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30. 14:00ㆍ포럼
전 세계적으로 가짜 뉴스의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뉴스 리터러시의 중요성과 가짜 뉴스 분별법을 소재로 한 영상을 제작해 홍보하고 있다. 작년 10월 21일에는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이 진행하는 <대도박스> 프로그램에서 뉴스 리터러시의 개념을 알려주고 ‘가짜 뉴스 분별’하는 방법을 퀴즈 형식으로 진행했다. 뉴스 리터러시와 만난 ‘대도박스’의 제작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
변소희(CJ E&M 대리)
온 나라가 들썩였던 2016년 겨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또 다른 주인공은 가짜 뉴스였던 것 같다. 메신저를 통해, SNS를 통해, 굳이 찾지 않아도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자극적인 정보들이 계속 업데이트 됐다. 이런 정보들이 다시 기사화되어 사실인 양 유통되기도 하고, 일부러 그런 기사들을 만들어내며 사람들을 선동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됐다. “아니, 이게 사실이라고?” 터무니없는 기사들도 더러 있었지만 “이건 사실이네”라고 생각했던 기사들까지 오보로 밝혀지는 것을 보며 모두가 ‘뉴스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지 않았나 싶다.
유튜브 스타와 뉴스 리터러시
그렇기에 ‘뉴스 리터러시’라는 주제는 매우 신선하면서도 반가웠다. 내가 찾아보는 정보 외에도 나의 관심사까지 파악한 소위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정보들’이 다양한 매체에서 마구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시대에 이 정보들이 어디서 오는지, 옳고 그른 정보인지를 분별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먼저 메인 타깃인 10대들을 포함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꼭 알아야 하는 뉴스 리터러시’를 콘셉트로 잡았다. 그리고 메시지를 가장 친근하게 전달할 수 있는 채널로는 MCN 채널인 DIA TV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텍스트보다 영상이 친근한 10대들은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에서 모든 정보를 검색할 정도로 영상을 통한 지식 습득이 매우 일반화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버들은 ‘연예인보다 친근하지만 연예인 같은 스타성’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매우 높은 영향력과 수용도를 나타낸다. 때문에 유튜버는 인플루언서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러한 인플루언서들을 모아 사업화한 것이 MCN(Multi Channel Network)이다. DIA TV는 CJ E&M의 MCN 브랜드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큰 MCN 채널이다. DIA TV에서는 이러한 팬덤을 가진 인플루언서들의 유튜브를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브랜디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별력 있게 이용하는 ‘뉴스 리터러시’의 개념을 정확히 전달하면서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상이 되어야 했다. 우선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인플루언서가 출연하되, 인플루언서 개인이 만드는 브랜디드 콘텐츠보다는 CJ E&M의 전문 제작진이 기획하는 스튜디오형 콘텐츠가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익적인 메시지를 재미있으면서도 거부감 없게 풀어줄 수 있는 인플루언서는 ‘대도서관’이 제격이라는 생각으로 ‘대도서관의 대도박스’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다양한 가짜 뉴스 사례들을 분석하면서 구별하기 어려운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와 섞어놓고 맞춰보는 콘셉트로 구성하면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개념부터 분별 팁까지도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대도서관이 틀리고 맞추고를 반복하면서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전문 지식을 신뢰성있게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다른 출연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뉴스와 끈끈한 관계가 있고,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해 줄 수 있는 한석준 아나운서를 섭외했다. 그 후 각자의 캐릭터를 살려 대도서관은 “본능과 감각만으로 뉴스를 판별하는 사람”으로, 한석준 아나운서는 “과학적 논리로 뉴스를 판별하는 사람”으로 역할 분담한 뒤 이러한 콘셉트를 백분 살릴 수 있는 ‘진짜 뉴스 대 가짜 뉴스’ 대결 구도를 도출할 수 있었다.
1, 2 육감에 의지하는 ‘살인의 추억’ 형사 콘셉트의 대도서관(위)과 과학과 논리를 가진 ‘킹스맨’ 콘셉트의 한석준 아나운서. <사진 출처 : 대도서관 유튜브 화면 캡처> 3 ‘진짜 뉴스 대 가짜 뉴스’라는 대결 구도의 퀴즈 형식으로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제공했기 때문에 함께 퀴즈를 풀어본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메시지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대도박스 언론진흥재단편. : https://youtu.be/zDrQYykiUaE. <사진 출처 : 대도서관 유튜브 화면 캡처>
“가짜? 진짜?” 와글와글 채팅창
다음으로 방송에서 사용할 뉴스 사례를 선정했다. 1차로 제작진들이 뉴스 소재를 뽑고 이를 언론진흥재단 담당자들과 논의해 보완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타깃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소재를 찾고 조율하는 과정은 매우 수월했으나, 진행을 하면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첫째는 뉴스와 정보의 차이가 모호하다는 것, 둘째는 뉴스 기사 및 영상 활용에 대한 저작권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정보를 기사화하면 뉴스라고 볼 수 있는지, 공인되지 않은 매체에서 나온 기사도 뉴스로 볼 것인지 등등 의견들이 분분했다. 그러나 뉴스 리터러시는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에 대한 가이드이므로, 뉴스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보다 넓은 범위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자 제목을 ‘True or False’로 확장했다. 또한 이 정보들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근거 자료들은 CJ E&M의 내부 자료들을 활용하되, 저작권 이슈가 없도록 특정 언론사의 자료를 활용하지는 않기로 협의했다. 대신 진짜 정보들은 증명하는 과정이 반드시 근거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일부는 저작권을 구매했고 일부는 현장에서 실험을 하면서 재미까지 유도하고자 했다.
10월 2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을 비롯해 출연자와 제작진들이 거의 두 달에 걸쳐 준비한 캠페인이 드디어 시작됐다. 대도서관의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했고, 시청자들의 참여를 가장 효과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오후 9시반부터 모객, 10시에 본방이 시작했다. 위트 있는 진행이 강점인 대도서관과 생방송에 강한 한석준 아나운서의 궁합은 최고였다(‘대도박스’에서의 특급 호흡을 계기로 두 분의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튜브 생방송의 묘미는 채팅창을 통한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에 있다. 실제 방송을 통해 “가짜일까요? 진짜일까요?”를 외치면 채팅창에는 눈으로 따라 읽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가짜와 진짜에 대한 설전이 벌어졌다. 틀린 답을 말한 출연자에게 우스꽝스러운 벌칙을 주면서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굉장히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었다. 퀴즈라는 형식으로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제공했기 때문에 함께 퀴즈를 풀어본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메시지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최대 실시간 시청자 수 3,800여 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공공 기관이 참여한 생방송 캠페인 중 가장 높은 동접자 수이다(누적 접속자 수는 유튜브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훨씬 많은 분들이 시청하셨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과 온에어의 통합 캠페인
이 생방송 영상은 풀버전 그대로 대도서관 유튜브에 업로드 됐고, 이후 8만 4,000회 이상 조회됐다. 클립에 대한 조회 수는 좀 아쉬웠지만 콘텐츠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져 의미 있는 캠페인이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생방송본을 재편집하여 DIA TV채널에도 편성하여 디지털과 온에어를 잇는 통합적인 캠페인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의미 있는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했다는 것, 어려울 수 있는 소재를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풀어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며, 이번 캠페인을 바탕으로 많은 분들이 뉴스 리터러시를 친근한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가벼운 콘텐츠로 전문적인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여러 자료와 의견을 제시하며 계속 도와주신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관계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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