독다독 기자단


[요약] 복잡하게 변모한 미디어 환경 속에서 미디어와 아트가 결합하여 미디어 아트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전시는 개념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체험형 미디어아트전 '훌리훌리'를 소개합니다.


# 미디어아트란?


미디어아트란 간단히 설명하면 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와 예술이 결합한 미디어 아트는 색다른 예술품을 창조합니다. 특히, 소통의 측면을 주로 다루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는 관람객이 수동적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작품을 창작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작품 일부가 되기도 한다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인터랙티브 기반의 체험형미디어 아트전 <리훌리>에 직접 가서 이러한 미디어 아트의 매력을 직접 느끼고 왔습니다. 생소할 수도 있지만 다가가면 매력이 넘치는 체험형 미디어 아트전에 대해 소개합니다.


▲전시회 입구


#체험형 미디어 아트전 훌리훌리전시회

 

체험형미디어 아트전과 보는전시의 큰 차이점은 작품과 관람객이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작품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관람객도 보고, 만지고, 즐기는 체험을 통해 작품에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 놀아보자라는 의미가 있는 훌리훌리는 총 15개의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이루어진 전시로서,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하고 볼 수 있는 소품들을 현대 기술과 접목해 예술과 놀이로 만들었습니다.

 

훌리훌리 전시회에서 만난 몇 가지 작품들을 통해 미디어 아트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터랙티브 작품이란?

 

인터랙티브 작품이란 예술적 표현력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결합한 반응형(상호작용) 작품으로 관람객의 반응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시회에서 만난 첫 번째 작품인 색깔 있는 꿈은 그동안 무채색으로만 봐왔던 그림자를 여러 가지 색으로 나타냅니다. 인터랙티브 작품답게 작품 앞으로 다가가거나 움직일 때마다 그림자의 색이 변했는데요. 이는 그림자의 움직임에 맞춰서 그 색을 분해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었기에 가능합니다. 움직일 때마다 색이 변하는 저의 그림자와 빛으로 만들어진 나비와 함께 꿈속을 거니는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 '색깔 있는 꿈(Dreaming in color)'


또 다른 작품은 놀이’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관람객은 영상에 그림자로 나타나고, 관람객의 그림자는 영상 속의 도형들과 상호작용이 가능했습니다. 공이 다가올 때 그림자를 통해 공을 튕기면 공이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작품 '이머시브 섀도우(Immersive Shadow)'


#현실에 디지털을 더하다, 프로젝션 맵핑

 

프로젝션 맵핑 기술이란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투사하여 변화를 줌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최근 경복궁 야간 개장에 프로젝션 맵핑 기술이 사용되기도 했으며, 건물 외벽에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미디어 파사드라고 합니다.


훌리훌리에서도 버텍시드라는 작품을 통해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버텍시드 작품은 벽면에 돌출된 삼각형 뿔에 손을 접촉하면 영상이 변하는 작품입니다. 접촉하는 삼각형 뿔에 따라, 물결이 일어나거나 벽면이 울퉁불퉁하게 변해 보이는 듯 마치 저의 손이 마법의 손이 된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작품 '버텍시드(Vertexceed)'



#미디어 아트, 지나간 시간을 담다


훌리훌리에는 시간을 왜곡한 듯한 작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타임 스캐너작품은 보이지 않는 시간을 스캔하여 시각화하는 작품입니다. 컴퓨터와 프로젝터, 카메라를 이용한 이 작품은 특정 지점에서부터 스캔 된 피사체가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영상을 보여줍니다.


 ▲작품 '타임 스캐너(Time Scanner)'


시간을 활용한 다른 작품으로 딜레이 미러가 있었습니다. 딜레이 미러는 혼자서 전시회를 간 제게 가장 즐거운 작품이었습니다. 이유는 12역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몇 초 전 과거의 나현재의 나가 한 화면에서 만나는 게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재밌는 경험 덕분에 한참 동안 앉아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며 즐겁게 혼자 놀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 '딜레이 미러(Delay Mirror)'

# 움직임이 작품이 된다


전시회를 구경하고 나서시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

 

이 시에서 그의 이름 불러 주었을 때라는 것은 마치 관람객의 참여처럼 느껴졌고, 작품들은 관람객이 함께할 때 비로소 꽃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훌리훌리>와 같은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는 관람객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경험을 확장하고 작품을 완성하는 생산자가 될 기회를 제공합니다. 미디어와 아트가 만나서 만들어낸 이 조합은 우리에게 무한한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줍니다.

 

 

무한한 소통의 공간을 즐기고 싶다면,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