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윤제균 감독 ‘창조란 사물 간의 연관성을 찾는 작업’

2011. 10. 19. 16:20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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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요일, 영화 ‘두사부일체’, ‘해운대’ 등으로 유명한 윤제균 감독은 차분한 목소리로 창조적 읽기에 관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친근하게 강연을 진행했는데 나는 오늘 강연 중 그가 ‘무에서 유는 나오지 않는다’고 한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대개 사람들은 창조적인 것이 무엇인지 정의할 때 ‘이전에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새로운 것이라고 느끼는 이 세상 모든 것은 사실 기존에 있던 것들을 조합해 탄생시킨 것이다. 실제로 그는 감독이 되기 전 5년 동안 평범한 샐러리맨으로서 매일 신문기사를 스크랩하는 일을 담당했다고 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사회, 정치, 문화적으로 다양한 기사들을 보면서 ‘아, 이런 재밌는 사건도 있구나’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많은 시나리오의 소재거리를 쌓아두었다고 한다. 




그렇게 우연한 기회로 시나리오작가에서 감독이 된 이후 그는 신문을 볼 때면 모든 것이 영화의 소재로 연관지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신문에는 정치, 사회면 말고도 칼럼부터 만화까지 재미있는 소재들이 많다며 지금도 여전히 매일 두 가지 이상의 신문을 읽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결국 창의적인 사고를 하고 또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놓으려면 기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하고 또 이것들을 서로 더하고 빼가면서 연관시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가지의 정보가 각각 존재하더라도 끊임없이 이를 연결시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도 신선한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고 했는데 강연 중 이 부분은 내게 가장 신선했다. 마침 그가 즉석으로 감명 깊게 본 영화 두 가지를 청중에게 묻고 이 둘의 내용을 섞어 하나의 소재로 발전시키는 시도를 했는데 영화 ‘레옹’과 ‘노팅힐’을 엮어 꽤 괜찮은 스토리가 만들어져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나는 이번 강연으로 그가 우연히 맡게 된 신문스크랩이 훗날 그의 인생을 바꿔줄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뻔한 일을 뻔하지 않은 것으로 조합해서 감동을 주기까지 그가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알게 되었다. 차분하지만 그의 재치 있는 말솜씨 덕에 지루함이 없는 멋진 강연이었다.
 


이 글은 ‘리더스 콘서트 감동 전하기’ 이벤트 <다독다독 상>에 당첨된 강은영(한림대 디지털콘텐츠학과)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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