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5. 11:44ㆍ언론진흥재단 소식
종합교육연수원 인가 기획특강 미디어리터러시,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2강 수강후기
- 세상을 바로 읽는 힘, 뉴스 리터러시 -
송림고등학교 김은선
“모두가 기자가 되는 세상입니다. 언론 소비자로서 단순히 기사를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에 대한 뉴스 가치 판단을 하고 판단에 따라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고 심지어 좋은 뉴스를 골라서 유통시킬 수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뉴스 리터러시가 정말로 중요한 세상이 된 것이죠. 사람들이 ‘기레기’라고 기자들을 욕하는 데 기자만이 가졌던 사건 보도의 특권을 이제는 일반 독자들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좋은 뉴스만을 골라서 내 친구와 지인에게 제공하려고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기사를 읽는 소비자들이 모두 기자와 같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시대이기에 뉴스를 더 배워야 하고 고민하고 비판하며 건전하게 뉴스를 소비해야 합니다.”
- 강병철 서울 신문 기자의 이야기 중에서-
모두가 기자가 되는 세상, 진실을 파헤쳐 세상에 널리 알리는 가슴 뛰는 삶이 언론고시를 보지 않고도 이제 내 안에서 펼쳐질 수 있다. 생각만 해도 심장이 뛰고 쫄깃쫄깃해지는 일이 이제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기자는 교사가 되기 전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내 오랜 로망이자 꿈이었다. 그래서인지 세상에 숨겨진 진실과 정의를 목숨 걸고 알리는 투철한 기자 정신은 아니더라도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올바른 정보를 알고 그것을 공유하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서울 신문 강병철 기자의 살아있는 뉴스 리터러시 강의는 ‘아이들과 올바른 뉴스 읽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늘 고민하는 나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것을 놓치면 안 되는지 알게 해주었다.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고 하지 않던가. 교사부터 채움의 시간이 있어야 또 아이들에게 돌려줄 열정이 샘 솟을 수 있다는 불변의 진리를 경험하기 위해 바쁜 학기 말이지만 뉴스 리터러시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것을 보아야 하는지, 현직 기자의 어깨에 살짝 올라타서 더 넓고 깊게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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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은 가짜뉴스의 시대
한국언론진흥재단 「2020 언론 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로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은 2011년 36.7%에서 88.5%로 증가하였다. 초등학생도 모바일로 뉴스를 보며 누구나 모바일로 신문을 볼 수 있는 시대이다. 누구나 기자가 되는 시대, 과거에 뉴스를 안 보던 사람들도 뉴스를 보고 있고 누구나 뉴스를 읽기 때문에 올바르게 뉴스를 읽는 능력이 더욱더 필요해졌다. 모바일 중심의 뉴스 유통 구조가 누구나 뉴스 유통이 가능한 시대를 열었고 모두가 쉽게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게 되었다.
「2019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뉴스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전달한 적이 있다.’라고 37.4%가 대답하였다. 온라인 환경에서 누구나 뉴스 편집과 유통에 관여하고 뉴스 링크를 공유하며 전달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제 모두가 기자가 되는 세상이라는 가슴이 떨리는 단어는 역설적으로 가짜뉴스가 활개 치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뉴스를 바르게 판단하고 뉴스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바라보고 가치 판단을 하며 적절한 방식으로 유통하는 방식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두 개의 자료에서 특히 기자님이 강조했던 것은 가짜뉴스에 대한 것이었다.
현직 언론인 1,956명 대상 여론 조사에서 ‘무엇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더니 1위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2위 낚시성 기사, 3위 어뷰징 기사, 4위 언론사의 오보, 5위 SNS 내용을 그대로 실은 기사 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도대체 가짜뉴스가 얼마나 많길래 현직 기자들이 가장 큰 문제로 꼽았을까? 가짜뉴스의 심각성은 우리 또한 작년 코로나19 인포데믹으로 어렵지 않게 경험했었다. 그렇다면 하루 동안 포털 사이트에 쏟아지는 2만 개가 넘는 어마어마한 양의 뉴스 중에서 어떻게 좋은 뉴스를 골라야 할까?
강 기자님은 뉴스의 가치 판단 기준에 따라 뉴스를 보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뉴스 가치 판단 기준 - 파급성, 저명성, 시의성, 근접성, 갈등성, 일탈성, 최초성’의 기준에 따라 뉴스를 보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뉴스 가치의 모든 시작은 ‘공공성’! 모두를 위한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뉴스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의에서 또 강조되었던 것은 ‘게이트키핑’. 강 기자님은 ‘게이트키핑’은 언론을 언론답게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하며 취재했다고 모두 기사가 되는 게 아니므로 레거시 미디어에서는 기사화되기까지 여전히 게이트키핑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가짜뉴스의 범람은 모바일 위주의 뉴스 유통 시스템이 되면서 게이트키핑의 단계를 거치지 않은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떠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속보 경쟁 속에서 게이트키핑을 거치지 않은 기사들이 온라인상의 무법자로 활개 치고 있다. 게이트키핑 과정은 개인정보의 보호, 인권 보호 등의 문제들을 살피게 하며 기사가 어느 한쪽만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중립적 입장에서 사실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야기를 들으며 소셜미디어 사회에서 아이들 각자가 검증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그것이 학교 교육에서 해야 할 시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인류와 함께 시작된 가짜뉴스
왜 팩트체크를 해야 할까? 왜 뉴스리터러시를 해야 할까? 가짜뉴스, 나쁜 뉴스의 기원을 찾아보는 일은 팩트체크에 진심인 아이들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아이들과 수업 중에 가짜뉴스의 역사를 말할 때, 프로파간다로 나치즘을 퍼뜨린 괴벨스, 정치 선동으로 대통령이 된 트럼프, 유해성에 관한 유언비어로 논란에 휩싸인 백신 이야기 등 역사 현장 곳곳에 나타난 허위정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야기하곤 한다. 강기자님은 잘못된 오보로 사치와 허영의 상징이 된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 로마 대화재를 기독교인 박해의 근거로 삼았던 이야기와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약을 탔다는 거짓 정보로 조선인을 학살했던 이야기 등 가짜뉴스의 프레임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던 사례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갔다.
그리고 가짜뉴스라는 표현이 최근에 쓰였을 뿐 가짜뉴스는 항상 인류와 함께 함께 있었으며 최근에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로 타인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키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높였다. 가짜뉴스의 역사를 되짚다 보면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하고 언론의 투명성을 지키는 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라고 느끼게 된다. 기자님은 가짜뉴스를 광의와 협의로 나누고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도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광의로는 ‘사실이 아니면서 사실인 것처럼 꾸며져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소식’, 협의로는 ‘정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으로 유포한, 거짓 정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가짜뉴스가 뉴스 형태를 띄고 수용자를 기만하는 정보이므로, 좀 더 넓은 범위의 개념으로 허위조작정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고도 제안해 주셨다.
그리고 연예인을 이용한 낚시성 날조 뉴스, 뉴스의 형식을 갖춘 풍자와 패러디 기사, 광고성 기사, 협찬 기사, 루머와 풍문, 찌라시, 딥페이크(Deep fake) 영상을 통한 조작 기사 등 최신 기술들이 가짜뉴스에 활용되고 더욱더 교묘해져서 뉴스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그래서 가짜뉴스에 속지 않기 위해 뉴스리터러시 수준도 점점 더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뉴스의 신뢰도가 기자와 매체의 신뢰도에 근거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의 신뢰도가 뉴스의 신뢰도가 되어버리고 있으며 그래서 신뢰도가 높은 사람이 기사 링크를 전달하면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가짜뉴스는 역사의 시작과 함께 시작된 것이므로 유구한 역사만큼 우리도 낚이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깨달음, 뉴스에 대한 이해도가 있으면 결코 속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뉴스 리터러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배워야 한다!
3. 거짓에 무너지는 사회
어떤 틀로 사건을 보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다. 어떤 사건 또는 의제를 특정한 시각으로 인식하게 틀을 만드는 행위(어빙 고프만 Goffman, 1974)인 ‘프레이밍’은 언론 활동에서 특히 중요하다. 언론의 프레이밍은 무엇이 중요하다고 내밀 것인가이며 이것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결정하게 한다. 지속적으로 같은 정보를 반복해서 접하며 편향된 신념이 점점 강화되는 에코 체임버 효과(반향실 효과)도 우리가 주의해야 할 부분으로 제시해 주었다.
가짜뉴스에 무너지는 정치적 문제 (비합리적 정책, 무능한 지도자 선출), 경제적 문제(비효율적 소비, 재산 손실, 부당 이익), 사회적 문제(불필요한 불안감, 배타적 사회)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최근 난민 문제에서 난민을 바라보는 시각의 왜곡, 배타적 시각을 형성하는 여론에 대해서도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어야겠다. 우리를 둘러싼 공기와도 같은 미디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힘은 바로 일상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예민함과 타인의 삶에 대한 감각을 놓지 않고 소통하고자 하는 연대의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공유해야겠다. 미디어 생태계에 깨어있는 시민성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가 아니라 바로 지금 세상을 읽어내는 우리의 사유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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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도 팩트체커! 가짜뉴스 구분하는 법
가짜뉴스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아이들과 팩트체크할 때 늘 고민하는 것이 과연 이 정보를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이다. 평소 국어 수업 시간에 미디어 현상과 관련된 책과 뉴스를 읽고 각자 발제문을 작성하고 비경쟁토론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일명 “미디어 독(讀: 꼼꼼히 읽기)-토(討: 생각 나누기)-론(論: 생각 확장하기)”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심 있는 뉴스를 검색해 보고 팩트체크해 보는 활동을 매년 수행평가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올해는 야심 차게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제3회 <뉴스 읽기 뉴스 일기>(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캠페인에 참여해 뉴스의 분별력 있는 이용과 책임 있는 활용, 올바른 뉴스 이용 습관의 중요성을 알아가고 있다.
현직 기자님의 꿀팁! 방출지점이 바로 여기였다. 첫째, 정보의 출처 확인하기(혹시 이름만 유사한 기관들을 사칭하고 있지 않나요?), 둘째, 저자 확인하기(저자의 이름이 있다면 이 사람이 과거에는 어떤 글을 게시했는지, 실재하는 인물인지 확인해 보세요.), 셋째, 언제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 알기(동영상, 사진에서 발생시간, 장소를 분명히 알 수 없다면 의심해야 해요.), 넷째, 다른 정보 추가적으로 찾아보기(내가 지금 보고 있는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다른 기관에서도 다루었나요?), 다섯째, 정보가 과도한 불안을 주는지 확인하기(허위정보들은 공격대상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해 이런 감정을 부추깁니다.)
가짜뉴스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어떤 뉴스를 볼 때 화가 난다거나 긍정적인 감정이 들고 뿌듯하다? 정의감에 불탄다? 라고 생각된다면 가짜뉴스가 아닌가 한번쯤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것! 모바일 환경에서의 가짜뉴스는 이걸 누가 썼는지 이름도 없고 이렇게 허접한 뉴스를 누가 믿을까 싶지만 실제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올바른 뉴스 읽기의 기본은 ‘의심하고 비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자님이 이야기한 서울대언론정보연구소의 팩트체크(https://factcheck.snu.ac.kr) 는학생들과 뉴스에 대한 팩트체크를 할 때 좋은 수업 자료가 되고 있다.
미디어 세상 속 교사는 무엇을 가르칠까?
미디어 세상 속 아이들에게 교사인 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것. 미디어가 만들어낸 불편한 진실, 왜곡된 진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언론은 소수자의 의견을 대변하고 옹호해 주고 있는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미디어 세상 속 편견, 혐오, 차별의 시선은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미디어의 주인으로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게 돕는 것이 교사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통해 ‘왜’라는 물음에 답을 찾아보고 거짓된 내용이 진실이 되지 않게 더욱 단단하게 그리고 조금은 단호하게, 때로는 다른 입장의 목소리도 크게 낼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삶을 통찰하는 진지한 뉴스 리터러시를 통해 힘든 상황 속에서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삶의 가치와 인간애를 지켜나가면 좋겠다. 현직 기자로서 현장의 목소리와 올바른 뉴스 리터러시 실천 방향을 전해 주신 강병철 기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종합교육연수원 인가 기획특강 <미디어리터러시,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를 아래와 같이 실시하오니,
관심있는 교사분들의 많은 참가 바랍니다.
연수일정
2021/05/12(수) ~ 2021/07/07(수), 격주 수요일 18:00 ~ 20:00 5회차
모집인원
전국 중, 고등학교 교사 선착순 100명(회차별)
신청링크
https://forms.gle/T4YVkwo73qJjJqpf8
문의처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팀 황서현 사원(02-2001-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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