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22. 17: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읽는 존재
황다은, 2016 다독다독 기자단
[요약] 요즘 마음 속에 상처 하나쯤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삶이 지치고 가슴이 답답할 때,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시나요? 다독다독에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혼자 책 읽는 시간: 독서의 치유 효과
갑작스럽게 언니를 먼저 떠나보낸 니나 상코비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에 빠져있었습니다. 충격과 비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자기 일에 온 정신을 몰두했지만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상처가 아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1년 동안 혼자 독서를 하기 시작합니다. ‘책’은 어린 시절부터 언니와 자신을 이어준 끈이었기에 책이 그녀를 절망에서 꺼내줄 방법일지 모른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독서의 한 해는
언니를 잃은 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파악하는 데 필요한 여백을 주었다.
책의 요양원에서 보낸 한 해는
무엇이 중요하며 무엇을 남겨두고 가도 되는지 재규정할 수 있게 해주었다.”
니나 상코비치는 책의 등장인물에서 자신과 언니의 모습을 발견하며 언니의 죽음을 수용합니다. 독서를 통해 언니를 기억하고, 언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그녀는 책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삶의 이유와 희망을 찾았습니다.
“언니가 죽은 뒤 슬픔은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것이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나는 서서히 이해하게 되었다.
(…)
그것은 슬픔을 내게서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기억을 통해 슬픔을 흡수한다.”
#마음의 거인이 되는 방법
문학은 가장 안전하고 순수한 감정의 분출구입니다. 앞서 독서를 통해 마음에 쌓인 상처를 치유한 사례를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내 마음을 만지다>의 내용을 재구성한 ‘마음치유법’입니다.
#나와의 화해: 저널(Journal) 쓰기
‘대면하기 고통스러워서 스스로 망각한 이야기들, 무거운 쇳덩이처럼 내 마음 속 심연에 가라앉은 죄책감, 용서하거나 용서받고 싶은 긴 사연들, 어린 날의 공포심과 수치심, 고백하지 못한 사랑이나 그리움, 다시는 만날 길 없는 사람에게 꼭 해명하고 싶은 말…’ 등 누구에게나 억압된 감정과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속 한구석에 감춘 채 다 잊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억압된 이야기와 감정은 마음 한곳에 머물러 있다가 예기치 못한 순간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납니다. 분노, 우울증, 무기력 등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무조건 괜찮다고 삼킬 게 아니라 바깥으로 꺼내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1‘저널(문제 해결과 자아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일기)’을 써보길 권합니다.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듯 시원하게 연필 끝을 따라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 보세요. 분명 어제보다 자유로운 내 모습을 만날 겁니다.
피카소가 인정한 멕시코 최고의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 역시 저널을 썼습니다. 그녀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았고 열여덟 살에 대형 교통사고로 인해 온몸에 철심을 박는 고통을 겪습니다. 결혼 후 그녀는 소문난 바람둥이인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복잡한 사생활로 정신적 상처도 입었습니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가득한 현실에서 프리다는 아무도 자신의 상처를 알 수 없도록 오히려 밝고 쾌활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여린 속마음을 표현한 곳은 일기장(Journal)이었습니다. 프리다에게 일기 쓰기는 단순한 일상의 기록이 아닌, 카타르시스이자, 치유의 수단이자, 시(詩)였습니다.
“절망은 그 어떠한 단어로도 정의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고 싶다.
벌써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일기는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만을 위해 적는 것입니다. 그녀는 일기를 통해 깊이 감춰두었던 자신의 아픔을 후련하게 털어놓으며 마음을 정리하고 자신을 위로하며 자신을 다잡았습니다.
여러분도 책 읽기, 저널 쓰기 등을 통해 가슴 속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던 슬픔을 후련하게 털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2017년 새해를 맞이하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니나 상코비치, 혼자 책 읽는 시간, 웅진지식하우스, 2012
이봉희, 내 마음을 만지다, 생각속의집, 2011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bmk, 2016
- 저널(Journal)이 일반적인 일기(Diary)와 다른 것은 일기가 일상의 이야기를 기록하거나 기술하는 글쓰기라면, 저널은 문제 해결과 자아 성장을 목적으로 쓰는 글쓰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널은 그 누구의 검열이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지극히 사적이고 안전한 비밀 글쓰기라는 점이다. 생각의 흐름을 막지 않도록 문법, 글씨체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것이 좋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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