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2. 16:31ㆍ포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7월 지역 교육청의 중점 과제와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이해 제고를 목적으로 ‘초등학교 CEO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7월 4일과 12일 각각 서울시, 경기도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됐다. 두 번의 세미나 중 12일에 진행된 경기도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교장 CEO 세미나를 소개한다. |
편집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7월 12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초등학교 CEO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학생중심 교육과정을 위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주제로 경기도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교장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낭기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은 인사말과 함께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본격적인 세미나의 시작을 알렸다.
김낭기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초등학생에게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왜 필요한가?
뉴스 리터러시란 뉴스·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이해, 분석, 평가를 강조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일부로, 민주주의 사회의 언론과 시민의 역할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뉴스의 이해와 활용을 뜻하기도 한다. 정현선 경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는 “초등학생에게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최근 스마트폰 보유가 보편화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점점 더 다양하고 개별화된 미디어를 접하고 있다. 특히 10대들은 ‘유튜브로 세상을 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1인 방송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이러한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들은 상업적인 목적이 두드러질 경우,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으로 구성됐을 수도 있다. 양질의 정보에 균형 있게 접근하고, 정보를 분별 및 판단해 활용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중요한 시점이다.
아날로그보다 디지털이 더 익숙한 현대사회에서 미디어 없이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유해한 미디어’,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 도구’를 차단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공유하는 것이 당연해진 세대인 만큼 미디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미디어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학생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
정현선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는 학생 중심 교육과정 정착을 위한 교장의 역할을 뉴스 리터러시 교육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강연했다.
학습자 참여 중심의 뉴스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는 복합적인 영역이다. 미디어를 활용해 정보를 주체적으로 생산하고 공유하는 것, 또 그에 따르는 윤리·책임 의식을 가지는 것 등 수많은 요소를 단시간에 학습할 수는 없다. 때문에 직접 영상을 촬영하거나, 음성 녹음을 해보는 등 미디어의 기초를 먼저 체험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정 교수는 학생들이 1인 미디어의 속성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뉴스를 읽으며 심각성을 인식하고, 1인 미디어의 장‧단점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후 학생이 직접 1인 미디어 기획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콘텐츠를 제작할 것인지 생각해보고, 생산자로서도 그 속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독서와 접목할 수도 있다. 그림책 읽기를 통해 문자와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 미디어 의미 읽기의 기초가 된다. 이때 정 교수는 “꼼꼼하고 깊게 읽기만으로는 가짜 정보를 걸러낼 수 없다”고 전했다. 한 자료를 깊게 읽는 대신 다양한 출처의 텍스트들을 빠르게 훑어보는 것, 즉 ‘수평적으로 비교하며 읽기’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어린이의 미디어 문화를 이해하며,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미디어와 책을 선별하고, 비평하고, 미디어를 통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교장 선생님들께서 학교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뉴스와 미디어 리터러시를 중요하게 반영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강연을 마쳤다.
인공지능 시대, 미디어교육의 필요성
두 번째 강연은 구본권 한겨레신문 기자 겸 사람과디지털 연구소장이 맡았다. 구 기자는 ‘AI 시대의 교육과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주제로 인공지능과 미디어교육에 대해 발표했다. 우리는 사람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존재하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도 기계가 대체하고 있다. 때문에 미래에 어떤 전공과 어떤 직업이 유망할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지식이 필요할지도 알 수 없다. 구 기자는 “다만 미래에는 지속해서 학습이 가능한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해서 학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학습할 줄 알아야 한다. 독서는 이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독서는 충만한 사람을 만들고, 회의는 준비된 사람을 만들며,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읽기와 토론, 쓰기는 교육이 해야 할 일로, 그 중요성이 오래전부터 거론되어 왔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읽기’ 활동은 희소해졌다. 종이와 활자를 통해 학습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도구를 통해 검색한다.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서의 리터러시가 요구되는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교과서가 아닌 미디어를 통한 일상 속 평생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정보를 습득하고 판별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학생들이 스스로 현명한 지적 탐구를 하기 위해, 미디어교육은 정보를 판별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구본권 한겨레신문 기자는 AI시대의 교육과 창의융합 인재 양성에 관해 강연했다.
우리가 의존하는 기술의 양면성 알아야
현재의 어린이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나 아날로그 경험이 부족한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라고도 불리는 디지털 원주민은 디지털 언어와 장비를 마치 특정 언어의 원어민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청소년들은 모두 컴퓨터, 게임, 인터넷 등 디지털 생활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디지털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리고 기존의 세대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정보를 처리한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구 기자는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그것을 다스릴 줄 아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을 비롯해 지금의 세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디지털”이라며 “이에 대해 선생님들이 알지 못한다면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처럼 기술의 모든 것을 잘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이 기술이 지닌 장단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세상 어느 것이든 양면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편리하고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면, 그만한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기술을 만든 사람이나, 상품으로 판매하는 사람은 가장 긍정적인 면을 내세워 홍보한다. 편리함이 가진 대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알려줄 사람은 선생님이다. 또한,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역시 미디어교육의 몫이다. 구 기자는 “선생님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미디어의 장‧단점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교육자들이 먼저,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도구 및 기술에 대해서 학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은 최단 기간에 대중화된 미디어 기기이다. 또한 현존하는 미디어 기기 중 이용자와 가장 가까이 있으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역사상 가장 강력한 미디어 도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세미나는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가장 일상적으로 접하는 정보인 ‘뉴스’에 대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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