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23. 11: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요약] 지난 6월 미국 하버드대 저널리즘 연구소인 니먼랩이 '2016 미국 뉴스 미디어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 성인의 절반가량이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접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소셜미디어 뉴스콘텐츠의 증가
미국인들은 주로 영상중계 서비스인 '페이스북 라이브'나 뉴스 서비스인 '인스턴트 아티클'로 뉴스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미국 내 일간지 구독률과 신문광고 매출은 전년에 비해 각각 7%, 8% 감소한 반면 이용자 수가 16억 명이 넘은 페이스북은 지난해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 총 수익의 약 30%인 80억 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이렇듯 뉴스시장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의 지배력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2015 한국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보면 이동형 인터넷을 통한 신문기사 이용률이 2013년 55.3%에서 2014년 59.6%, 2015년 65.4%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20대의 39.4%, 30대의 26.2%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볼 만큼 SNS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의 비중이 늘어났다. 이제 사람들은 뉴스를 일부러 찾아보려 하지 않는다. 관심사 설정만 해두면 원하는 뉴스가 알아서 배달되어 온다. 타임라인에는 친구들이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누른 뉴스가 뜨고, 친구들 소식이나 흥미로운 콘텐츠 사이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독자들이 '우연히 발견'하게 만드는 광고나 상업성 콘텐츠들이 성행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SNS 플랫폼은 어떻게 뉴스를 전달할까?
페이스북은 작년부터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페이스북에서 뉴스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페이지로 연결이 됐는데, 속도를 중시하는 사용자들에게 외부 페이지가 뜨기를 기다리는 수초의 시간은 짜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인스턴트 아티클'은 이러한 외부 링크 없이 페이스북 안에서 기사를 바로 볼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빠른 속도 외에도 이미지의 자유로운 줌인·줌아웃, 문단별로 '좋아요'와 댓글달기가 가능한 점은 기존과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전세계적으로는 뉴욕타임스, 가이던과 같은 전통 언론사부터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네이티브인 버즈피드까지, 여러 미디어기업들이 이 서비스에 동참 중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말 SBS(스브스뉴스)와 허핑턴 포스트코리아가 시범 서비스 업체로 선정된 후 올 4월부터 모든 언론사들에게 서비스가 개방됐다. '인스턴트 아티클'의 등장과 함께 업계에서는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 사이트가 쥐고 있던 뉴스 유통의 주도권이 향후 소셜 플랫폼으로 옮겨갈 것인가에 대한 갖가지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을 적용한 모습 (출처: Kairos N)
카카오톡은 포털의 메인페이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채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검색 기능은 물론, 뉴스·방송·스포츠 등의 다양한 콘텐츠도 구비해 놓았다. SNS가 포털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전형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모습이겠다. 최근에는 '플러스 친구'를 통해 제휴 언론사 뉴스를 카카오톡으로 받아보는 '뉴스톡'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용자가 소식을 받고 싶은 언론사를 플러스 친구로 추가하면 해당 언론사에서 보내는 주요 뉴스를 카카오톡 알림 형태로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이 얼마나 광고가 적고 로딩 속도가 빠른지를 중시하는 모바일 뉴스 이용자들의 니즈에 초점을 맞춘 반면, 카카오는 사용자들이 관심 언론사를 지정해 보고 싶은 뉴스만 받아볼 수 있도록 선택의 관여도를 높인 것이다. 카카오의 방식은 뉴스 유통시장에서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는 언론사에게 자사의 브랜드력을 어필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향후 언론사와 기술사, 유통사의 상생 방안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를 어디서 보는지 크게 상관 하지 않는 사람들
뉴스 구독자들은 광고가 덕지덕지 붙은 언론사 홈페이지는 가고 싶어 하지 않으며, 갈 필요성도 못 느낀다. 최근 1주일 동안 언론사 앱이나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해 인터넷뉴스를 이용한 적 있냐는 질문에 각각 83.3%, 77.8%가 전혀 없다고 답한 조사 결과('2015 한국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봐도 그러하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언론사들은 이제 자체 플랫폼에서의 페이지뷰나 광고수익보다는 새로운 유통환경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어떤 뉴스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SNS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술사들은 현재 언론사에게 또 다른 유통환경에 대한 적응을 요구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언론사들은 이를 통해 브랜드력이나 독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당장의 실익은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 페이스북에 초기부터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BS 역시 페이지뷰나 수익 면에서 아직은 이 서비스가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비스를 유지·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술사가 제공하는 틀을 충분히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시도하고 잠재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에 더 반응하는지 검증할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통한 쇄신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장기적 관점에서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수익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포털도, 소셜도 결국엔 답이 아닐 수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와 획일화된 뉴스에 신물이 난 사람들, 뉴스 편식이 심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에 의해 언젠가는 또 이를 해결해줄 제3의 플랫폼이 등장할지 모른다. 1인 저널리즘이 성행하거나 언론사보다 소속기자 개인의 브랜드 가치가 더 높아지면서 뉴스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더 이상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뉴스의 문법과 형식이 소비·유통되는 방식에 맞춰 끝없이 변화하더라도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은 뉴스의 본질인 진정성이 훼손되는 일이다. 사실 확인과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해 멀리 날려도 많은 독자에게 닿지 못한다. 본질을 잃지 않는 뉴스생산자와 진실된 콘텐츠를 알아볼 현명한 소비자.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바람직한 유통모델이 갖춰질 때 저널리즘 또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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