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문화를 우습게 보면 안 되는 이유
2011. 10. 20. 15:35ㆍ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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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do we read it?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읽는 것에 대해 무관심하다. 내가 외국생활을 하면서 느낀 바를 이야기 하자면 기차, 지하철, 버스 등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할 때마다 손에 책을 놓지 않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 시대의 사회는 온라인 세계의 화려한 색채와 편리함에 빠져 오프라인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물론 우리 시대의 아이콘인 온라인 문화를 무시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오프라인이 가지고 있었던 강점을 잃어버리지는 말자는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가면 엄청난 양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속한 정보와 기사를 제공하는 데에는 이변이 없다. 이에 반해 정확성과 기사의 경중(輕重)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전통적인 신문을 보자면 기사의 배치에서부터 기사들 간의 경중을 알 수 있다. 사회가 가지는 있는 문제에 대해 신문사에 소속된 이들의 생각은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기에 한 곳의 신문을 읽게 되면 그것이 진리라고 믿을 수 있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에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앵글의 시선을 가지는 여러 신문을 읽으면서 한쪽으로 빠지지 않는 ‘중용’의 자세를 현실화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또 꾸준히 사설을 읽게 되면 편집자나 칼럼니스트가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말을 하는 지도 스스로 체크할 수 있을 정도의 식견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비해 종이로 된 신문이나 책을 읽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관심의 부류가 자극적이고 시각적인 판타지 소설류나 만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물론 이런 소설이나 만화를 무시한다는 측면은 아니다. 어떤 이에게는 긴장을 풀 수 있고 쉽게 책에 친해질 수 있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는 머리는 아프지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는 책에 대한 접촉의 상실도 의미한다.
오늘 강의하시는 분의 인지도만 놓고 전공 수업을 빠지면서까지 이 강의가 나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강연 마지막쯤에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나왔다. 이 주제가 나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지식의 뿌리를 포기하지 마라. 이 말의 뜻은 무엇일까? 다시 물음에 쌓였다. 스스로 해석하기를 온라인 문화가 지금처럼 융성해지기 전의 ‘오프라인 문화를 우습게 여기거나 버리지 말아라’라고 생각한다. 바탕이 되는 오프라인 문화가 살아야 온라인 문화가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의식에 대해서도 들었다. 좋은 글을 쓰는 이들이 종종 정통 오프라인의 자존심을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작가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글을 쓰는 이는 깊이와 내공이 있어야 한다. 그 것을 바탕으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관해 책을 저술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이면서 작가였던 헤겔은 내용이 형식을 추구하지 형식이 내용을 추구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제가 확실해야 한다고 했다. 정리해보자면 독자와 작가가 읽는 것의 즐거움과 저술하는 즐거움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강화되었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은 ‘리더스 콘서트 감동 전하기’ 이벤트 <다독다독 상>에 당첨된 김희중(전남대)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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