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20. 15:02ㆍ포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7월과 8월 네 차례에 걸쳐 하계 중학교 교사 직무연수 ‘민주시민을 키우기 위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했다. 이 연수는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른 학교 현장의 뉴스활용교육 확산 및 교과 활용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였으며, 서울·경기·인천·강원 교육청 소속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7월 25일~27일에 진행된 서울시교육청 중학교 교사연수 중 27일 진행된 ‘뉴스 리터러시 관련 참여형 수업 설계’ 강의를 소개한다. |
편집부
언론진흥재단은 지난 7월 25일~27일 한국프레스센터 대강의실에서 ‘민주시민을 키우기 위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라는 주제로 서울시교육청 소속 중학교 교사 대상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연수는 서울 지역 교사 35명이 참석하여 뉴스 리터러시 교육 수업 기획 노하우 및 수업 사례 등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 중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의 ‘뉴스 리터러시 관련 참여형 수업 설계’ 강의를 소개한다.
강 교사는 ‘학생 중심의 수업 설계’를 주제로 뉴스 포트폴리오 제작 및 뉴스 활용 수업을 통한 사회 참여 활동과 문제 해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가 연수를 받는 이유는 초심을 떠올리기 위해서가 아닐까”라며 “이번 연수를 통해 스킬과 전략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떻게 수업을 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많이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접 교수법과 학습자 참여중심의 수업 공존
강 교사는 본격적인 뉴스 리터러시 강의에 앞서 현재 교수법의 흐름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197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한국의 교실을 주름잡았던 것은 직접 교수법이다. 강의식 교수법이라고도 불리는 직접 교수법은 배경지식이 탁월한 전문가가 제한된 시간 동안 15명 이상의 대집단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2000년 초반 이후의 교사들은 직접 교수법과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이 공존하는 시대에 놓여 있다. 여전히 직접 교수법이 활용됨과 동시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구조의 수업도 많아진 것이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의 입장에서 학습자 참여형 교수법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강 교사는 학습자 중심의 참여형 교수법에 대해 “듣기만 하던 학생들에게 갑자기 말하기를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며 “수업 중에 배운 내용을 말할 기회를 제공하라”고 강조했다. 소통의 분위기를 활발히 조성한 다음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을 활용해야 더욱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의사소통을 넓히는 전략을 많이 구사하는 것이 좋다”는 권유도 덧붙였다.
시대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강 교사는 “미래에도 직접 교수법과 학습자 중심의 참여형 교수법이 많이 활용되겠지만 여기에 ‘생산과 공유’라는 키워드가 더해질 것”이라며 지금 시대에서 이어질 새로운 수업 유형을 전망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미 생산·공유의 시대는 시작되고 있다. 수업시간에 만들어 낸 결과물들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경기도의 모 학교가 자유학기제 동안 진행한 프로젝트 수업을 말할 수 있다. 이는 학교 옆 고속화도로에 설치한 투명 방음벽에 새들이 부딪혀 죽지 않도록 버드세이버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였다. 학생들은 미술교사에게 디자인과 색감을 배우고, 과학교사에게 새에 대해 배웠으며, 기술교사에게는 건축물에 대해 배웠다. 그 다음 새 모양의 대형 스티커를 만들어 방음벽에 부착했다. 그 결과 방음벽에 새가 충돌하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 사례뿐만이 아니다. 강 교사는 “생산·공유의 시대를 맞이한 수업의 모델링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고 싶다면 TED 강연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고 추천했다.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는 학생과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먼저 조성한 뒤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임을 강조했다.
NIE에서 뉴스 리터러시로
교수법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과도기적 시점에서 뉴스 리터러시는 학습자 참여형 교수법, 생산·공유 시대의 수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뉴스 리터러시 이전에는 NIE(Newspaper In Education)가 약 30년 동안 흥행해 왔다. NIE는 신문 자체를 이해하는 교육과 신문을 활용하는 교육,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NIE는 미국의 문맹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고, 사람들은 세상을 사는데 유용한 정보가 신문에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최종적으로 NIE의 목표는 ‘사회현상에 관심 갖는 민주시민을 키우는 것’이었다.
이런 NIE가 뉴스 리터러시 교육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NIE는 국어, 사회 등 특정 교과에서 주로 진행된 매니아형 교육이었으며, 아침 신문 읽기와 방과 후 신문 읽기 등 수업과 분리된 교육이었다. 무엇보다 우리는 매체의 변화를 맞이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종이신문 구독자가 사라지고, 발행 부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 신문 매체의 속성과 형태의 변화로 NIE의 개념이 확장됐다. ‘신문(Newspaper)’이 아니라 ‘뉴스(News)’ 그 자체가 중요한 콘텐츠가 된 것이다.
뉴스 리터러시의 중요성
우리 일상에서 디지털 미디어는 익숙해진 지 오래다. 특히 학생들은 메신저, SNS, 게임 등 미디어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현시대의 학생들을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부르는 이유다. 종이 기반의 텍스트에 대한 아날로그적 향수가 있는 기존 세대와 달리 지금의 학생들은 종이와 화면을 구분하지 않고 텍스트를 그대로 흡수하는 디지털 문식성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IT미래학자 니콜라스 카(Nicholas George Carr)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통해 “현대인들은 짧은 문자메시지와 뉴스에 지나치게 노출되어서 뇌가 긴 호흡을 요구하는 글을 읽어 내지 못한다”고 했다. 문식성에 변화가 온 것을 알려 주는 문구다.
학생들은 미디어와 함께 살아가며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미디어 시스템 안에 오락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한 뉴스는 공통 관심사 및 종합적인 정보를 습득할 수 있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는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 가짜 뉴스, 조회수를 유도하는 낚시성 뉴스 등 가치가 떨어지는 정보와 오락적인 정보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것이다. 때문에 교사는 학생들이 가치 있고 유용한 뉴스를 소비하도록 정보의 가치 평가 능력과 선별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 뉴스 리터러시 교육은 뉴스활용교육을 포함해 뉴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능력 기르기에 초점을 둔 교육이다. 학생들이 뉴스를 고루 접해서 다양한 분야의 교양을 키우고, 가짜 뉴스에 속지 않는 냉철한 힘을 키우게 하는 것이다. 강 교사는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뉴스를 검색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뉴스에 대해 사색할 수 있는 교육”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뉴스에 대해 단순히 암기를 위한 질문이 아니라 고도의 사고능력을 키우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가르치는 것 또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일환이다.
디지털 미디어로의 변화에 따라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증대되었다. <사진 출처: 강용철 교사 제공>
학습자 참여형 뉴스 리터러시 수업 설계
그렇다면 학습자 중심의 참여형 교수법은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강 교수는 “수업에 활용되는 학습자료가 얼마나 전략적인지가 관건”이라고 이야기했다. 한 시간 동안 학생들이 토의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학습자료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그는 “미디어를 활용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이미지와 함께 뉴스 활용 공부법 사례를 몇 가지 제시했다. 가장 먼저 소개한 수업은 학생들에게 사전 설명을 하지 않고 사진을 보여준 뒤 사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보는 것이다. 또는 광고 이미지를 보고 어떤 제품을 광고하는 것인지 추측해 보거나, 사진에 대해 간략한 단서를 주고 어떤 상황에서 촬영된 사진일지 말해 보는 활동도 좋다. 또한 인물이 사진 속 상황에서 어떤 대화를 하고 있는지 추측하는 활동도 해 볼 수 있다.
특히 뉴스 이미지는 수업에 활용하기 좋다. 교과목이 어떻게 사회현상 속에 발현되는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만 보고 어떤 기사의 사진일지 추측하거나, 기사의 제목을 추측해 보는 것도 유익하다. 뉴스 사진은 사실이 아니고 재현이다. 신문사의 입장이나 시선에 따라 견해가 녹아든다. 학생들은 이 수업들을 통해 이미지에 있는 정보를 보고 판단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같은 사진으로도 다른 교육이 가능하다. 이 때 사진 속의 기업 이름 등은 가리는 것이 좋다. 기업 이미지에 대해 편향성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활용하는 활동 이외에도 강 교사는 별도의 교재를 통해 ‘여러 소식을 모아 놓고 어떤 소식이 뉴스고 뉴스가 아닌지 판단해 보기’, ‘뉴스를 직접 만들어 보기’, ‘낚시성 기사 보고 제목 바르게 고치기’ 등 학습자 참여형 뉴스 리터러시 수업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학습자료의 추천과 함께 이를 통해 수업 설계에 대해 고민하고 시도해 보기를 권유하며 강의를 마쳤다.
※ 강용철 교사가 추천하는 미디어 학습자료 - 빅카인즈 :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으로, 뉴스 속 키워드 관계망, 주요 이슈, 이슈 트렌드 분석 정보 등을 제공한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시각화된 화면으로 제공하는 일반인용 서비스와 언론인, 학자 등 전문가가 직접 심층 뉴스 분석 데이터를 만들어 다운로드까지 할 수 있는 전문가용 서비스로 나뉜다.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 1920년부터 1999년대까지의 옛날 신문을 디지타이징(Digitizing)해 웹상에 구현한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다. 날짜, 키워드 등 다양하게 검색할 수 있다. - EBS 클립뱅크 : EBS의 고품질 영상 클립 콘텐츠를 수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중‧고 과목별로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어 사용이 쉽다. - 뉴스 이미지 활용하기 : 학습자 참여형 뉴스 리터러시 수업에 실제 뉴스 이미지를 활용하면 좋다. 특히 한국편집기자협회가 편집기자를 대상으로 월 1회 수여하는 ‘이달의 편집상’을 참고해 다양한 학습 설계를 해 볼 수 있다. 퓰리처 수상작 이미지를 참고하는 것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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